요즘 개혁신앙(Reformed Faith)과 아르미니우스주의(Arminianism)를 대조하는 동영상 강의를 하면서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정통과 이단을 구별하는 기준을 내 책에서 밝힌 바 있지만 개혁신앙과 아르미니우스주의 간의 뚜렷한 구분 기준을 말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에 따라 구별하며 바른 정통의 길을 걷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것이라 여긴다. 정통과 이단의 기준은 신관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낸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설명은 구원의 진리를 말한다. 신뢰하며 믿는 대상자이신 하나님에 관한 그릇된 두 본성에 관한 설명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따라 삶을 사는 것은 더 중요하다.
개혁신앙과 아르미니우스주의 간에 구별은 정말 쉽지 않다. 어떤 이는 도표를 가지고 비교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그런 전철을 밟았다. 내가 직접 연구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대체로 남의 연구를 인용하는 정도이다. 도표를 만들어 강의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뚜렷하게 간취하기란 쉽지 않다. 강의자는 가능하겠지만 피수강자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본인 자신이 연구하여 작성된 비교표라고 한다면 수강자는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나는 두 사상, 즉 우리의 신앙인 개혁신앙과 유사한 아르미니우스주의 간에 구별을 향해 집요하게 17년을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 커닝함이 쓴 『역사신학』(Historical Theology)은 나의 길잡이가 됐다. 왜 이 책이 역사신학인지 명확하게 알게 한다. 이 책은 단순한 기독교 사상집이 아니라 기독교 역사 신학이다. 두 번째 길잡이는 헤럴드 브라운이 쓴 『이단과 정통』(Heresies)이다. 이 두 권은 역사신학을 전공하는 자에게 필수 책이다.
두 사상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뭘까? 정관사와 측면이다. 하나님에 관한 자세이다. 정관사(the)와 부정관사(a)의 관계를 잘못 이해하여 하나님은 a로 보고, 인간은 the로 본다.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이다. 인간이 본 하나님이다. 인간은 유일한 존재이고, 하나님은 그 대상에 불과하다. 겉으로 보기엔 신앙을 갖춘 것 같지만 실제는 철학이며 이데올로기다. 철학인 이념적이기에 색깔 논쟁을 한다. 개혁 신앙인을 가리켜 색깔 논쟁이라고 비난하는 자는 자신이 이념적 신앙, 즉 신념을 가진 자임을 드러내는 처사이다. 신앙이라고 말해도 신념으로 바라보며 색깔 논쟁하니 보는 만큼, 아는 만큼 말하는 것이기에 자신의 색깔 안겨이 그렇다는 것이다. 개혁신앙은 실천적이다. 혹자는 개혁신앙과 개혁신학을 헷갈린다. 용어 정리의 중요성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자는 여전히 괴변을 쏟아낼 것이다. 그런 자가 바로 색깔 논쟁의 주범이다. 용어 정리가 깔끔하지 않으면 분명히 설명도 어렵다.
하나님을 정관사 the로 보지 않고 부정관사 a로 본다는 의미는 인간이 정관사 the이고, 하나님을 a로 본다는 것이고, 하나님을 the로 봐야하고 인간을 a로 보지 않는 것이다. 유일하신 하나님으로 보지 않고 아르미니우스파는 신중 한 신이라고 여긴다. 하나님은 유일하신 분이지 한 신이 절대 아니다. 인간을 유일하게 본다는 것은 인간에게는 부족함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도움을 받으면 그분의 의도에 일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을 위한 하나님이지, 하나님을 우리한 인간이 아니다. 물론 전자와 후자의 차이는 말장난이 아니라 더 근본적 의미를 담고 있다.
두사상, 즉 개혁신앙과 아르미니우스주의 간에 두번째 구별 기준은 로마가톨릭주의이다. 개혁신앙 내 로마가톨릭주의가 곧 아르미니우스주의이기 때문이다. 로마가톨릭주의를 설명할 줄 알아야 개혁신앙 내에 피를 빨아먹어 죽이는 아르미니우스주의를 간취할 수 있다. 로마 가톨릭주의는 그리스도교의 옷을 걸쳤지만 입은 것도 아니고 따르는 것도 아니다. 단지 따르는 척하는 것이다. 용어를 사용하지만 가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아르미니우스파는 개혁신앙이 완벽하지 않을 것이기에 보완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치 이단 몰몬교처럼 괴변을 쏟아낸다. 천만에 만만이다. 완벽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도 않는 개혁신앙인에게 괴변이라 기름 덩이를 붙이곤 한다. 개혁신앙은 역사적이고, 성경적이다. 완벽하지 않다. 성경과 역사에서 그릇되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까진 개혁신앙은 가장 바르고 가장 성경적이고 가장 역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