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들의 지혜에서 길을 묻다: “영혼의 비움, 그리고 존재의 환희”
성득(惺得) 김영식
1. 들머리: 문명의 외적 팽창과 내면의 빈곤
동양의 성현들은 일찍이 외적 자산과 인위(人爲)에 집착하는 삶을 경계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이성을 압도하고, 물질 문명의 풍요가 극에 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현대인의 영혼은 그 어느 때보다 메마르고 파편화되어 있습니다.
인도의 대성자 라마나 마하르시(Ramana Maharshi)는 끊임없이 문명인들을 향해 “나는 누구인가(Koham)?”라는 궁극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가면(Persona), 그리고 디지털 매체가 만들어낸 가상의 욕망에 휘둘려 살아가는 현대인은 참된 자아를 잃어버린 채 집착과 불안의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문명이 바깥으로 팽창할수록, 우리는 성자들의 지혜를 통해 내면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회광반조(廻光返照)'의 인문학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2. 동양의 성현과 인도 요가 성자들이 전하는 진리
첫째, 도가(道家)의 노장(老莊)이 말하는 허무(虛無)와 허실생백(虛室生白)
『노자(老子)』 11장에는 *“진흙을 이겨 그릇을 만들지만, 그 그릇의 비어있는 수용성(無)이 있기에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또한 장자(莊子)는 마음을 비워 공간을 만들 때 비로소 순수한 지혜의 빛이 감돈다는 ‘허실생백(虛室生白)’을 설파했습니다. 마음속에 오만한 권위, 승리 지상주의, 타인에 대한 배타성이 꽉 차 있으면 영혼은 경직되고 타락합니다. 가슴속 탐욕과 경쟁의 독소를 호탕하게 터뜨리는 대소(大소)는 내 안의 묵은 때를 비워내어 우주의 빛을 받아들이는 가장 고결한 ‘허(虛)’의 실천입니다.
둘째, 불교(佛敎)의 아상(我相) 타파와 자타불이(自他不二)
『금강경(金剛經)』의 핵심 가르침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고집스러운 집착, 즉 ‘아상(我相)’을 비워내는 것입니다. 내 안의 아상이 두꺼울수록 타인을 경계하고 조롱하며 짓밟아야 할 '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나 나라는 집착을 깨뜨리는 순간, 나와 타인이 결코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무량한 공감대가 열립니다. 상대의 노력을 존중하고 함께 어우러져 웃는 상생의 스포츠맨십과 웃음은, 아상을 깨부수고 타자를 내 몸처럼 포용하는 대승적(大乘的) 자비의 다른 이름입니다.
셋째, 인도 요가 성자들의 아난드(Ananda, 본연의 기쁨)와 자아 발견
인도 고전 요가 철학의 스승 파탄잘리(Patanjali)는 『요가 수트라』에서 요가를 *“마음의 파동을 정지시키는 것(Citta Vritti Nirodha)”*이라 정의했습니다. 생각의 소음과 불안의 파동이 멈출 때, 인간은 비로소 내면에 잠재된 참된 자아인 ‘아트만(Atman)’과 만나게 됩니다.
인도의 근대 성자 스와미 비베카난다(Swami Vivekananda)는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이미 신성한 기쁨이 내재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내면의 순수한 기쁨이 바로 ‘아난드(Ananda)’입니다. 억지로 타인을 이기려 애쓰지 않아도, 내면의 오만을 비워내고 몸을 다듬어 터뜨리는 호탕한 웃음은 내면에 잠들어 있던 아난드, 즉 주체적인 존재의 기쁨을 깨우는 성스러운 요가적 수련입니다.
3. 미래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3대 요가적 비움과 체화’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미래 시대에, 나 자신을 온전히 안아주고 사랑하는 인문학적·요가적 실천법입니다.
1) ‘마음의 파동을 비우는 대소(大笑)’ – 자아 집착의 해체
가식과 오만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단전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호탕한 소리로 웃으십시오. 파탄잘리가 말했듯 마음의 온갖 집착과 불안의 파동을 순식간에 정지시키고, 나라는 아상(我相)을 깨뜨리는 가장 정직한 비움의 호흡입니다.
2) ‘신체성을 회복하는 상생 박수’ – 자타불이의 연대
가상 스크린의 환영에서 벗어나 손바닥을 마주치고 온몸을 울려 정직한 땀방울을 흘리십시오. 내 몸의 세포를 깨우는 박수와 움직임은 내가 지금 우주 속에 살아 숨 쉬는 존재임을 증명합니다. 나아가 상대를 적이 아닌 나의 한계를 확장해 주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거룩한 리스펙트(Respect)의 체화입니다.
3) ‘고요 속에서 마주하는 푸른 미소’ – 아트만(진정한 자아)의 포용
동양의 지혜는 서둘러 꽃 피우려 애쓰지 않는 자연스러움(自然)에 있습니다. 고요히 멈춰 서서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벗어나, 돋아나는 새순처럼 맑고 푸른 미소로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며 “너는 이미 그 자체로 완전하다”고 포용하십시오. 내면의 진정한 자아(Atman)를 온전히 사랑하는 성찰의 미소입니다.
4. 마침표: 푸른 평화로 걸어가는 상생의 길
학문도, 기술도, 인도의 요가와 동양의 오랜 철학도 결국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세상과 상생하기 위한 구도의 과정입니다.
알고리즘과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할지라도, 내 마음속 오만을 비워내고 타인과 체온을 나누며 호탕하게 웃어붙이는 영혼의 격조는 결코 대체될 수 없습니다.
비워낸 가슴은 우주의 빛을 담는 그릇이며, 고요히 멈춰 선 그곳이 곧 길입니다. 이제 내 안의 오만한 집착을 비워내고 호탕한 웃음과 푸른 미소를 마주하십시오. 내가 먼저 참된 기쁨(Ananda)으로 피어날 때, 나와 내 이웃, 그리고 이 사회는 혐오와 갈등을 넘어 진정한 평화와 상생의 K-문화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