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송 주교님 첫 인사
의정부교구민에게 드리는 첫 인사
+ 찬미 예수님!
의정부교구 교형자매 여러분, 그리고 수도자와 사제 여러분!
저, 손희송 베네딕토가 여러분을 직접 만나 뵐 날을 고대하며 우선 서면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2024년 3월 13일 프란치스코 교황님으로부터 의정부교구 제3대 교구장으로 임명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는 2015년 8월부터 서울대교구의 보좌 주교로, 2016년 6월부터는 교구 총대리로 일했습니다.
신부님들은 보좌나 부주임으로 있다가 본당의 주임이 되면 많이 기뻐합니다.
서울대교구에서 9년 보좌 주교로 있다가 의정부교구라는 큰 공동체의 주임이 된 저도 참 기쁩니다. 그리고 제가 새롭게 일하게 된 곳이 의정부교구라 더욱 기쁩니다. 의정부교구는 서울대교구와 한 뿌리였다가 독립했기에 이웃사촌처럼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의정부교구에 제 고향인 연천이 있어서 마치 고향으로 돌아온 듯합니다. 그래서 기쁨이 두 배, 세 배가 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제 마음 한쪽에는 두려움과 염려가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구장 주교는 보좌 주교보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고, 더 많은 고민거리가 있기에 두려움이 큽니다. 또한 의정부교구는 이웃사촌 같은 교구이고 제 고향이 속한 교구라 더 마음이 가기 때문에, 제 소임을 잘 수행해야 할 텐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부족한 도구로도 당신의 일을 하실 줄 아는 분이시고, 또한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루도록 이끄시는 분’(로마 8,28)이라는 믿음으로, 아울러 여러분의 항구한 기도에 의지하여 저의 두려움과 염려를 달래고자 합니다.
올해는 의정부교구 설정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뜻깊은 해에 하느님께서는 저와 여러분을 맺어 주셨습니다. 초대 교구장으로서 교구의 기틀을 놓아주신 이한택 요셉 주교님, 제2대 교구장으로서 교구 발전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해주신 이기헌 베드로 주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두 분 교구장님께서 잘 가꾸어 놓으신 주님 포도밭에서 저 역시 주님의 일꾼으로 성실히,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교구 공동체가 예수님의 ‘가족’이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마르 3,3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교회가 혈연이나 지연 혹은 이념이나 이익을 중심으로 뭉치는 집단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가운데 모시고 사는 당신의 가족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나의 뜻, 우리의 뜻, 세상의 뜻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보다 우선할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바에 초점을 맞추면서 예수님이 원하시는 하느님 나라의 가족 공동체를 이루어 나갑시다. 그래서 우리 교구 공동체가 세상을 좀 더 밝게 비추는 빛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강력하게 세상의 부패를 막을 수 있는 소금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치도록 합시다.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고, 성모님과 성 요셉 그리고 우리 교구의 주보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의 전구를 청하면서 저와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신앙의 여정을 걸어갑시다.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024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에
손희송 베네딕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