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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12.02 |
까르띠에 팬더 반지 |
고대 이집트의 상형 문자에 나타나는 새에서부터 올해 여름 덴마크에서 발굴된 1,300년 된 바이킹의 동물 모양 투구에 이르기까지, 동물 디자인 주얼리의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몇 세기에 걸쳐 동물 이미지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으며, 일부 문화의 경우 문신의 소재로사용되었으나 궁극적으로는 디자이너 및 바이어 모두에게 있어 재미난 태피스트리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일부 브랜드들은 특별한, 상징적인 동물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예를 들어 까르띠에의 팬더와 불가리의 뱀 등), 일부 브랜드들은 디자인 모티브의 범위를 (가까운 자연 서식지 내에서 상상 가능한) 코끼리에서 팬더곰, 잠자리, 벌 등에 이르는 다양한 동물들로 넓혀 놓았다. 이는 고대 전통에 새로운 멋을 가미한 것이다.
까르띠에의 이미지 및 전통 유산 부문 팀장 Pierre Rainero는 “그리스 로마인들은 팬더의 머리나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동물의 머리 등을 가지고 있었으며, 동물들은 언제나 용기와 사회적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19세기 말 경, 동물 주얼리는 사회적 여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꽃은 괜찮았다. 꽃의 경우 여성적이라고 여겨졌고, 여배우나 매춘부 등의 부류만이 동물 문양을 하고 다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90년대의 아르누보 시대를 시작으로 20세기 들어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동물 문양은 수십 개의 브랜드를 통해 수백 가지의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예를 들어 부쉐론은 고슴도치, 해마, 여우 원숭이, 부엉이, 홍학 등의 섬세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부쉐론의 일부 시계 라인의 경우 시계 문자반 윗부분에 개구리가 엎드려 있다. 부쉐론의 새로운 Nuri 반지(인도네시아어로 앵무새라는 뜻이다)는 몸통에는 페어 쉐입의 핑크 사파이어를 박고, 날개와 벼슬 부분에는 블루, 바이올렛, 핑크 사파이어를 파베 세팅하고, 머리 부분에는 다이아몬드와 두 개의 바이올렛 캐보션 사파이어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반지이다.
부쉐론의 디자인 팀장 Claire Choisne는 “우리 동물 디자인의 특징은 우리 컬렉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동물 컬렉션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그날 그날의 감정, 기분, 스타일에 따라 착용할 동물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착용자들의 개인 생활로 들어가 보는 것이야 말로 모든 주얼리 디자인의 핵심이며, 몇몇 브랜드들은 특별한 문화(동물들의 신묘한 힘을 믿었던 고대 종교 등)를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도의 유명 주얼리 브랜드인 자이푸르 소재 Amrapali는 실제로도 존재하고 힌두교 신화에도 등장하는 인도의 동물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 Amrapali의 영국 및 유럽 지역 사업 부문장Sameer Lilani는 “우리 회사의 경우 대규모 주얼리 브랜드와는 경쟁이 안된다. 때문에 우리는 특별하고 과감한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에메랄드와 탄자나이트, 루비를 풍부하게 사용하는 방식이다. 블루 사파이어는 전통적으로 왕실이나 귀족 가문만이 착용할 수 있었으나 옐로우 사파이어는 모든 사람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보석이다. 때문에 우리는 옐로우 사파이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주로 과감한 컬러를 중심으로 한 동물 디자인이며, 이는 인도의 전통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만들어 주었다.
거의 모든 문화에 있어 동물 주얼리는 오랫동안 부와 고귀함을 상징해 왔다. 때문에 캐나다 노스웨스트테러토리즈 주의Floyd K. Roland 주지사가 2011년에 북미 지역을 처음 순방한 영국의 윌리암 왕세손과 캐더린 왕세손비를 영접하면서 해리윈스턴의 북극곰 다이아몬드 플래티넘 브로치와 이와 세트를 이룬 커프스링크 세트를 선물한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까르띠에의 Rainero는 “1920년대 말과 1930년대 초 무렵부터 숙녀들이 새 등을 비롯한 동물 디자인을 착용할 수 있게 되었다. 1930년대 말에는 모든 곤충, 잠자리, 풍뎅이 등을 재미있게 응용하게 되었다. 50~60여 년 전의 이러한 사람들 덕분에 이제는 제한이 없어졌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모든 방식을 동원,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파스텔 톤의 재미난 디자인도 악어 모양의 팔찌 시계도 있다. 이러한 자유야말로 진정 현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는 동물 디자인을 더욱 과감하게 만들어 주었다.
까르띠에의 팬더는 초기의 매력적인 상품의 한 예이다. 카니예 웨스트는 올해 초에 당시 약혼 전이었던 킴 카다시안에게 7만5천 달러 상당의 까르띠에 팬더 팔찌를 선물했다. 이는 매우 상징적이다. 팬더는 무의식적으로 우아하면서도 사납고, 또 독립적인 동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 모든 특징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선물이었다.
인도의 경우 또 다른 거대하면서도 우아한 고양이(호랑이를 뜻함) 역시 대표적인 동물이지만, Lilani는 Amrapali를 대표하는 디자인이 호랑이가 아니라 공작이라고 말한다. 공작은 여러 디자인으로 형상화되었다. 예를 들어 소매가 5만 달러의, 공작 두 마리가 반구형의 첨탑들을 지키고 있는 디자인의 골드, 실버, 다이아몬드 팔찌(이 디자인은 작년에 출시되었을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등이다. Lilani는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있다. 인도의 경우 동물은 많은 것을 상징한다. 다른 문화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예를 들어 새 혹은 신화 속의 동물 등이 그렇다. 우리는 물론 호랑이 디자인도 사용한다. 하지만 이보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싶었다. 인도의 국조는 공작이다. 공작은 우아함, 아름다움, 지성 등을 상징하며, 우리는 이를 완전히 다르고 특별한 디자인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물 디자인에는 한 국가의 문화, 종교적 전통, 혹은 예쁜 동물을 여러가지로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때로는 매우 개인적인 사건이 가미되기도 한다.
까르띠에의 팬더는 에드워드 8세와 (그가 결혼하기 위해 영국의 왕위를 버렸던) 이혼녀였던 월리스 심슨의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에드워드 8세가 그녀에게 선물한 팬더 팔찌는 2010년 경매에서 730만 달러(450만 파운드)에 판매 되었다. 부쉐론의 경우, 그 가치가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사랑을 상징하는 동물 디자인이 있다. Choisne는 “부쉐론의 창업주인 Frederic Boucheron은 뱀에 끌렸으며, 뱀에 보호 특성이 있다고 믿었다. 하루는 여행을 떠나게 되어 그 전날 아내인 Gabrielle에게 자신이 없는 동안 그녀를 지켜 줄 뱀 목걸이를 선물했다. 그 때부터 뱀은 부쉐론의 상징적인 디자인이 되었다. 그 상징성은 계속될 것이며, 앞으로 어떤 주얼리와 컬러가 나오든,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 뉴욕 타임즈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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