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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 거의 모든 동물은 잠을 자며, 이때 많은 시간에 아무 것도 못하는 무방비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이처럼 잠을 자는 것이 생존에 따르는 위험성을 더 크게 만들지만 대부분의 동물은 잠을 잔다. 피로를 감지하는 것은 뇌고, 뇌세포의 휴식인 셈.
잠의 기능....
과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면서 뇌 과학과 더불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잠을 자는 이유 및 기능에는 대해서 아래와 같은 이유와 가설들이 있으며,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적다.
아래의 가설들은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인 것이라 보아야 한다. 즉 수면의 목적은 복합적이다.
• 피로 해소 유일하게 확실하게 밝혀진 기능이다. 아이들도 잠을 자지 않거나, 적게 자면 피로하고 잠을 푹 자면 피로가 풀린다는 사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기존에는 뇌를 쉬게 하기 위한 생리현상이라는 통설이 대세였으나 2017년 뇌없는 해파리도 잠을 잔다는 사실이 밝혀져 뇌의 독소 제거, 정보 재정리 등을 하기위해 수면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피로 해소 과정에서의 기능일 뿐이라는 가설도 가능하게 되었다. 해파리를 관찰 결과 촉수를 우산처럼 펼치거나 닫는 동작을 밤에는 약 30% 적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싱도 라운드마다 휴식 시간을 주며 축구도 전후반이 나뉘어져 있는데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피로 해소가 된다. 실제 의사들은 불면증 환자들에게 잠이 안 온다고 다른 거 하지 말고 그냥 눈감고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잠을 자는 효과가 있으니 그렇게라도 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눈을 뜨고 있으면 가만히 안 있기 때문에(...) 몸에서 강제로 장시간 잠을 재워 묶어두는 것이라 보면 되겠다. 실제 잠을 자는 과정에서는 신체가 마비 상태이며, 이때 뇌만 깨어나는 것이 바로 그 유명한 가위눌림이다. 잠을 자지 못하면 피로가 점차 쌓이면서 임계점을 넘어서면 결국 죽게 되는데 실제 PC방에서 며칠간 잠도 자지 않고 게임에 몰두하던 청년이 컴퓨터를 잘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방전이 되어버린 듯 축 처지며 그대로 비명횡사한 안타까운 사연도 존재한다. 박카스 같은 피로해소제는 일시적인 진통제 수준의 임시방편일 뿐이고, 잠이야말로 근본적인 천혜의 피로해소제다.
• 강제 재충전 이것은 잠을 자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발목을 다쳤을 땐 무조건 안정을 취해야 하지만 통증이 없으면 대개 그냥 팍팍 써버리기 때문에 손상이 가속화된다. 이때 통증으로 인해 강제로라도 발목을 신경쓰게 만들고 조심히 사용하게 하며 경미한 손상 등은 그냥 가만히 안정만 취해도 자연치유가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피로가 쌓여서 기능이 떨어지면 강제로 수면제를 투하하여 안정을 취하게 시키는 것이라 보면 되겠다. 사실 그럼에도 잠깨는 약 등을 써가면서 무리하게 잠을 쫓으며 안 자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므로 잠이 없다면 정말 여기저기 돌연사가 빈번하게 벌어질 것이다. 이미 현대에도 억지로 잠을 줄이며 무리한 업무를 하다가 돌연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졸립지 않으면 가만히 있질 못하고 뭐라도 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강제로 뻗게 만들어 몸을 마비시켜 완전히 묶어두고 재충전을 시킨다. 셧다운제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 정보 재정리 일상 중에 겪었던 일 중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추려내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거나 지워버리는 과정이다. 물론 장기기억이나 망각은 잠을 자지 않아도 작동하는 만큼 자는 동안 더 확실히 정리한다 보면 되겠다. 마치 정신없이 허둥지둥 오전시간을 보낸 뒤 여유로운 점심시간에 커피 마시면서 쉬다보면 오전에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 보며 정리가 되는 그런 과정이라 보면 되겠다. 뉴욕의 신경정신학자인 가야트리 데비 박사는 “뇌는 빛의 속도로 정보를 평가하고 분류하며, 필요 없는 내용은 지워버린다”고 설명했는데, 이것저것 정신없이 배우고 바쁜 시간보다는 가만히 있는 시간, 특히 자는 시간에 그 기능이 가장 활성화되는 것이다.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는 기억을 가진 경우 새로운 내용을 습득하지 못하거나 현재 상황에 집중하지 못하는 장애가 나타난다는데, 실제 실연당했다든지 충격적인 일을 겪어서 너무 괴롭고 아무 일도 못할 것 같을 때 차라리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마음이 진정되고 감정이 추스려지기도 하는 것처럼 잠을 자는 과정에서 괴로운 기억들이 일정 부분 잊어지고 마음이 정리됨을 알 수 있다.
