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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뀌는 비밀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소통이다. 소통을 잘하면 세상이 행복해진다.
갈등과 경쟁을 대결과 분열이 아닌 공감과 화해로 풀면 우리의 삶은 풍성해지면서 세상이 바뀐다. 가정과 학교, 직장과 기업, 사회와 정치에서의 소통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로 가정, 그중에서도 아기와 엄마와의 소통을 이야기해 본다.
중국 북경에서 팔랑거리는 작은 나비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동부 뉴욕에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을까? 1963년에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E.N.Lorentz)는 브라질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불수도 있다는 이론을 발표한다. 일명 ‘나비효과’다. 말이 되나? 나비 날갯짓으로 시작된 바람이 얼마나 된다고 그게 모여 대서양을 건너 가장 치명적이고 강력한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단 말인가?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먼지가 미국 서부의 눈비 구름을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했단다. 초기의 작은 사건이 쌓여가면서 나중에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금 나의 판단과 선택, 그리고 생활습관과 태도가 향후 나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초기 조건의 값의 미세한 차이가 엄청난 상승작용을 일으켜 나중에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타낼까? 이것에 대해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 주위에 많은데, 그중에서도 나쁜 식습관이 나중에 암으로 이어지는 등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신생아시절 세상과의 소통은 그 아기의 평생의 삶에 어떤영향을 미칠 까?
J.R 키플링의 <정글북>에서 늑대에게서 자란 인간아이 ‘모글리’이야기는 책속의 동화만이 아니다. 1920년 인도의 한 정글 늑대 굴에서 발견된 아말라(2세)와 카말라(8세)라는 늑대소녀들은 인간모습이지만 기어 다니며 어둠을 좋아하고 날고기를 즐겨 먹는 등 늑대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으며 한밤에는 늑대 울음소리를 냈다. 그들은 생물학적으로는 100% 인간의 DNA를 가졌지만 의식과 행동거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들을 데려다 키운 목사 부부는 인간의 언어와 행동을 가르쳤지만 동생 아말라는 1년도 못 버티고 죽고, 언니 카말라는 9년간 교육을 받으며 17세가 되었으나 언어나 지능의 상태가 5~6세에 불과했으며, 그녀마저도 결국 인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다.
2013년 3월에 40년 만에 모국을 찾아 화제가 된 프랑스 『중소기업 디지털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은 1973년 서울에서 김종숙이란 이름으로 태어났으나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되어 원자물리학자인 양아버지와 주부인 양어머니 아래에서 키워져 프랑스 정·관계 엘리트 코스인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학교를 거쳐 2002년 사회당 대선 후보 죠스팽의 연설문 담당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2007년엔 루아얄 후보의 IT 정책보좌관으로 활약했다. 만약에 그녀가 그냥 우리나라에서 자랐다면 지금의 프랑스 각료인 ‘플뢰르 펠르랭’이 있었을까?
인간은 누구에게서 태어났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가 언제까지 어떻게 키우는가가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을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관계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그 관계를 위한 소통이 평생 동안 모두 중요하겠지만 최소한 아기가 태어난 후 몇 년까지가 가장 중요한가? 과연 불과 그 몇 년이 ‘나비효과’가 되어 그 아이와 우리의 삶, 그리고 세상 전체에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영향을 미치나 궁금하다.
약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 ‘공자’는 그의 제자인 ‘재아’가 “부모의 3년상 제도가 너무 길다며 1주년을 기한으로 끝내도 괜찮을까 싶은데요?” 라고 묻자 “네 편하다면 그렇게 하라.” 그런데 “자식은 태어나 3년 뒤에야 부모의 품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3년상은 천하의 보편적인 상례인 것이다.” 그러면서 “ ‘재아’ 역시도 부모 품속에서 3년 사랑을 받기는 받았을 것이 아니냐?”라며 ‘재아’의 탓했단다. 여기서 우리는 “자식은 태어나 3년 뒤에야 부모의 품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즉, 아기는 태어나서 혼자 일어나 스스로 걸을 때까지는 3년이 걸리고 그때까지는 부모가 향상 곁에서 사랑으로 보살피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어서 거꾸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 기간인 3년 동안은 묘사를 짓고 부모님 곁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공자’의 가르침이다.
