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의 죽음
1.
어린 시절 우리는 뛰어내렸네
내복을 입고 빨간 보자기 휘날리며
뛰어내렸네 두 주먹 불끈 쥐고
한 팔은 하늘로 나머지 팔은 옆구리 바짝 붙이고
뛰어내렸네 세 계단 네 계단 그러다 난간에서
어떤 놈은 2층에서 뛰어내려 텔레비전에도 나왔네
우리는 모두 슈퍼맨 동호회였네
우주 평화를 위해! 지구를 지켜라!
뛰어내릴 땐 발차기까지 멋지게 했네
흑백텔레비전 속 정의는 언제나 승리했네
박치기 대장 무하마드 알리 독수리 오형제
육백만불의 사나이 소모즈 원더우먼
악당을 처분하고 지구를 지켰으니
이름 하여 지구방위대! 우리는
맘껏 박차고 뛰어내렸네 모두가 S였네
2.
슈퍼맨이 쓰러지던 날
어느 날 그가 휠체어에 앉아
목각인형처럼 머리를 까딱거렸을 때
세계는 울고 있었네
모든 게 구라야 구라 뽕이야
슈퍼맨이 죽던 날 그는 말했지
이제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슈퍼맨이 되야합니다
악당들이 지구를 점령했지만
더이상 우리는 하늘을 날 수 없었네
지구의 크립톤망명정부도 해체되고
하늘을 멋지게 나는 것은 절망뿐이었네
나도 어느 날 슈퍼맨 유니폼을 입고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팔 것이네 아니면
종로에서 배트맨 옷을 입고 나를 팔까
아이가 학교에 끌려가고
아들이 군대에 끌려가도 미친 사회
날아가는 포탄을 육탄으로 막을 사내는 없었네
하지만 나는 다시 뛰었네 나를 구하기 위해
단 십 센티의 높이라도 중력을 박찼네
심장의 핵융합발전소리 웅웅거렸네
그의 말처럼 나는 슈퍼맨이네 아직도 S라네
잘 가라 슈퍼맨 두 주먹 불끈 쥐고
안녕!
3.
지구의 저녁은 화성보다 붉네
지구망명정부 12년 봄 상계동 옥상
소리 없는 학살로 도시는 흥건했네
슈퍼맨이 떠난 뒤 세상의 S도 잠적했지
나는 지하 선전대의 단파 마이크를 잡네
'2007년 4월 19일 여기는 지구방위대 자유의 소리
슈퍼맨은 갔습니다 더 이상
지구를 거꾸로 돌릴 순 없습니다 그러나
S여 다시 두 주먹 불끈 쥐십시오 우선
당신 자신을 구하고 지구를 구합시다
게릴라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참새처럼 출몰하고
어둠 속에선 민들레처럼 레이다를 폅시다
바람과 나무들이 번쩍이는 거리!
파란 하늘 핵융합발전소 햇살이
쏟아집니다 슈퍼맨은 살아있습니다
주파수를 맞추십시오 S여 눈부신 S여
꽃의 폭발이 신호입니다 웅웅웅
지구의 자전과 함께 당신의 심장도 핵에너지가
고동칩니다 망토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슈퍼맨이 부활했습니다'
그리고 전면전이 시작되었네
슈퍼맨의 죽음 (원본)
1.
어린 시절 우리는 뛰어내렸네
내복을 입고 빨간 보자기 휘날리며
뛰어내렸네 두 주먹 불끈 쥐고
한 팔은 하늘로 쭉 뻗고 나머지 팔은 허리에 바짝 붙이고
뛰어내렸네 세 계단 네 계단 그러다 난간에서
어떤 놈은 2층에서 뛰어내려 텔레비전에도 나왔네
우리는 모두 슈퍼맨 동호회였네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뛰어내릴 땐 발차기까지 멋지게 하곤 했네
흑백텔레비전 속에서 정의는 언제나 승리했네
박치기 대장이 있었고 무하마드 알리가 있었지
육백만불의 사나이 소모즈 원더우먼이 나타나
악당을 처분하고 지구를 지켰으니
이름 하여 지구방위대! 우리는
맘껏 지상을 박차고 뛰어내릴 수 있었네
모두가 S맴버였네
2.
슈퍼맨이 쓰러지던 날
어느 날 그가 휠체어에 앉아
목각인형처럼 머리를 까딱거리고 있을 때
세계는 울고 있었네
모든 게 구라야 구라 뽕이야
슈퍼맨이 죽던 날 그는 말했지
이제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슈퍼맨이 되야합니다
악당들이 지구를 점령했지만
그는 하늘을 나는 법도 가르쳐주지 않았네
지구의 크립톤망명정부도 해체되고
하늘을 멋지게 나는 것은 절망뿐이었네
나도 어느 날 슈퍼맨 유니폼을 입고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팔 것이네 아니면
종로에서 배트맨 옷을 입고 나를 팔까
아이가 미친 학교에 끌려가고
아들이 미친 군대에 끌려가도 미친 사회
날아가는 포탄을 육탄으로 막을 사내는 없었네
하지만 나는 다시 뛰었네 나를 구하기 위해
단 십 센티의 높이라도 중력을 박찼네
심장의 핵융합에너지가 웅웅거렸지
그의 말처럼 내가 슈퍼맨이니까 아직도 S니까
잘 가라 슈퍼맨 두 주먹 불끈 쥐고 잘 가라
3.
지구의 저녁은 화성보다 붉네
지구망명정부 12년 봄 상계동 옥상
소리 없는 학살로 도시는 흥건했네
슈퍼맨이 떠난 뒤 세상의 S도 잠적했네
나는 지하 선전대의 단파 마이크를 잡네
2007년 4월 19일 여기는 자유의 소리, 슈퍼맨은 갔습니다
더 이상 지구를 거꾸로 날아 시간을 돌릴 순 없습니다
세상의 S여 다시 두 주먹 불끈 쥐십시오
우선 당신 자신을 구하고 지구를 구합시다
하늘에서 쏘아진 참새가 게릴라처럼 출몰하고
도시의 틈에선 민들레가 레이다를 폅니다
바람이 나무마다 번쩍입니다 봄입니다
파란 하늘 태양이 핵융합의 폭발로
눈부시게 쏟아집니다 슈퍼맨은 살아있습니다
S여 당신도 이 발신음을 들었습니까
S여 눈부신 S여 폭발을 신생의 꽃을 봅니까
웅웅웅 지구의 자전과 함께 당신의 심장엔 핵에너지가
고동칩니다 이제 망토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슈퍼맨이 부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