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산책 이모저모
한용유
해동이 되어 날씨가 풀리고 따뜻해지자 다시 새벽산책을 시작했다.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하는 11월 하순부터 3월 말까지 겨울동안은 새벽산책을 가지 않고 집에서 영하로 내려갈 때는 실내에서 영상일 때는 옥상 슬래브에서 내가 늘 계속해오는 요가체조와 국민체조를 30분 내지 40분간 했었다. 70대까지만 해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라도 새벽산책을 거르지 안했다. 그런데 나이 70 후반에 들고 80대에 들게 되니 무리는 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주위의 권고도 있고 해서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에는 안가기로 했었다. 새벽산책 길에 나설 때는 꼭 비닐봉지와 집개를 휴대하고 나선다. 오며 거며 길거리와 산책길에 떨어진 휴지와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줍는다. 이 쓰레기 줍기는 오래된다. 내가 3년 여 전 대곡 큰애 집 아파트에 기식 할 때 인근 진천 천과 솔밭 등 산책을 하면서 시작 했었는데 주민 추대 신고로 달성군수로부터 모범군민 상 까지 받은바 있었고 그 후 이곳 대명동 내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하고 있다. 처음 시작 할 때는 위선적인 시선일까 봐 쑥스러운 면도 있었으나 복지 회관에 나갈 때 약 5년 넘게 자원봉사 활동으로 몸에 익혀져 이제는 하루도 빠지게 되면 서운하고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들어 고질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산책길에 마주치는 사람에게 내가 먼저 목례로 인사를 한다. 그러다보니 이제 서로 마주치게 되면 자연스레 미소로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하게 된다. 상대의 미소 띤 밝은 얼굴을 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올해 들어 5월부터 앞산공원 들머리 동편 새로 조성된 녹지공간을 한 바퀴 돌면서 쓰레기를 줍고 파란잔디와 주위 의 무성한 수목을 바라보며 요가와 국민체조를 하고 내려온다. 새벽 5시 알림시계 소리에 잠이 깨면 침구정돈 후 산책 복을 갈아입고 나선다. 녹지 공간 잔디 원 까지 가는데 약 30분 녹지 공간 잔디밭에서 요가 운동으로 몸 풀기를 한 후 잔디 원 둘레를 돌면서 쓰레기 줍기 와 걷기 운동까지 약 40분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골목청소를 하고 나면 7시가 훌쩍 지난다. 화분과 화단에 물을 뿌리고 샤워로 몸을 씻고 나면 가쁜 해진다. 1일 일선주의라 했다. 즉 하루에 한 가지 이상 좋은 일을 하자는 다짐이다. 내가 이 나이에 이것 밖에 할 일이 없다. 건강이 허락할 때 까지 계속할 작정이다. 그런데 며칠 전 산책길에 앞산공원 버스주차장을 지나면서 휴지와 음료수 깡을 집게로 집는데 5천 원짜리 지폐가 섞여 있었다. 아마 주머니 속 휴지를 버리면서 싸잡혀 버린 것 같았다. 오래 전 대곡 진천 천 휴게정과 앞산공원 사각정에서도 만 원권을 주워 복지관 탁구회원들에게 200원 짜리 믹서 커피로 인심을 뽐낸 적도 있었다. 쓰레기를 버린 사람은 과태료로 주운 나에게는 보상금으로 보이지 않은 靈의 배려를 느끼게 했다. 오늘 주운돈은 아내에게 자랑을 하면서 줬더니 좋아했다. 많은 돈을 줍게 되면 잃은 사람도 아깝고 주운 사람도 신고 등 신경을 써야 하지만 이와 같이 적은 돈은 부담 없이 생광했다. 내가 이렇게 매일 새벽 줍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의아한 눈빛이었으나 이제는 수고한다고 고개까지 숙이며 인사를 받을 때 너무 기분이 좋다. 녹지 공간 둘레를 맨발로 매일 걷는 50대 부인이 있다. 맨발 걷기가 혈액순환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하고픈 생각은 있으나 아직 용기가 나지 안 해 못하고 있다면서 격려를 했더니 나보고 공원관리사무소 직원이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더니 좋은 일 하신다며 존경 합니다. 라고 치켜세웠다.
지난 7월 10일경부터 30도 이상의 무더위와 가뭄이 계속으로 목말라 하던 중 24일과 25일 태풍 솔릭이 중부지방을 휩쓸고 간 후 대구 경북지방은 풍수해의 피해 없이 30 미리내외 비를 뿌리고 갔는데 오늘(8월26일) 새벽부터 모처럼 비다운 비가 시원하게 뿌리고 있다. 새벽 5시부터 약 20분간 소나기가 약 60미리 내려 12시 현재 약 80미리가 내리고 현재 가는 비가 계속하고 있다. 내일까지 계속 비소식이니 이번에 200미리 내외의 비가 내려 녹조 현상도 완화하고 바닥을 들어낸 저수지와 땜에 물이 가득 채워지기를 바란다.
추기
27일 새벽 산책길에 (04:50~07:30)약 100미리 정도 더 비가 내려 27일 낮 10현재 스치노폴 측우 박스 측정결과 200미리로 나타났다. 저녁 tv뉴스에 대구지방 강우량이 184미라했다. 내가 바라고 원했던 비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내린 호우로 원을 풀어주었다.
처서와 백로가 지나고 추분과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일주일 안으로 성큼 다가왔다. 다른 지방에는 폭우로 수해가 심하고 필리핀과 미국에는 허리케인과 해일로 비상이 걸렸는데 내가 사는 이곳 대구는 雨順風調다. 지난 14일에는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마련돼 24시간 365일 쉼 없이 운영된다니 남다른 감회가 아닐 수 없다. 일제 침략과 외세로 73년이나 잘린 남북강산의 허리를 하나로 꿰매는 노력의 결과임이 틀림없다. 오늘 문대통령 일행이 남북정상회담차 방북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로 넘을 산이 많고 길도 굽이굽이 이지만 평화의 서광이 추석의 보름달과 함께 비춰주기를 손 모아 빈다.
2018년 9월 18일
↓녹지공간의 풍경
산책 시 비닐봉지와 집개를 휴대하고 쓰레기 줍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