• 뇌 신경 휴식설 지금까지 가장 강력하게 지지받는 잠의 효과로, 깨어있는 동안 뇌가 스스로 처리하면서 쌓인 정보를 자는 동안 재정리하는 과정이라는 설이다. 일단 잠을 깨는 것 자체, 심지어는 멍때리는 것 자체도 활발한 신경의 자극을 유도한다. 물론 잘 때에도 신경은 활발하게 일을 하지만 뇌파의 변화 등을 볼 때 뇌가 잠을 잘 때는 기어 변환하듯 휴식에 적합한 상태로 바뀐다는 것이다.
• 뇌의 독소 제거 미국 학자들이 수면 상태인 쥐의 뇌를 연구한 결과, 잠을 자는 동안 두뇌 세포 사이 공간이 넓어지며 뇌 안에 쌓인 독소를 제거한다는 것을 밝혀내어 논문으로 냈는데, 해당 논문은 2013년에 과학지 '사이언스'에서 10대 연구 성과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잠을 잘 때 뇌안을 물청소를 하듯 뇌척수액으로 뇌에 쌓인 아데노신을 비롯한 노폐물을 씻어낸 뒤 간으로 보내서 정화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인간을 대상으로 유사한 연구가 실시되었으며, 인간에서도 비REM 수면 중에 뇌척수액이 뇌세포 내 베타 아밀로이드를 비롯한 독소(노폐물)를 청소함이 증명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왜 잠을 자는 동안에만 뇌 청소를 하는지도 밝혀냈는데, 일단 잠이 들면 뇌의 뉴런들이 순차적으로 활동을 정지하고, 이렇게 활동이 정지된 뉴런은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된다. 그리고 혈액이 빠져나간 자리에 뇌척수액을 들여보내 노폐물을 청소한다. 여담으로 자면서 청소되는 노폐물인 베타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 중 하나이므로, 충분한 수면이 치매 예방에 필수적임이 입증된 셈이다. 실제로 관찰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 호르몬 주기설 육체의 성장 및 복구에 관련된 호르몬은 운동능력 등을 떨어뜨리는데 이걸 주기로 나눠서 깨어있을 때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잠들었을 때는 기상 후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론이다. 뇌 신경 휴식설과는 양립하고 있는 이론이다. 신체적 비활성기 동안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이 잠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학설도 있다. 뇌 신경 휴식설과 호르몬 주기설은 반대되는 개념은 아니고 양립하고 있기에 둘을 합쳐, 정보 처리가 한계에 다다라 효율이 떨어지면 이를 복구시키기 위해 경계 차원에서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에 따라 잠이 온다는 설도 가능하다.
• 신체의 고통 회복 특정 상황에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완화하는 역할도 한다. 만약 사고, 외과 수술 등으로 엄청난 외상이나 정신적 충격을 당했을 때 잠이라는 것이 없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이다. 때문에 의사들은 생사가 오가는 상황의 중환자에게는 다량의 수면제를 투여해서 환자를 며칠씩 계속 자게 함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고 쇼크를 방지하고자 한다. 일례로, 교통사고로 기절하여 실려 간 환자들을 보면 한동안은 계속 잠만 자려고 한다. 일단 깨우면 일어나긴 하고 몇 마디 대화도 가능한데 금방 다시 잠든다. 이것을 봐도 잠이란 것은 손상된 몸을 자동복구하는 과정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비몽사몽으로 며칠간 잠만 자던 환자가 어느 순간 딱 제대로 의식을 차리게 되는데, 그때쯤 되면 처음 병원에 실려 왔을 때보다는 몸이 많이 회복된 후다.