1820년에 다산 정약용이 편찬한 ‘이담속찬’이라는 속담집에는 “三歲之習 至于八十(삼세지습 지우팔십)” 즉,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게재되어 있다. 이 속담은 지금도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경구이다. 왜 세살 버릇이 평생을 갈까? 왜 예로부터 선조들은 “세살버릇” 즉, 세 살을 강조했을까?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이 속담을 인용하고 있을까? 태어나서 세 살까지 어떤 일이 일어나기에 동양에서는 3년을 강조했나?
이제 서양으로 눈을 돌려보자. 영국의 아동심리학 및 부모학의 권위자인 ‘스티브 비덜프’는 2006년도에 출간한 자신의 베스트셀러《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에서 30년 연구 끝의 결론으로 아기의 뇌는 태어나서 3년간 가장 많이 발달하고 이때의 영향과 반응이 아기의 행복과 안정적인 삶을 결정한다며 “3살까지는 엄마가 키워라!”라고 주장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핵가족화가 일반화되고 맞벌이 부부 증가로 대부분이 어린 아기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거나 할머니 집에 보내 키우고 있다. ‘스티브 비덜프’는 이 책에서 그것은 아주 위험한 선택이라고 경고한다. 그의 책속으로 들어가 보자.
지난 10여 년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기의 두뇌는 두 살까지 받는 사랑과 보살핌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발달시킨다. 바로 시기에 일관성 있는 한 양육자에 의해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면 아이의 뇌는 새로운 구조를 발달시키지 못하고, 그 결과 아이는 그와 관련된 능력과 도덕적 감각을 영영 획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즉, 이때 충분한 사랑과 보살핌 없이 자란 아이는 전인적인 인간이 될 수 없다. ~ (중략) ~
보육시설에서 자란 첫 세대가 이제 10대와 20대 초반에 접어들었다. 영국의 경우 행동장애가 있는 십대들의 비율은 두 배가 늘었고, 불안 및 우울증에 시달리는 십대의 비율은 70%나 급등했다. 게다가 자살시도로 병원에 입원하는 십대의 수는 한해 평균 2만 4천명에 이른다. ‘차일드라인Childline’ 이라는 자선단체는 지난 2년 동안 자해를 하는 아이들 수가 65%나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무단결석, 학원폭력, 식이장애, 과음, 약물중독 등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 (중략) ~
지난 20년 동안 보육시설에 하루 종일 맡겨지는 만 3세 이하의 아이들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는 전염병처럼 정신적인 문제가 만연하고 있다. 그 원인은 늘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아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 탓도 있고, 아주 어린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긴 탓도 있다. ~ (중략) ~
‘스티브 비덜프’는 두뇌발달에 대한 모든 연구 결과에 따르면 MRI(자기공명영상법)를 통해 사람의 뇌는 생후 3년 동안 자극을 통해 집중적으로 발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아기의 머리가 크면 엄마의 골반을 빠져나올 수 없으므로 두뇌가 1/3만 발달한 상태로 태어나고, 나머지 2/3는 생후 올바른 자극을 통해 성장한다고 한다. 특히,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한 억제기능 즉, 옳고 그름에 따른 감정을 조절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사회적 자각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하나인 ‘전두엽피질’은 태어날 때는 없는 것으로 생후 6~12개월 사이에 아기를 24시간 보살펴주는 양육자와의 계속적이고 긍정적인 소통(소리, 냄새, 촉감, 목소리, 느낌 등등)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이때 뇌의 크기는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12~24개월 사이에는 자기조절 능력이 내면화 되는데, 부모나 양육자의 사랑스러운 엄격함만이 이 능력을 키워준다고 한다.
