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수능을 볼 때 도시락 때문에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서 메뉴를 고민하다 딸에게 도시락으로 뭘 싸 줄지를 물어보니,
집 근처에서 자주 먹던 돈가스를 싸 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 가게를 찾아가
수능날 돈가스를 도시락으로 싸 가려고 하는데
수능날 아침에 가능한지 물으니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딸이 수능 도시락으로 여기 돈가스를 싸 가면 좋겠다고 했는데..'
하는 간절함과 안타까움이 제 눈빛에서도 드러났던 것인지,
고맙게도, 아주 많이 감사하게도
수능 전날 다시 오면 아침에 데워서 가져갈 수 있게 해 주시겠다 하셨습니다.
도시락의 응원도 받아서인지 딸은 수능에서 역대 최고 점수를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수능 도시락은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추천하곤 합니다.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참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딸의 수능 도시락 경험 이후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수능날만큼은 수능을 치를 학생의 의견에 좇아
학생이 먹고 싶어 하는 것으로 도시락을 싸 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화가 잘 안 될 것 같은 돈가스 덕도 본 것 같기 때문입니다.
최상의 컨디션에서 시험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저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