• 꿈을 통한 욕구해소 꿈은 억눌러왔던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간절히 보고 싶었던 죽은 친구가 꿈에 나타나서 만난다든지, 짝사랑하는 이성과 사귀는 꿈을 꾼다든지, 로또 당첨(...) 꿈을 꾸는 예가 그렇다. 군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군대 꿈을 종종 꾸는데, 꿈에서나마 괴롭혀왔던 고참을 응징하여 복수하는 등 잠재적 욕구가 꿈에 투영되어 나타나기에 심리전문가들이 상담할 때 평소 어떤 꿈을 꾸는지 주의깊게 관찰한다. 예를 들어 화병이 슬픔이나 분노 등의 욕구를 '참는 게 미덕'이라며 무조건 꾹꾹 억누르며 참다가 이상증세로 나타나게 되는 것인데, 꿈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분석해보면 그 사람이 평상시 꼭꼭 억눌러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욕구불만이나 두려움 등을 알아챌 수도 있다. 그래서 영화 등에서도 주인공이 평소 시달리던 악몽을 통해 복선을 깔아놓는 경우도 있다. 실제 한 방송에서 밤마다 심한 가위눌림에 시달리는 여성 제보자에게 최면치료를 받게 했는데, 최면상태로 돌입하자 밤마다 괴롭히는 귀신이 나왔고 그녀가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며 소스라치게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의사가 안정을 시키며 그 귀신의 얼굴을 똑바로 보라고 하자 쳐다봤더니 어린 시절 자살했던 자신의 어머니였다. 어린 나이에 자살을 목격하고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것. 그녀는 미친 듯이 눈물을 쏟으며 어머니에 대한 억눌러왔던 그리움과 슬픔과 원망 등 복합적인 감정을 쏟아냈는데, 치료 후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다. 응어리를 털어낸 모습이었달까. 화병 전문가들은 울고 싶을 땐 참지 말고 펑펑 우는 것도 화병의 치료법이라고 하는데 평소에는 억눌러왔던 그리워하던 죽은 친구나 애완견 등을 꿈에서 만나 감정이 복받쳐 울다가 깨어나는 것도 이러한 차원이다. 세월호 생존학생들의 심리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정운선 소아정신과 교수는 카드 쓰기를 통해서 아이들의 감정을 토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자신들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며 아이들 정신건강에 좋다고 했는데, 압력솥에 압력이 꽉 차면 언젠가는 터져버리지만 공기를 조금씩 빼주면 그것이 위험하지 않다고 한다. 즉, 꿈을 통해 평소 억눌러왔던 다양한 감정을 배출할 수 있으니 정신건강에 좋은 것(힐링기능)이다. 물론 육체적 손상도 심하면 자연치유로는 한계가 있고 병원에 가야하듯이 정신적 손상도 심하면 병원에 가야하겠지만 여하튼 꿈을 통해 정신적 치유기능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꿈을 통한 시뮬레이션 수험생들이 자주 꾸는 꿈이 수능시험장에 가서 겪는 꿈 아니던가. 또한 원래 잃어봐야 소중함을 안다는 명언이 있는데 평소 애인을 잃을까봐 불안해하던 사람이 어느 날 애인이 죽는 꿈을 꿔서 울다가 일어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애인에게 새삼 잘해주는 경우도 있다. 꿈에서 수능시험을 몇번 치뤄보면 긴장과 불안, 두려움이 다소나마 완화될 수 있는데 이미지 트레이닝을 왜 하는지 그 기능을 떠올려 보면 꿈의 기능도 유추할 수 있다. 이미지 트레이닝 자체가 의식적으로 꿈을 꾸는 것이다. 머릿 속으로 내가 직접 해보는 상상을 하면 실전에서 다소나마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 꿈에서 여러 다양한 상황의 시뮬레이션을 겪어보면 교훈도 얻을 수 있고 미처 깨닫지 못한 새로운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학자나 형사들이 골똘히 고민해오던 것을 꿈에서 단서를 얻어 해결해내는 사례도 그렇다. 슬픔 등의 감정은 물론 고민 등은 스트레스를 안겨 정신적인 데미지를 입히는데, 꿈을 통해 억눌러왔던 감정도 다소나마 해소하고 불안감도 완화하므로 결국 잠을 통해 육체적 회복은 물론 정신적 회복도 이뤄짐을 알 수 있다.
• 기억의 긍정적 편향 잠을 잘 자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행복하다고 한다. 이는 잠이 직접적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고, 기억을 긍정적으로 편향시켜 행복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잠을 충분히 잔 사람에 비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기억에 비해 부정적인 기억을 더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억의 긍정적인 편향은 사람을 더 행복하게 느끼도록 매개해 준다.