따라서 생후 2년 동안 매우 집중적이고 무의식적인 배움의 과정이 이루어짐으로 이런 중대한 시기에 엄마의 일관되고 집중적인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 아기를 맡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부모가 아이를 어린이 집이나 개인보모에게 위탁하고 아이의 사교육비를 벌기 위해 직장에 복귀하거나 밤낮으로 일하는 것이 그 아이가 훗날 사려 깊은 ‘친구’같은 아들딸이 될지 까다로운 ‘이방인’이 될지 결정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영유아 무상교육정책으로 보육시설에 맡길 때는 보육료를, 가정에서 키울 때는 양육수당을 지급하는데, 이 보다는 법적으로 강제하여 부모들에게 출산휴가를 충분하게 주어 부모가 직접 아기를 돌보도록 하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스웨덴에서는 출산휴가로 480일을 부모가 나눠 쓸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고 보육시설 이용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출산휴가가 끝난 생후 16개월쯤 이후에나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산전산후 90일 휴가와 남자에게 주어지는 5일의 출산휴가가 전부이다.
태어나서부터 3세까지 부모와 아기와의 소통의 중요성이 실증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앤드류 뉴버그 Andrew Newberg와 마크 로버트 월드먼Mark Robert Waldman은 그들의 베스트셀러《왜 생각처럼 대화가 되지 않을까?》에서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의 베티 하트Betty Hart와 토드 리슬리Todd Risely가 다양한 인종과 경제적 환경에서 성장한 부모들과 자녀 사이에 오간 1천3백 시간 이상의 대화를 기록한 후 아기들이 생후 3세 때까지 가정에서 오간 말의 수가 이들의 3학년 학업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이 내용은 《미국 아동이 일상에서 겪는 의미 있는 차이들》이라는 책에 소개)을 미치며, 생후 3세까지 대략 시간당 약 500단어 ~ 약 3천 단어 사이에서 대화가 오가는데(아이가 말 못하는 영아시절이 대부분이므로 대개는 부모의 일방적인 대화가 많을 것임-필자의견), 시간당 약 3천 단어(하루에 약 3만 단어)를 들은 아이들이 나중에 커져서 더 성공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앤드류 뉴버그 Andrew Newberg와 마크 로버트 월드먼Mark Robert Waldman의 주장을 인용해 본다.
이것은 1년 동안 어떤 아이들은 1천 1백만 개 이상의 단어를 듣는 반면, 다른 아이들은 300만 개 이하를 듣게 된다는 의미이다. 결국 우리가 부자로 태어나느냐 가난하게 태어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저자들이 말한 바로는 인생의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을 가름하는 것은 ‘아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 사이에 순간순간 오가는 대화의 양’이라고 한다. 좋은 소식은 저소득 계층에 속하지만, 부모가 하루에 3만 단어 가까이 사용한 가정의 아이들은 더 부유한 가정 출신의 또래들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말의 양만이 아니라 질 역시 중요하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부정적인 말을 더 많이 습득하며, 긍정적인 말을 표현할 능력은 비교적 부족한 편이다. 특히 그것이 감정 상태나, 특정한 목표를 달성할 능력과 관계된 것일 때 더욱 그렇다.
부정적인 말은 아이의 뇌를 긴장시키고 불안감을 높이지만 긍정적인 말은 이를 낮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아이의 경우, 부정적인 말이 기억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아이는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되는 정보를 기억해내지 못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말을 더 많이 배우는 아이는 뇌의 감정조절 능력과 주의 지속 시간이 높아진다. 아이들에게 성공의 언어를 가르친다면 자기 일에 더 의욕을 느끼고 만족하게 될 것이다.
시간당 3천 단어씩 하루에 3만 단어를 긍정적 언어로 아이와 주고받으려면 영아의 평균 수면시간 14시간 이상을 감안할 때 아기가 눈 뜨고 있는 10시간을 꼬박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대화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과연 엄마가 아니면 가능할까? 어린이 집의 보육교사나 보모에게 맡겨진 아기라면 아기가 깨어있는 시간 내내 눈을 마주치며 사랑의 소통을 할 수 있을 까?
