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원익배 십단전 결승3번기 2국에서 박정환 5단이 이창호 9단을 158수만에 백불계로 물리치며 결승 3번기를 최종국까지 끌고 갔다.
1국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던 박정환 5단은 2국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진득하게 판을 짜나갔다. 취향이라 하기엔 다소 과했던 이창호 9단의 실리작전을 효율적인 공격으로 분쇄하며 1국 패배를 고스란히 돌려줬다.
바둑TV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박정환 5단의 공격이 돋보였습니다. 중앙과 우변을 계속 공격하면서 조금씩 이득을 봤는데요. 백이 우변 패를 이겨서는 흑이 덤을 내기 힘들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박정환 5단이 잘 둔 것 같네요."라며 공격으로 판을 풀어 간 박정환 5단의 국면운영을 높이 평가했다.
대국시작부터 복기 때까지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던 박정환 5단은 스튜디오를 나가면서야 환한 웃음을 지었다. 3국에서도 2국처럼 평상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조용히 드러냈다.
박정환 5단이 2국을 승리하면서 우승은 최종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최종국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8시부터 열리게 된다. 사이버오로는 최종국도 대국실 생중계로 팬들을 찾아간다.
▲'이제야 감을 잡네요~' 환한 얼굴을 하고 있는 박정환 5단.
※박정환 5단 짤막 인터뷰
일찌감치 마지막 초읽기에 몰렸다. 바둑이 어려웠나?
이창호 사범님이 미묘한 곳을 둬 받기가 어려웠다. 계속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우하귀 패를 이기는 순간 이겼다고 느꼈다.
1국에서 완패를 당했다. 박정환 5단의 바둑이 아닌 것 처럼 느껴졌는데 컨디션이 안 좋았나? 아니면 긴장을 한 건가?
연습바둑에서도 많이 지고 평소보다 좀 안 좋다는 느낌이었다. (기자: 2국을 이기면서 원래의 컨디션을 회복한 건가?) 잘 모르겠다. 평상시대로 잘 해야겠단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