3. 잠과 건강
인간의 순수 수면시간을 계산해보면 평균적으로 26년 정도 잔다고 한다. 이 26년은 남은 인생을 활기차게 살게 하는데 필요한 투자다. 이것을 간과하고 잠자는 시간을 무작정 줄인다는 것은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만일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생활이 지속되면 뇌에 노폐물이 누적되기 때문에 면역력에 관계된 기관의 활동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고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등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몇 년 동안 청소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방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잠을 안 자면 그 다음 날 매우 힘들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상술했듯이 뇌는 수면 중에 각종 이물질을 처리하고, 뇌세포와 기억을 정리한다. 근데 잠을 자지 않으면 이러한 활동을 하지 못해 뇌세포가 점점 손상된다. 뇌는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종 활동을 저하시킨다. 즉,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을 남겨두고 작동을 점점 멈춰간다. 그리고 이게 점점 심화되면 결국 뇌는 아무리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잠에서 깨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청각과 촉각을 제외하고 모두 중지시킨 후 수면에 이른다.
인체는 잠을 충분히 못 자면, 주말에 잠을 더 자든가, 평일 낮에 낮잠을 자든가 하는 식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요구 수면량을 보충하려 한다. 충분한 수면량을 못 채우면 며칠, 길면 1∼2주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몇 주, 몇 달 이상 장기간 제대로 버티기는 힘들다. 신체에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고 피로 물질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장시간 동안 억지로 깨어있다 보면 중추신경에서 강제 수면+신경 감각 차단을 해버려서 기절하듯이 수면 상태로 들어간다. 제1차 세계 대전 때의 사례를 보면 참호전 중에 병사들이 오랫동안 잠을 못 자자 나중에는 바로 옆에 총알이 날아들고 폭탄이 터지는 와중에도 잠들게 되었으며, 지휘관들이 아무리 깨워도 다시 웅크린 채 잠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즉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인데도 너무 잠을 자지 못하게 되니 일단 자고 보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잠이 중요하다는 반증일지도. 그러니 잠을 충분히 잔 후, 개운한 상태에서 일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피곤한데도 억지로 일찍 일어나면 나중에 질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삼국지의 제갈량이나 동윤이 요절한 이유에 괜히 과로사가 포함되는 게 아니다.
수면부족보다 '과잉'이 더 나쁘다는 가 보도된 적도 있는데, 통계를 내보니 10시간 이상 침대에 머무는 사람들이 8시간 자는 사람들에 비해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과관계가 혼동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즉 잠을 많이 자서 건강이 안 좋은 게 아니라 건강이 안 좋아서 잠을 많이 잤다고 해석하는 게 옳을 것이다. 어쨌든 상관관계는 있는데, 뭐 사실 중환자실 병자들만 봐도 위독할 때는 하루종일 자다가 회복되면 점차 잠이 줄어들지 않던가. 엄밀히 말해서 수면과잉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중환자실에서 계속 잠을 자려하는 환자들은 안자도 되는 잠을 '과잉'으로 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의사들이 환자 푹 자도록 냅두지, 수면과잉이라고 억지로 깨우는거 봤는가. 오히려 낮에 너무 많이 자면 밤에 잠을 자려고 발악해도 잠이 안 오기도 한다. 그게 '과잉'으로 더 자려는 상태인 것인데 보다시피 수면과잉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바쁜 현대인들이나 학생들은 7∼8시간 수면조차 확보하기 어려워 평소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한국 직장인 중 상당수가 주말에 몰아서 자는 방식(몰잠)으로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는 말도 나왔는데, 평소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니 건강에 좋을 리 없을 것이다. 수면전문가들은 주말에 몰아서 자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잠을 많이 자면 수면 리듬을 해쳐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말에 늦잠을 자는 사람들이 심장질환 위험이 크다는 뉴스가 보도가 된 적이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늦잠 자면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애초에 몸에 피로가 쌓이지 않으면 늦잠도 안 잔다. 주말에 늦잠을 잔다는 것 자체가 평상시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는 것이고, 즉 평상시 몸에 무리한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니 당연히 심장에도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그나마도 주말에 늦잠을 자면서 평일에 쌓여있던 누적된 피로를 풀고 있는 셈인데, 만약 주말에 정신없이 뻗어서 자고 있는 사람을 억지로 깨우면 오히려 몸과 심장에 더욱 무리가 갈 것이다. 