미국심리과학학회의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기들의 뇌는 자는 동안에도 엄마와 아빠의 싸움 등의 화난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아기의 뇌의 감정과 스트레스 처리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2013. 3. 25일 ‘사이언스 데일리’ 보도에 의하면 미국 오리건 대학 연구진은 생후 6~12개월 된 영아 20명을 대상으로 수면 중 뇌의 반응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관찰한 결과 부부싸움과 같은 분노의 목소리에는 수면 중이라도 뇌가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 영아들이 실험실에서 잠이 들었을 때 성인 남성의 아주 화난 음성, 다소 화난 음성, 행복한 음성, 보통 말소리를 들려주며 fMRI로 뇌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화난 목소리를 들었을 때 대상피질, 시상하부 등의 감정과 스트레스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들이 반응을 나타냈다고 한다. 특히 평소에 부부싸움이 잦은 가정의 아기들이 더 큰 반응을 나타냈다.
이는 아기의 뇌가 감정과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아이들의 분노조절은 학습능력을 통해 얻게 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부모라고 것이다. 만일 부모가 아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이 아이는 결국 화를 다스리지 못하게 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 실험은 아기가 비록 수면 중 이라도 부부간의 다툼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화난 음성, 즉 부정적인 말이 아기의 감정조절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위의 앤드류 뉴버그 Andrew Newberg와 마크 로버트 월드먼Mark Robert Waldman의 주장과 일치한다.
독일 프레드리히 2세(1194~1250)는 인간이 언어를 어떻게 습득하는지 알고 싶어 1살 이하 어린 고아 3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고 한다. 당시로서의 최신시설, 최고의 영양식, 교양이 풍부하고 아기를 돌본 경험이 많은 유모로 하여금 어린 아기들을 돌보도록 했다. 다만 두 가지 금기사항을 두었다. 그 하나는 절대 안아주지 말 것과 또 하나는 눈을 마주치지 말라는 것이었다. 어떤 결과가 발생했을까? 언어 습득은 고사하고 1년 내에 300명의 아기들이 모두 줄줄이 죽어나가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막을 내렸단다. 이것은 아기와의 대화는 눈을 마주치며 스킨십 등 접촉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1킬로그램도 안 되는 미숙아 쌍둥이 자매가 태어났는데 그 자매들은 건강상태가 너무 안 좋아 각각 인큐베이터에서 영양을 공급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언니는 점차 회복되며 정상아로 돌아오는 반면 동생의 건강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더니 생명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의료진은 논의 끝에 마지막으로 언니아기를 동생 곁에 누여 언니 손으로 동생의 맨몸을 감싸게 하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기적처럼 동생은 건강을 회복하여 살아났다.
그런데 이렇게 사랑을 전하고 생명을 살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피부접촉은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동물실험이 있었다. 갓 태어난 새끼 쥐들을 어미 쥐에게서 분리한 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먹이만 주고, 다른 한 그룹에는 먹이와 더불어 피부를 자극해줬다. 마치 어미 쥐가 입으로 핥아주는 것처럼 젖은 붓으로 아직 털이 안 난 새끼 쥐들의 빨간 피부를 자극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먹이만 받아먹은 새끼 쥐들은 대부분 시름시름 앓다 죽었고, 피부 자극을 받은 쥐들은 어미 쥐 밑에서 자란 쥐들과 다름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1957~1963년 위스콘신 대학의 할로(Harry Harlow)교수는 그 유명한 '철사엄마'와 '헝겊엄마'실험을 한다. 아기 원숭이를 어미에게서 떼어내 철망으로 만든 가짜 원숭이 엄마가 있는 우리로 옮겼다. 가까 원숭이 모형엄마 하나는 철사로만 만들어져 딱딱하고 차가웠으며, 다른 하나는 헝겊으로 감싸 놓아 부드럽고 따뜻했다. 아기 원숭이는 헝겊 모형엄마에게는 언제나 기대고 안기려 했으나, 철사 모형엄마에게는 우유병꼭지가 있을 때에만 겨우 가까이 갔으며, 아기 원숭이를 놀래게 해서 겁을 주면 아기 원숭이는 헝겊엄마에게 달려가서 안정을 찾으려 했다. 또한 낯선 환경으로 옮기면 안정이 될 때까지 헝겊엄마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는 아기가 먹는 것보다는 엄마의 피부 같은 따뜻한 품 안에서의 정서적 안정감과 애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모든 동물은 피부에 끊임없는 자극을 원한다. 왜 그럴까? 아마 자연의 이치, 순리가 아닐까? 1967년 출간하여 전 세계적으로 천만 부 이상 팔려 자연과학분야 신 고전으로 자리 잡은 《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인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데스몬드 모리스’는 칭얼거리고 우는 아기를 꼭 안아주거나 피부를 접촉하며 얼러주면 울음을 그치고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엄마 자궁 속에서의 느낌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엄마의 자궁 안에서 늘 엄마와 맨살이 닿은 채 있으면서 따뜻하고 안락한 포옹 속에 있다가 어느 날 그 맨살로 세상 밖으로 나온다. 즉 인간은 원래 맨살로 태어나 맨살로 산다. 따라서 맨살인 피부를 통해 숨 쉬고, 피부의 감각으로 본능적인 위험을 감지한다. 아마 무서우면 피부에 소름이 돋는 것도 같은 이치인 듯하다.
