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택배로 배달이 왔다.
화이트데이 선물 세트라고
보낸이 이름도 없이.
보내는 사람엔 상호와 경기도 전화 번호만 있고,
발송지는 서울로 돼 있고,
그런데 나의 전화번호와 담임 학년과 반이 적혀 있었다.
누굴까?라고 여러 상황을 설정해봤지만,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최종 내린 결론은 그냥 눈 먼 어느 남정네구나 ㅋㅋㅋ)
그래서 포장도 뜯지 않고
집으로 가져왔는데,
자유게시판에 그 주인공이 글을 남겼다.
임향영!
향영이는 고2시절에
나에게 생일 선물로 27송이 장미 꽃다발을 준 학생이었다.
난생처음 받는 감동이었다.
그리고 실습을 나왔을 땐
종민에게 주라며 연필깎기를 주고 갔었고,
얼마 전엔 푸짐한 저녁과 샤넬 립스틱을 대접받았다.
물론 나는 물질 숭배자가 아니다.
그리고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마음이 담겨진 선물을 받았을 때 사실 좋다.
종민 말처럼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종민이도 아직 사탕 하나
먹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다.
종민이는
자기도 선생님하고 싶단다.
이런 선물 받고 싶어서 ㅋㅋ
38개의 비누 장미..
그것으로 거품 목욕을 하라고 한다.
보라 장미를 끝까지 남겨야겠다.
상상만으로도 낭만적이다.
A형의 특징이 이벤트를 좋아한다고 하더니,
나는 전형적인 A형이다.
너무 기분이 좋다.
실습 갔을 때
학생들이 준 초콜릿이 아까워
아껴두었다가 다 녹아버린 기억이 난다.
그래서 아끼지 말고 먹어야겠지만,
그대로 간직하고 싶다.
이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 간직하려 한다.
이런 날들이 상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알면서도
난 아직도 소녀처럼 예쁜 사탕 꾸러미를 이날에 꿈꾸어왔었다.
향영아! 고마워..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받고픈 선물을
지금까지 향영에게 두 번이나 받네..
난 무엇으로 향영에게 기쁨을 줄까를 생각해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실이 맺어져
축하객으로 가는 것...
빨리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우리반에게 35개의 초콜릿을 준 것으로
접으려했던 오늘의 기억을 향영으로 인해 행복으로 갈무리한다.
<사진이 받은 선물>
첫댓글 위의 글은 제 홈에 올린 제 일기랍니다. 자랑하고 싶어서 ㅎㅎㅎ
향영이가 안개님을 사랑하는구나...연상을 좋아하는 제자..너무 멋지네...사랑받아 기분 들뜨신 안개님...축하합니다..먹기 아까워 우짜노??
녜..아직까지도 하나도 못먹고 있어요...
히야... 진짜 멋진 선물을 받으셨네요. 저는 사탕을 받지 못했다고 하니까 선배가 자기 과에 들어온 선물에서 몇개 집어다 주더라구요. 어찌나 슬프던지...^^;;
저도 오늘 이것 없었음...학교 식당에서 주는 사탕이 전부였을 거에요...
가운데 장미가 꽃이 아니라 거품비누라구여..와..향긋한 비누향이 전해오는 듯 하네요.....안개님이 제자를 얼마나 특별하게 사랑하셨을지 짐작이 된답니다....아름다운 사제지간의 정..한마디로 부럽다는 말밖엔 다른말이 안나오네요..
정말 향이 끝내줘요...녹지 않을 거면...보관했다가 울 여성님들 하나씩 드릴 텐데..비누장미가 유명한가봐요..종민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네요....
부러버라..^^..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이기에.. 계속 행복함으로 주욱~ ㅎㅎ
저도 교단을 떠날 때까지 이 행복이 쭈~~~~~~욱 이어졌음 좋겠어요..
청담은 안개님이 학생들한테 인기 짱일줄 알았다니까요. 제자들의 눈높이로 마음을 열어보이실 것같은.... 님이 넘 ~부러워요
학생들만 샘의 사랑을 먹고 사는게 아니고, 샘도 학생들의 사랑을 먹고 살아요...늘 사랑받는 샘이 되려고 노력은 하죠...청담님께선 부군께 사탕 받았을 것 같은데..워낙 이쁜 와이프라....
우와~ 자랑할만 한데요...멋진 선생님에,멋진 제자,,,보기 좋습니다.
우와! 부럽네요,,안개님은 이곳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 단연 인기쨩이시군요,,앞으로도 더욱 존경받는 샘이시길 바랍니다,,
선생님들의 자긍이기도 하지요...제자들의 사랑이...언제나 행복한 선생님 되셔요
아름다운 제자를 두셨어요^^행복한 기분 늘 이여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