이것은 마치 병원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이 몸이 약하다는 통계를 가지고 '병원 가면 몸이 약해진다'로 잘못 받아들이는 경우와 같다. 그나마도 병원을 다녀서 약한 몸을 만회하는 것처럼, 주말에 늦잠을 자서 피로가 쌓인 몸을 풀어주는 과정인 것이다. 즉, 몸이 약하니까→병원가는 것이지, 병원가기 때문에→몸이 약한 것이 아닌 것처럼, 평상시 몸에 무리한 일을 하니까→늦잠을 자는 것이다. 사실 "상식의 오류사전"에서도 지적했듯, 인과관계를 혼동한 실험이 부지기수다. 연구비를 타내려는 학자들과 자극적인 사례를 원하는 기레기들의 합작품들이 현대에는 홍수를 이루고 있다고 하니 다소 주의를 하여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성장기에 잠을 안 자면 키도 그만큼 더 안 자라게 되니 키 작은 게 고민인 학생들은 괜히 키 늘리는 수술 이런 거 찾아보지 말고 일단 바른 자세로 자는지 체크 후 충분한 수면시간부터 확보하는 것이 좋다. 가끔 엄마들 중에 아이들 키가 작다고 무작정 병원으로 가서 뭔가 키 크는 약 같은 걸 찾으면서 소아과 의사들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분들의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대부분 의사들이 첫 번째로 내릴 처방도 늦은 시간에 TV/컴퓨터를 하지 못하게 하고 푹 재우라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주사니 키 늘리는 시술이니 뭐니 해도 충분한 양질의 수면이 성장에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사람은 계속해서 잠을 자지 못할 경우 환각을 보거나 환청을 듣는 등 정신 착란 증세를 일으킨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잠을 못 자게 하는 불침 고문도 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가위에 눌리기도 한다. 또한 잠을 자면 흔히 그 시간 동안 쭉 이어서 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중간에 수십 번은 깬다. 단지 기억을 못 할 뿐이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쉽게 비만 상태가 되고,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코골이를 하면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은데, 코골이를 하는 환자는 상당수가 수면 무호흡증을 가지고 있다. 수면무호흡은 수면 중에 신체에 산소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건강에 상당히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수면무호흡증 수술을 받아서 원활한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다만 코골이는 주로 중년 이상의 남성 아저씨들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10∼20대들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코골이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대 들어서 갑자기 코골이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와 상관없이 코골이는 인체에 좋은 점은 없다.
잠을 자지 않으면 대장암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한국인 사망 1위 위암 2위인 대장암을 보면 1위의 위암은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률이 높아지고 2위인 대장암은 수면시간이 원인이다. 늙어서 내장 뜯어내고 살고 싶지 않으면 자 두는 게 좋다. 또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고혈압이 생길 수도 있다.
기면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잠을 청하고 실제 수면에 들기까지 시간이 정상인보다 매우 짧은 것이다. 정상인의 경우 수면에 들기까지 10분 정도 걸리는데 기면증 환자는 3∼4분이면 수면에 빠진다고. 다만 기면증 자체가 질병이라기보다는, 몸이 쇠약해지거나 몸살 등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잠이 오는 '증상'이므로 (몸이 안좋으니까 잠을 자서 회복하려는 것), 최근 들어 갑자기 생긴 증상이 아니고 병원에서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그냥 원래 잠을 잘 자는 사람이다. 물론 수면이 극단적으로 부족하면 눕자마자 잠들 수 있고 심지어 지하철에서 손잡이 잡은 채로 서서 잠들 수도 있는데,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대부분 이 경우다. 본인의 수면 부족을 체크할 수 있는 자가진단 10가지
잠자리에 누웠을 때 쉽게 잠드는 것은 복받은 것이다. 누웠는데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이 사람을 얼마나 미치게 하는지 떠올려 보자. 하지만 눕자마자 바로 잠드는 게 좋은 건 아니라는 말이 나온 것은 몸이 극한에 다다른 피로누적 상태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에너지가 남아 있는 사람은 누워도 약간은 버틸 마진이 있는데, 그런 마진조차 없다는 말이니까. 의무경찰들은 밤샘시위현장에서 너무 피곤하면 간혹 단체취침을 하게 되는데, 그 시끄럽고 불편한 길거리에서 헬맷을 베고 순식간에 쿨쿨 잠이 들어버린다. 당연히 이런 녹초 상태에서는 최대한 빨리 잠이 들어 피로회복을 하는게 유리하며 건강에 좋다. 그 짧은 취침시간에 뒤척이느라 허비하면 손해니까. 다만, 그런 녹초 상태 자체가 건강에 좋지 않기에 빨리 잠들면 좋지 않다는 말이 나온 것이지, 어차피 녹초 상태라면 최대한 빨리 잠을 이뤄 1초라도 더 자는게 좋다. 즉, 기면증 자체가 나쁜게 아니라 기면증을 유발하는 몸상태가 나쁜 것.
