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금식하며 기도하라
본문 | 마가복음 9:29
“이런 종류는 기도와 금식 외에는 나갈 수 없느니라.”
예수님께서는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신 후 제자들에게 “이런 종류는 기도와 금식 외에는 나갈 수 없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이미 귀신을 쫓아낸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실패했다. 예수님은 사람의 경험이나 능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으며, 그럴수록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가야 함을 가르쳐 주셨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금식을 특별한 응답을 받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성경이 말하는 금식은 단순히 음식을 끊는 행위가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살피며 회개하고, 겸손히 하나님만 의지하며, 내 뜻보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다.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이켜라
금식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응답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회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먼저 그 문제가 해결되기를 구한다. 하나님은 문제보다 먼저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원하신다.
성경에도 금식은 언제나 회개와 함께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금식하며 기도했다. 그러나 그는 먼저 성벽을 다시 세워 달라고 구하지 않았다. 자신과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자복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렸다(느 1:4-6). 하나님은 그의 회개의 기도를 들으시고 성벽 재건의 길을 열어 주셨다.
이사야 선지자도 형식적인 금식을 책망했다. 백성은 금식하면서도 다투고 서로를 억압하며 자기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는 것”(사 58:6)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금식은 음식을 끊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죄를 돌이키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다.
나 역시 개척을 준비하면서 여러 차례 금식하며 기도했다. 처음에는 교회를 세워 달라는 응답만을 기대했다. 그러나 금식하며 기도할수록 하나님께서는 개척보다 먼저 내 마음을 다루셨다. 내 안에 남아 있는 혈기와 교만, 사람을 향한 미움과 서운함, 쉽게 상하는 자존심을 깨닫게 하셨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개척보다 회개의 기도가 더 많아졌다. “주님, 교회를 세워 주시기 전에 먼저 저를 변화시켜 주십시오. 제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이루게 하시고, 제 마음과 성품을 다스려 주십시오.”
회개하면 할수록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되었고, 마음에는 평안과 새 힘이 찾아왔다. 그때 나는 금식은 무엇을 받아 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은혜의 자리임을 깨달았다.
하나님은 먼저 우리의 환경보다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원하신다. 그러므로 금식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 해결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것이다.
겸손히 하나님만 의지하라
금식은 음식을 끊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의 힘을 내려놓고 하나님만 의지하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과 방법을 의지하던 마음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는 것이 참된 금식이다.
에스라는 바벨론에서 많은 백성과 어린아이들, 그리고 성전의 예물을 가지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길에는 원수들의 위협과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왕에게 군사와 마병을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이미 왕에게 “우리 하나님의 손은 자기를 찾는 모든 자에게 선을 베푸신다”(스 8:22)고 담대히 증언했다. 만일 왕에게 군사를 요청한다면 자신이 고백한 믿음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의 도움을 구하기보다 백성과 함께 금식하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 앞에서 금식하여 겸비하여 우리와 우리 어린아이와 모든 소유를 위하여 간구하매 하나님이 우리의 간구함을 들으셨느니라”(스 8:21, 23).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식하여 겸비하였다'는 말씀이다. 하나님을 의지한다는 것은 먼저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힘을 의지하는 사람이 아니라, 겸손히 자신을 맡기는 사람을 기뻐하신다.
우리도 어려움을 만나면 먼저 사람의 도움이나 자신의 방법을 찾기 쉽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을 의지하기를 원하신다. 사람의 도움은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우리의 소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참된 금식은 사람보다 하나님을 먼저 바라보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의 고백이다.
그러므로 금식할 때는 자신의 힘과 방법을 내려놓고 겸손히 하나님만 의지해야 한다.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라
금식의 마지막 목적은 내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순종하는 것이다. 우리는 금식을 통해 원하는 응답을 얻으려고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성경은 금식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그 뜻에 자신을 맡기는 과정임을 보여 준다.
안디옥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며 금식하고 기도했다. 그들은 무엇을 이루어 달라고 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누구를 보내기를 원하시는지를 구했다. 그때 성령께서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행 13:2)고 말씀하셨다. 교회는 금식하며 기도한 후 두 사람에게 안수하여 선교지로 파송했다.
안디옥 교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금식의 참된 목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계획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했고, 그 뜻에 순종하기를 원했다. 하나님께서는 금식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교회에 성령의 뜻을 분명히 알려 주셨다. 이처럼 금식은 하나님을 움직여 내 뜻을 이루는 방법이 아니라,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이런 종류는 기도와 금식 외에는 나갈 수 없느니라”(막 9:29)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사람의 힘과 경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으며, 그럴수록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가야 함을 가르쳐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날수록 내 뜻을 앞세우기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은 그 뜻 가운데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다.
하나님 앞에서 금식하며 회개하고, 겸손히 하나님만 의지하며,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 이것이 응답받는 기도의 마지막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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