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토빈은 미국을 대표하는 케인지언(Keynesian,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의 이론을 따르는 학자들)이다.
1918년 미국 일리노이 주 섐페인에서 태어난 토빈은 어린 시절을 대학촌에서 보냈다. 그의 아버지 루이스 마이클 토빈(Louis Michael Tobin)은 일리노이 대학에서 활동을 한 언론인이었다. 토빈은 일리노이 대학 부설 고등학교를 다녔고, 청소년기에는 자연스럽게 일리노이 대학에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문난 독서광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어느 날 뉴욕타임스를 읽다 하버드
대학에서 새롭게 마련한 장학금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빈은 아버지의 권유로 하버드 대학에 지원했고,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1935년에 하버드 대학에 입학한다. 입학 당시만 해도 토빈은 법학 또는 수학을 전공하고 싶어 했다(하버드 대학은 2학년 때까지 전공선택 기회를 준다).
하지만 대공황 시기에 대학에 들어와 경제학에 흥미를 느끼게 된 토빈은
결국 경제학을 전공으로 선택한다. 토빈은 존 메이나드 케인스(John MaynardKeynes, 『“click” 경제교육』 2011년 10월호 참고)가 1936년 발표한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열심히 공부하였고, 다른 학생들과 이 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경제학 부문에서 라이벌인 시카고 대학은 케인스 이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했지만 하버드 대학은 미국에서 케인스 경제학을 전파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토빈은 케인스 이론 전파의 중심에 섰던 한센(Alvin Hansen) 교수를 영웅으로 생각할 정도로 케인스 이론에 심취했다. 토빈은 케인스 이론에 관련된 논문을 작성해 학부를 졸업했고, 바로 대학원 과정에 진학했다.
1947년 박사학위를 받은 토빈은 3년 뒤인 1950년 예일 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되어 그곳에서 평생을 재직했다. 거시경제 부문에서 수많은 연구 성과를 낸 토빈은 1981년 ‘포트폴리오 이론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토빈의 포트폴리오 이론은 원래 통화수요에 대한 이론에서 발전한 것이다.
과거케인스는 금융자산을 이자가 붙지 않는 화폐와 이자가 붙는 채권 2가지로 크게 구분하였다.
케인스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미래의 예상이자율에 따라 자산을 화폐와 채권 중 하나로만 보유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은 자산을 한 가지 형태로만 보유하기 보다는 나누어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토빈은 케인스 이론의 비현실성을 보완하여 사람들이 예상이자율, 즉 채권가격 전망에 관계없이 자산을 화폐와 채권으로분산보유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노벨상 수상위원회가 ‘포트폴리오 이론에 기여한 공로’로 토빈을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하자 기자들은 토빈에게 포트폴리오 이론을 쉬운 언어로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자회견장에서 토빈은 자신의 이론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로 비유했고, 이 말은 다음날 주요 일간지 헤드라인을 장식하였다.
토빈의 말은 단순하지만 합리적 투자란 무엇인지를 압축적으로 나타내는 명언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