프리온으로 인해 전혀 잠을 잘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하는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이라는 질병이 있다. 이외에도 클라인 레빈 증후군(Kleine-Levin syndrome)이라고 하여 하루 16∼22시간씩 자는 희귀병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어 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잠이 부족하면 식욕 호르몬은 늘고 식욕 억제 호르몬은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즉, 하루 6시간보다 적게 자면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이 늘고 인슐린 민감성이 줄어들며,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감소한다고 밝혀졌다.
담배를 끊으면 가장 대표적인 금단 증상으로 잠이 쏟아지는것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각성 효과를 내는 니코틴이 뇌에서 떨어지며 신체 장기들의 회복과 혈당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나타난다. 사실 가장 좋은 금단 증상임에도 충분한 수면을 취할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는 현대 사회 특성상 금연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금단 증상으로 꼽기도 한다. 이때는 무리하지 않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게 답이다. 반대로 억제 효과를 내는 술, 신경안정제의 경우는 오랜 기간 과음하다가 줄이거나 끊으면 잠을 설치게 된다.
신경과에서 실시하는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면 수면의 질을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하는데 의료보험 적용이 아예 안 되고 수면다원검사비용이 80∼200만 원 정도로 상당히 고가라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한 번 정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검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검사를 해보면 자기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수면의 질'이 상당히 안 좋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부족한 잠은 주말에 몰아서라도 보충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국립 수면 재단 (NSF: National Sleep Foundation)이 발표한 수면 권장 시간.
▶ 신생아(0∼3개월): 권장 14∼17시간(종전 12∼18시간) / 적당 11∼13시간 또는 18∼19시간 / 부적당 11시간 이하 또는 19시간 이상 ▶ 영아(4∼11개월): 권장 12∼15시간(종전 14∼15시간) / 적당 10∼11시간 또는 16∼18시간 / 부적당 10시간 이하 또는 18시간 이상 ▶ 유아(1∼2세): 권장 11∼14시간(종전 12∼14시간) / 적당 9∼10시간 또는 15∼16시간 / 부적당 9시간 이하 또는 16시간 이상 ▶ 미취학 연령 아동(3∼5세): 권장 10∼13시간(종전 11∼13시간) / 적당 8∼9시간 또는 14시간 / 부적당 8시간 이하 또는 14시간 이상 ▶ 취학 연령 아동(6∼13세): 권장 9∼11시간(종전 10∼11시간) / 적당 7∼8시간 또는 12시간 / 부적당 7시간 이하 또는 12시간 이상 ▶ 10대(14∼17세): 권장 8∼10시간(종전 8.5∼9.5시간) / 적당 7시간 또는 11시간 / 부적당 7시간 이하 또는 11시간 이상 ▶ 청년(18∼25세): 권장 7∼9시간(신설) / 적당 6시간 또는 10∼11시간 / 부적당 6시간 이하 또는 11시간 이상 ▶ 성인(26∼64세): 권장 7∼9시간(종전과 같음) / 적당 6시간 또는 10시간 / 부적당 6시간 이하 또는10시간 이상 ▶ 노인(65세 이상): 권장 7∼8시간(신설) / 적당 5∼6시간 또는 9시간 / 부적당 5시간 이하 또는 9시간 이상
이 수치는 단순히 침대에 잠 자려고 누워있는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뇌가 잠에 들어서 수면 상태의 뇌파를 발생시키는 시간을 뜻한다. 따라서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가 추가된다. 불면증이 있으면 2∼3시간이 걸려도 잠을 못자기도 한다. |
첫댓글 잠이 보약
잠속에 치유와 회복
잠을 자면서 지혜도 오고요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는 말씀도 있지요 ,,
잠이 보약인거 맞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