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이혼 8회
분출이 안으로 들어서자 에어컨 바람이 분출을 맞는다. 문을 정면으로 책상 하나가 보이고 여자가
고개를 들어 분출을 보더니 일어선다. 삼십은 넘어 보이는 여자는 안경을 쓰고 있었고 목둘레와 가
슴 크기가 보통보다는 한 참이나 크고 굵다.
“어떻게 오셨어요?”
여자가 묻는다.
“법원 직원 소개로,”
분출의 말끝이 흐려진다. 하지만 여자는 그 정도로도 다 알아 들었다는 것처럼
“그러세요? 잠시 만요.”
하더니 사무실안의 또 다른 사무실 문을 노크하곤 안으로 들어간다. 그 곳이 변호사 사무실인 것이
다.
“들어오세요.”
여자가 나오면서 분출을 부른다. 분출은 잠시 시원한 바람에 맡겼던 몸을 여자가 안내하는 사무실로
들여 민다.
“차는 뭘로?”
분출은 여자의 질문에 무슨 차가 있는데요? 라고 물으려다가 입을 다물어 버린다. 이런 사무실에 차
종류라고 해야 보나마나 커피와 녹차 정도일 것이기 때문이고, 이 더위에 뜨거운 차를 마시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온 나분출은 목이 말랐다. 골목을 빠져 나오자 우선 슈퍼부터 찾아 음료수를 한
병사서 목안에 쏟아 붓는다. 한 병을 다 쏟아 부어도 목은 말랐다.
‘국가 정책이라는 것이 무슨 이 모양이야? 국선변호인제도 비슷하게 만들어 놓고서 실상은 이혼이라
는 무거운 문제를 풀어보려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도록 만들어 놓은 정책 아냐? 실상은 매년 기하급
수적으로 늘어나는 이혼부부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실로 저런 몰상식한 변호사들 주머
니만 채워주는 것 아냐?’
그렇지만 딱히 다른 방법도 없다. 변호사가 이 부부는 이혼 불가한 부부라는 쪽으로, 그 정도로는 이혼
할 수 없다, 는 쪽으로 끌고 가려면 변호사가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니 목은 더
마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돈머리가 적지 않았다.
‘나분출선생님. 돈으로 치면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만 그러나 부부가 이혼을 하면 그 연세에 무엇을 어
떻게하시겠습니까? 내가 알기로는 이혼 사유를 말하는 부부들치고 7-80%는 남편의 잘못으로 기우는
추세입니다. 내가 아무리 선생님 편에서 기록을 해 드린다고 해도 판사는 부인 편으로 보아야 합니다.
특이 이번 선생님의 이혼을 판결하는 분이 여판사라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변변호사가 요구한 금액은 오백만원이었다. 도대체 칼 안든 강도가 따로 없는 것이다. 아!
있기는있다. 칼 안든 강도들은 사회 구석구석에 있다. 그 중에 변변호사같은 부류들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급한 놈이 웅덩이 파는 것이니.
‘오백만원이라. 그 돈을 어떻게 만드나?” 모래 정식으로 조정녀와 함께 만나기 전에 돈을 건네주어야
그나마 내 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사무실을 나올 때 여직원이 분출에게 한 말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