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을 좋아한다. 바다보다 산을 좋아해서 자주 산에 다니곤 했다. 돌산 금오산, 종고산. 구봉산, 미평 봉화산, 마래산은 몇번이나 올랐다. 고향 여수에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면서 지리산, 백운산, 월출산, 천관산, 내장산을 올랐을 때 기쁘고 뿌듯했다.
그러나 뇌출혈을 당해서 오른쪽 몸이 마비되었다. 아직도 걷기에 어려움이 많아서 산에 오르는 것은 꿈 꿀 수도 없다. 곤돌라, 케이블카, 구름다리도 내겐 편한 기계가 아니다. 한 시간 이상 앉지 못하면 쓰러져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산악대장 친구로인해 기쁜 추억이 많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밝고 힘찬 성격의 때묻지 않은 여고생이었다. 키가 아주 작고 내성적인 나에게 바라만 봐도 부럽고 따라하고 싶은 친구였다.
그런데 그 친구를 순천에서 만났다. 내가 순천으로 이사와서였다. 나는 그러면 그렇지, 학교 다닐 때도 허벅지가 팡팡해서 힘이 팍팍 들어갈 것 같았는데~ 그녀는 산악대장이었다. 매주마다 산악회원들을 이끌고 집을 나선다. 여수와 순천, 광양 사람들인데, 41인승 버스로 새벽에 출발한다. 아침을 간단히 차에서 먹고 간식도 곁들인다.
산에 오르는데 선수인 회원들인데 오르기 전에 반드시 산에 오를 때 기본적인 체조를 하고, 한발 한발 디딜 때 주의할 사항을 주지시킨다. 피켈 사용법을 가르치는 건 물론이다. 여벌 옷과 선글라스도 준비시킨다. 산행이 처음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이다.
나는 산악회원은 아니지만 그들이 갈 산을 들으면 나 역시 설레고 기대를 한다.
친구는 금요일까지 열심히 일하고 주말은 오로지 산과 함께 산다. 순천에 있는 봉화신과 조계산은 놀이터다. 살아가몐서 몸에 쌓인 노폐물을 땀으로 빼버리는 센스! 개운하고 후련하고 기쁜 생활의 달인이다.
나는 그 친구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한다. 백 개의 산을 오르는 게 그 친구의 목표다. 곧 달성하게 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들리는 건 바람소리와 작은 동물들의 으르렁거리는 밤이 더 좋아 야간산행을 즐겼다는 그 친구의 목표가 꼭 이루어기기를~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