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기사의 치질 발병률이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치질 발병률인 40~50%를 훌쩍 넘는 69%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송도병원이 7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서울시내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응답자 321명 중 치질 수술을 받은 경우는 14%(46명), 항문부분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가 55%(177명)로 총 69%(223명)가 항문질환이 있거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치질수술을 받은 경험자를 제외한 276명 중 ‘자신이 치질이라고 의심된다’고 답한 사람은 34%(93명)였지만, 배변시 출혈이 있거나(22%, 61명) 항문주위 살 튀어나옴(14%, 40명), 항문주변 통증(10%, 29명), 항문주변 가려움증(27%, 47명)등 항문질환 이상 소견이 있는 사람은 총 177명(복수응답자 있음)으로 무려 64%에 달했다.
설문에 참가한 321명의 택시운전기사들은 하루 평균 11.1시간 운전하고 있었으며, 이 중 46%(149명)은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습관적으로 대변을 참고 있었다.
이종균 서울송도병원 이사장은 “택시기사의 경우 평소 규칙적인 대변습관을 기르지 않으면 변의를 느낄 때 참을 수밖에 없어 항문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앉아있는 시간이 길고 움직임이 제한된 공간에 있기 때문에 골반 쪽에 울혈이 잘 생겨 다른 직군보다 상대적으로 치질 발병률이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균 이사장은 “택시기사뿐 아니라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은 푹신한 의자보다 딱딱한 의자가 오히려 항문 질환 예방에 좋으며 변의를 참는 것은 변비의 원인이므로 변의를 느끼면 바로 화장실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 등으로 몸을 움직여 장도 함께 움직여 변비를 막고 항문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며 “항문 쪽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낄 시에는 부끄러움 때문에 질환을 방치하여 시기를 놓치지 말고 조기에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