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극제 최우수작품상!
무대미술상!
신인연기상!
6월 10일(목)~ 6월13일(일) 유스퀘어 동산아트홀
* 공연장소 : 동산아트홀
* 언제 : 2010. 6월10일~13일 목,금/7시30분, 토,일 오후5시
* 정상관람료 : 일반(대학생) 15,000원 / 청소년 10,000원
* 사전 할인예매 : 10%
- 할인가 : 일반(대학생) 13,500원 / 청소년 9,000원
- 공연문의 052-511-2446
입금계좌 농협 605056 - 56 - 014080 예금주 오성완
임급계좌 광주은행 053- 121 - 567700 예금주 오성완
조그만 간이역에서 풀어내는
그리운 사람들의 톱밥 난로같은 다뜻한 희망의 노래!!!
<사평역> 출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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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장(박규상 分) |
최가(윤희철 分) |
종구(김명대 分) |
양여사(정은희 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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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박영진 分) |
노모(이당금 分) |
미스터 정(최현진 分) |
이양댁(추말숙 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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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여자(조경란 分) |
춘심(이슬비 分) |
술취한 남자(김경곤 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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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정면으로 보이는 역 대합실. 오른쪽으로 대합실로 통하는 문. 왼쪽에 역 사무실. 사무실 뒤편을 통해 역 광장으로 나오는 문. 대합실 후면엔 철길로 향하는 문이 있고 그 양편으로 유리창. 유리창 너머로 철길을 밝히는 수은등이 세워져 있고 역 광장 오른편과 왼편에 각각 가로등이 세워져 있다. 대합실은 초등학교 교실 하나 정도의 크기이며 역 사무실 쪽에 매표구가 보이고 운임표, 열차시각 등의 표지판과 각각의 포스터와 공공 유인물들이 붙어 있다. 창문 위에는 커다란 벽시계가 걸려 있으며 대합실 중앙에 톱밥 난로가 놓여 있고 오른편으로 긴 나무 의자가, 왼쪽으로는 몇 개의 의자가 놓여있다.
줄거리
어둠이 내려앉은 가운데 눈이 내리고 있는 사평역. 대합실 한편에는 두꺼운 옷을 껴입어서인지 배가 불룩한 미친 여자가 누워있다. 역장은 난로를 살피고 조용히 플랫폼으로 나가 담배를 피운다.
역에는 막차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인다. 이양댁과 미스터 정, 양여사가 허겁지겁 뛰어온다. 조금 뒤떨어져 춘심이가 무거운 걸음으로 들어온다. 이양댁과 미스터 정, 양여사는 아직 막차가 떠나지 않았다는 말에 안도하고 난롯가에 모여 앉는다. 그때서야 사르르 녹는 몸이 간질거리면서 눈 내리는 사평의 추위를 새삼 느끼게 한다.
가로등 밑, 박씨는 담배를 피우며 떠나는 노모를 생각한다. 날씨가 험한테 하룻밤만 더 묵고 가면 안 되냐는 노모의 목소리는 그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그는 대합실로 들어와 수화기를 들어 수사과장에게 자신의 행적을 보고한다. 그 와중에도 행여 자신의 통화내용을 다른 사람이 들을까 조심하고 경계하는 눈빛이다. 이 조용한 대합실을 가르며 취객이 들어와 청산도에 가자며 주사를 늘여놓는다.
종구가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부축하며 들어온다. 밭은기침을 내며 피를 토하던 아버지와 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려한다. 미친 여자가 막차는 오지 않는다고 읊조린다. 이 때, 기차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은 허겁지겁 짐을 챙겨 플랫폼으로 나가지만, 특급열차는 서지 않는다는 역장의 외침이 무심하다.
양여사는 서울에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온 가게가 영 못 미더워 전화를 거는데, 신호음만 울릴 뿐 아무도 받지 않아 신경질이 잔뜩 나있다.
