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찾아 정독도서관까지 갔었다. 이 책은 장정일이 독서일기에서 김훈의 소설보다 빼어나다고 해서 도대체 왜 그런 평가가 나왔는지 궁금하여 먼길을 달려 읽어보게 되었다. 먼저 김훈과 비교하자면, 나는 김훈의 문체가 더 예리하고 좋다. 그러나 그 판단은 독자가 하는것이다. 이 책은 논픽션이다. 저자인 도쿄대 교수와 저자의 친구인 야쿠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야쿠자인 친구는 반쪽바리 즉 한국인 아버지를 둔 혼혈이다. 저자는 보수성향의 지식인이라한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가 올바르지 못할것 같다. 그럼에도 그는 45년간 야쿠자인 친구와 우정을 나눴다. 어린시절 가난했던 자신과 더 가난했던 친구를 보며 감정적으로 반골기질을 가졌던것 같다. 북해도란 지방에서 도쿄대를 입학했지만 공부보단 반정부 데모에 열심이었던 저자와 피할수없는 상황상 야쿠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친구는 감정적으로 통할수 있었던것 같다.
야쿠자친구가 말년 감방에서 보낸 자전적인 편지와 저자가 가지고 있는 과거를 합쳐 이 책을 집필했다. 반쪽바리였던 친구는 자신이 왜 그렇게 힘든 상황에 처해졌는지를 알고 싶어 자신의 뿌리를 찾다가, 아버진 한국인이면서도 전쟁부역자로, 어머닌 몸을 팔아 생계를 책임졌던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났음을 알게된다. 북해도의 그 모진 추위속에서도 하루 한끼로 떼우고 한벌뿐인 학생복으로 학교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던 이유를 알게된다. 그 시절 누군들 고생하지 않았으랴, 그러나 성적도 좋았던 학생이 야쿠자로 변신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도 있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야쿠자친구를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때, 어릴적 친구로서 그리고 그친구의 자전적 편지를 받아본 지식인 친구인 저자는 자신만이라도 친구를 알아주기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한다. 우정은 국가도 민족도 사상도 초월할 수 있다. 한때는 극우보수주의자였던 일본인이 반쪽바리 친구를 위해 이 책을 썼다는 이유만으로도 한번쯤 읽어볼만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