따라서 아기는 스스로 일어서 혼자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걷기까지는 엄마의 자궁 속에서와 비슷한 환경 속에 있어야 한다. 즉 엄마의 젖을 통해 엄마의 몸으로부터 직접 영양분을 공급받고 젖을 만지며 엄마의 품속에서 엄마의 손길이 아기의 맨살에 계속적으로 접촉될 때 아기는 엄마의 자궁처럼 포근하고 안정된 감정을 느낀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엄마와의 상호작용이 집중적이고 친밀하고 즉각적으로 이루어 질 때 아기는 정상적인 뇌로 발달되면서 인간사회의 바람직한 구성원으로 커갈 수 있다.
이렇게 엄마 등 부모가 사랑으로 아기를 직접 기르면 자연히 아이와 부모간의 애정과 친밀성은 높아질 것이다. 이런 친밀성이 아이의 건강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1950년대의 125명의 미국 하버드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어머니나 아버지와의 친밀성 등을 인터뷰하고 건강진단을 받게 했다. 그러면서 50대 후반의 중년이 될 때까지 35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병원기록의 평가와 인터뷰도 동시에 이루어졌는데, 대학시절 어머니에 대해 긴장되고 냉정한 느낌을 가졌다고 한 사람은 91퍼센트가 심장병, 고혈압,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어머니와 따뜻하고 친근한 관계를 느낀다고 한 경우는 45퍼센트만이 질병에 걸렸다. 정확하게 반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어머니에게서 따뜻한 관계를 느낀다고 하는 것이 실로 엄청난 질병 발생의 예방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35년 전 아버지에 대해 긴장감과 냉정함을 느꼈다고 한 경우는 82퍼센트가 질병에 걸렸지만 따뜻하고 친근한 관계를 느꼈다고 한 경우는 50퍼센트만이 질병에 걸렸다. 즉, 아버지와의 관계도 어머니와의 관계와 비슷한 효과를 보였지만 어머니와의 관계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긴장감과 냉정함을 느꼈다고 한 경우는 100퍼센트가 질병에 걸렸다.
이 연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부모와의 관계를 "따뜻함"으로 지각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에 의한 신체 손상이나 병균 침입에 의한 부정적 영향을 약화시키고 면역 기능을 높여 치유력을 키워 준 것이다. 3세 이전 아기와의 지속적인 따뜻한 교감과 소통의 긍정적인 영향력은 수십 건의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연구(《핀란드의 보육 법제에 관한 연구보고서》, 2013. 5. 12. 한국법제연구원 비교법제연구실 김정현 부연구위원)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2003년에는 0~2세 영아의 14.9%만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2011년에는 3배가 넘는 56.6%인 73만 9,332명의 영아가 어린이집에 다닌다고 한다. 2013년 3월부터 0~5세의 무상보육정책이 전면 시행된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그 비율이 폭발적으로 늘었을 것이다. 어찌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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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컴이나.휴대폰으로 인한 대화가 단절위기까지 가는 요즘, 소통은 매우 중요한 게 사실인데ㅠㅠ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게 해주시군요^^ 건강하시구,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소통기술을 익히면 우리 스스로 세상을 바뀔 수 있습니다. 모두가 좀 더 행복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