미스터 정은 딸 하나를 거닌 홀아비에 약장수다. 그는 딸을 맡긴 다방 레지에게 걱정스런 마음으로 전화를 건다. 그러나 일이 바빠 돌보지 못했다는 말에 화가 난다. 어린 딸이 굶주리며 자신을 기다리는 것을 생각하면 비어지지 않는 약 가방이 죄스럽기만 하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대합실, 박씨의 노모가 찾아 들어온다. 노모는 먹을 것과 옷가지를 보따리에 잔뜩 싸와 박씨에게 건네주는데, 박씨는 노모에 죄스러운 맘과 자유롭지 못한 자신의 처지가 비참해 괜히 노모에게 화를 내고는 밖으로 뛰쳐나간다. 노모는 그 마음을 다 이해한 듯 쓸쓸히 어질러진 짐들을 챙겨 담는다. 최노인도 종구에게 병원가면 돈이 많이 든다며 집에 가자고 보챈다. 종구는 그런 아버지의 말이 서운해 괜히 목소리가 커진다. 아버지를 생각해 빨리 장가를 들기 위해 선까지 봤는데, 잘 풀리지 않았는지 마음도 불편하다. 대합실 분위기가 멋쩍어진다.
대합실 밖, 답답한 마음에 나와있던 종구 곁으로 춘심이 다가온다. 옛사랑이던 춘심을 보자 종구 왠지 안절부절해진다. 춘심도 지금은 술집여자이면서 화장품 회사 다닌다고 거짓말하는 자신의 처지가 우스꽝스럽다. 종구 앞에 떳떳해지지 못한 춘심은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굉장히 씁쓸하고 죄스럽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고, 몸이 점점 노곤해진다. 이양댁이 자신의 짐에서 북어를 북북 찢어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북어를 팔러 다니냐는 양여사의 건조한 질문에 이양댁은 이고 진 물건들을 사람 앞에 늘여놓을 때 꼭 자신 같다는 푸념을 섞는다. 한두 잔 술이 들어가고, 기다림은 길어지자 마음까지 풀어지는지 대합실의 어색한 기운은 조금 사라져있다.
양여사는 자신히 극진히 믿고 아꼈던 사평댁이 자신의 돈을 훔쳐간 게 괘씸해 사평에 내려왔다. 그러나 아이들과 힘겹게 살아가는 그 몰골을 막상 보고 나니 측은함이 들어 자신이 가지고 간 돈을 오히려 다 주고 온 행적을 되돌아본다.
특급열차가 또 무심히 지나간다. 노모가 박씨를 붙잡으며 떨어진 수감수첩을 사람들이 보게 된다. 사람들은 지레 겁을 먹고 박씨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박씨는 그런 눈빛들을 견딜 수 없다. 사상범으로 잡힌 그는 한 때 사랑했던, 그리고 동료의 명단을 넘겨주며 배신을 했던 명희를 생각한다. 그래도 박씨를 줄곧 기다려온 노모가 있다.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측은해진다.
미친 여자의 진통이 시작됐다. 그와 함께 최노인의 기침 또한 심해졌다. 대합실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노모와 이양댁, 춘심, 양여사는 미친 여자에게 다가가 그녀를 보살핀다. 종구는 최노인이 걱정되고 불안하다. 미스터 정은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모른다. 막차 올 시간이 벌써 두 시간이 지났다. 이런 정신없는 상황에 막차가 온다. 각자의 짐을 챙기면서도 미친 여자의 진통 겪는 소리는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노모는 박씨를 와락 껴안지만 서둘러 어서 가라고 등을 떼민다. 종구는 아버지를 업고 플랫폼으로 향한다. 여자의 신음소리와 최가의 숨넘어갈 듯한 기침소리가 커지면서 조명이 꺼진다. 아기 울음소리와 종구의 ‘아부지, 아부지-’하는 긴 절규. 수은등에 눈송이가 어린다.
역장이 대합실로 들어온다. 톱밥 통을 들고와 난로에 넣는다. 서서히 어둠이 스미고 사평역의 불빛이 힘겹게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