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답사 : 깊이를 쌓아가기
-<옥천역>/<영동역>/<구미역>-
1. 역을 다시 방문하는 것은 과거의 회상이나 기분 좋은 추억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방문은 그 장소의 느낌을 축적해나가는 과정이다. 최근 ‘여행’을 넘어, 좋은 지역에서 단기 거주하는 체험이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그것은 같은 장소에 머묾이 감춰진 것들을 보게 하고 익숙하지만 숨겨진 것들의 연결된 의미를 파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와같이 거주하지는 못할지라도 같은 장소를 계속 방문하는 과정은 강소를 깊게 그리고 넓게 이해하고 수용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2. <옥천역>에서 내려 옥천읍을 걸으면서 옥천의 도시적 연결이 이제 정리된다. 결코 넓지 않은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군청, 경찰서, 도서관, 시외버스터미널, 공설시장, 성당 등은 압축된 상태로 모여 사람들의 이동거리를 축소시켜 주고 있었다. 읍내를 지내 ‘구읍’으로 이동해서 만난 ‘정지용 생가’도 옥천의 기분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방문할 때 내린, 겨울을 장엄하게 마무리하는 눈의 향연이 오랫동안 옥천의 구읍을 휘감고 있었다.
3. <영동역> 주변의 낙후된 느낌과 달리 군청 주변으로 이동하니 제법 많은 상업시설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도시를 이해하는 핵심 건축물들은 역과 버스터미널 그리고 행정청사이다. 역과 터미널은 내부와 외부를 이어주는 도시의 관문으로서 도시의 인상을 좌우하며, 행정청사는 그 지역이 지향하는 핵심적 가치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높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영동군청>은 도시 전체의 전망을 한 눈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모습이었다.
4. <구미역>의 가장 큰 장점은 <금오산>까지 적당한 답사코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2시간 정도의 도보답사는 구미의 카페거리를 지나 금오산으로 이어진다. 금오산은 산성과 마애불을 품으며 도시와 자연을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코스인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답사길이 추가되었다. 역 반대 방향으로 가면, 낙동강 생태탐방로를 만날 수 있다. 오늘은 시간상 낙동강 체육공원 주변까지 걸었지만, 생태길은 남쪽 방향으로 더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구미역>은 이제 이렇게 금오산 산행코스와 낙동강 강변코스, 두 개의 자연친화적인 답사길을 지닌 매력적인 역으로 인식되게 되었다.
첫댓글 - 향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