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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서해의 보석같은 열도(列島)인 고군산도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로 이어지는 고군산도는 첫 섬인 신시도까지 배타고 1시간30분이 걸렸으나 새만금 방조제가 생기고 연륙교가 잇따라 준공된 이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가 됐다.
특히 2022년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이 아시아에서 가장 과소 평가된 숨은 명소중 하나로 고군산도를 꼽으면서 탐방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굳이 CNN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고군산도는 감탄사를 이끌어내는 이국적인 비경이 곳곳에 산재해있다.
고군산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장 손쉽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대장봉이다. CNN에 등장하는 고군산군도의 대표 이미지도 대장봉에서 내려다본 섬 풍경이다.
고군산도가 활기를 띠면서 주목을 받고있는 섬이 방축도다. 대장봉에서 내려다보면 손에 잡힐듯 가깝다. 독립문 바위로 유명한 섬이다. 대장봉이 있는 장자도매표소에서 뱃길로 20분이면 도착한다.
가을의 길목인 지난 7일 답사를 겸해 방축도를 다녀왔다. 고군산도의 매력에 흠뻑 빠져 그동안 수차례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장자도 걷기길을 모두 섭렵했으니 방축도를 안 가볼수 없었다. 마침 방축도는 2022년 행정안전부가‘찾아가고 싶은 여름섬’으로 꼽은 곳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밝히자면 살짝 아쉬웠다. 무엇보다 여름엔 가급적 가지 말것을 권하고 싶다. 행안부 담당 공무원은 여름에 방축도를 가보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독립문 바위와 동백꽃이 이 섬의 뷰포인트이지만 동백꽃은 볼 수 없다.
더구나 여름에 동백터널의 오르막 데크길을 오르는 것은 ‘고행(苦行)’ 수준이다. 숲 그늘이 적어 땡볕에 지친다. 다만 동백꽃이 피는 1월부터 4월까지라면 좋은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방축도로 가는 배는 군산여객터미널과 장자도 매표소에서 출발한다. 탐방객들은 주로 여객 운임이 저렴하고 시간도 25분밖에 걸리지 않는 장자도 매표소를 이용한다.
섭씨 32도의 늦더위에 햇볕이 강렬한 주말 장자도매표소에서 10시40분 여객선을 승선하니 11시5분쯤 방축도에 도착했다. 이 섬에 가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다. 트레킹 아니면 바다낚시다.
트레킹코스는 10여 가구 안팎의 마을을 지나 등산로 나무데크길~독립문 바위~출렁다리~광대도 동백터널 오르막길이다. 대략 풀코스를 돌으면 왕복 4km 남짓으로 짧지만 오르막 구간이 많아 만만히 보고 걷다가는 진땀을 흘리게 된다.
마을길을 따라 500m를 걸으면 방축큰산으로 진입하는 데크길이 보인다. 독립문 바위까지 절반은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절반은 가파른 오르막이다. 테크길은 바다쪽으로 울창한 동백나무에 가로막혀 그늘은 있지만 섬트레킹의 특유의 ‘바다뷰’를 감상할 수 없다.
선착장에서 성인걸음으로 30분이면 독립문 바위가 보인다. 이 섬의 시그니처 풍경이다. 좌우로 길게 이어진 거대한 바위 한가운데 마치 독립문처럼 뻥 뚫린 모습은 경이롭다. 독립문 바위로 가까이 가려면 산 중턱 데크길에서 한참 내려가야 한다.
독립문 바위를 감상한뒤 다시 테크길을 올라가면 바로 옆 광대도와 연결하는 출렁다리가 등장한다. 출렁다리를 건너 독립문 바위쪽 전경이 그나마 이 섬에서 가장 볼만한 곳이다.
이곳에서 오르막데크길로 광대도(해발 127m) 정상으로 이어지는데 그 길 이름이 동백터널이다. 붉은 동백꽃이 절정의 시기라면 힘들어도 오를만 하겠는데 무더위에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데크길은 제멋대로 뻗은 나무가지가 가로막지 않으면 사람이 거의 안다닌듯 거미줄이 잔뜩 쳐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비지땀을 한바가지 흘리며 정상 끝까지 오른다해도 바로 옆 ‘말도’만 선명하게 보일뿐 고생을 보상할만한 풍경도 없다.
다시 내려와 선착장으로 가는 시간은 40분이면 족하다. 방축도에서 장사도매표소로 가는 여객선의 승선시간은 오후 2시25분. 사람들은 1시40분쯤이면 햇볕이 따갑지만 그늘도 없는 선착장에 도착해 40여분간 배를 기다리게 된다.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먹을 만한 편의점이나 카페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
탐방객들마다 방축도를 걷고난 소회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함께 걸은 경기도 동탄의 등산동호회에서 온 회원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으니 실망스런 눈치가 역력했다. 아마도 더위탓일 것이다. 보는 눈은 비슷하다.
코스가 단순하고 단조롭다보니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없었다. 샘끄미해변과 모래미해변이 이정표에 있지만 작고 볼품이 없어 바다를 많이 가본 사람들에겐 다소 싱거울터다. 다만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펴 온산이 불게 물들때 온다면 느낌이 다를지 모른다.
첫댓글 솔직히,
해안도는 초겨울과 초봄 사이에 다니는걸 추천 드립니다,
열폭에 그늘을 만들어줄 그 무엇도 없으며
바다물빛의 반사광으로 인해 두배는 더 익어갈테니 말이죠.
맨끝 말도부터 보농도 명도로 오는코스는 넘 먼가요 말도에 내리고 다시 배탈땐 명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