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의 함정
MBC TV 경제 | 2008.05.23 (금) 오후 3:43
▶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들게 되는 보험, 하지만 가입했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도 정작 보장은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요.
생활경제에서 똑똑하게 보험에 가입하는 방법 알아봤습니다.
▶ 지난 2006년 비슷한 종류의 손해보험에 가입한 장병욱 씨.
암투병중인 장 씨는 현재 한 보험회사와 소송중이다.
▶ 장병욱/암보험 소송"동종 비슷한 보험, 유사보험을 들었는가 이런 것에 대한 것입니다.
소송 걸기 전까지는 저는 왜 소송 거는지를 몰랐어요."
▶ 보험사에서 소송을 건 이유는 장 씨가 다른 보험사에 가입한 보험내역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 장병욱/암보험 소송"저희 어머니하고 할머니하고 비슷한 1, 2년 차이로 돌아가셨거든요.
그러면 돌아가실 때 제가 나이가 50을 조금 넘어서 내 건강에 대해서나는 사실 혼자 사니까 나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게 됐죠.
그래서 내가 노후나 빚, 이런...
자녀들이 없으니까 보험밖에 없다고 판단한 거예요."
▶ 보험에 가입한 지 4개월 만에 1기 직장암 판정을 받았다, 가입한 보험내용에 따르면 매월 7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납입하면 암에 걸릴 경우 1000만원을 보장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보장은커녕 1심 재판에서 패소해 소송비까지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법원은 상법에 근거해 보험가입자가 다른 회사의 비슷한 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보험사에 미리 알렸어야 한다고 판시한 것.
▶ 김미숙 대표/보험소비자협회"다른 보험사 가입을 한 사실에 대해서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보험료를 열심히 내고 계신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그분들도 이분처럼 나중에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게 되면 다른 보험 가입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을 못 받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거죠."
▶ 수술은 마쳤지만 아직 치료중인 장 씨.
암투병과 소송을 병행하는 스트레스가 크다.
▶ 장병욱/암보험 소송 "보험을 아무리 여러 개 들어도 내가 바보였다고요.
사실은 1억짜리 한 3개 들어렸으면 이렇게 많이 들었다고 소리를 안 들을 텐데 그런데 이 액수가 보험은 많았지만 액수가 다 해 봤자 얼마 안 되거든요."
▶ 장 씨가 가입한 다른 보험사들은 대부분 보험금을 지급한 상태.
그러나 보험급을 받는 과정 역시 쉬웠던 것은 아니다.
▶ 장병욱/암보험 소송"한 6개월 넘어서 다들 받았어요,6개월 넘어서.
아무도 준다는, 주려고 하는 보험회사가 없고 와서 조사하고 그러니까 사실 내가 매우 큰 병에 걸려서 못 움직인다면 정말로 야, 보험받기 어렵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이렇게 보험회사가 계약위반을 이유로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맞서 소송이 진행중인 경우는 빈번하다.
그렇다면 장 씨처럼 보험이 무효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보험청약서에 자필서명은 필수.
자필서명이 아닐 때는 보험계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부부라 할지라도 본인이 직접 서명을 해야 하고 미성년자는 부모 모두의 서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 김미숙 대표/보험소비자협회"병원에 단 한 번이라도 가본 어떤 사실이 있거나 하시는 분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방문을 하셔서 국민건강보험 본인부담 내역서라고 하는 게 있습니다.
보험 가입하시기 전에는 그러한 서류들을 한번 점검을 해 보시고 난 다음에 내가 알릴 의무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를 검토하시고 체결을 하셔야 되는 거고요."
▶ 이전에 앓았던 질병을 알리지 않아도 보험 무효 사유가 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병명과 국민건강보험 내역서의 병명이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병원에서 작은 치료라도 받은 적이 있다면 서류상 기재된 병명을 확인해야 한다.
자필서명이 안 되어 있거나 고지사실이 불확실한 경우 가입자가 보험사에 통보해 보험무효를 주장하면 납입한 보험료와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 김미숙 대표/보험소비자협회"보험계약 청약할 때부터 하자가 있던 계약건들에 대해서는 계약자가 무효주장을 하시거나 그런 권리를 행사할수 있다라고 하는 부분들은 보험계약, 보험약관이나 이런 것, 또는 모집인이나 이런 사람들이 알려주지 않습니다.
계속 행사를 해야지, 만약에 안 하시게 되면 그냥 거저 주겠다, 보험사에.
이 얘기밖에 안 되는 거예요."
▶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그러나 허술하게 관리하면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내 건강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묵혀둔 보험증서를 한번 더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