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재즈라 하면 수준 높고 따분한 마치 클래식 음악의 그것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얼마 전의 나처럼...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가 있듯이 재즈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아무리 가요와 팝음악이 귀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도 편하게 들을 수 잇는 재즈가 있으며,
모든 과정에는 순서가 있듯이 음악도 자기 취향에 맞춰서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난 생각한다...(이런게 정석이 아닐까...)
그렇다고 재즈가 수준 높은 음악이니, 이 정도는 돼야 음악이지라고 으스대며 쥐뿔도 모르는게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용히 듣던 음악이나 들으면서 우유나 마셔라..
Style #1.....Acid Jazz in Fusion
메탈음악의 장르가 4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사실, 장르(Genre)라는 것은 평론가들이나 청취자들이 자기스타일의 음악을 고르기
쉽게 하기 위한 일종의 필요악적인 방편이라 생각한다...
음악을 느끼는 데 있어서 필요한 건 오로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을 찾는 직감력과
그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감정이면 족하기 때문에...
메탈과 마찬가지로 재즈를 포함한 어떠한 스타일의 음악이든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수십 혹은 수 백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말 재즈같은 재즈도 있으며 이게 재즈야?
라고 생각할 만큼 락/팝 스타일의 재즈도 있다.
70년대 이후에는 그런 crossover적인 여러 장르를 섞은 Fusion이라는 형태의 재즈가
발달했는데 말 그대로 스탠다드가 아니기에...Acid Jazz역시 엄밀히 말하면 이 퓨전
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생각할 수 있다.
Style #2....This Is Acid Jazz
애시드(acid : 환각제, LSD)라는 말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애시드재즈(acid jazz)는 일반적으로 환각적인 음악을 일컫는 애시드 뮤직(acid music)하고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애시드 뮤직의 키워드는 '사이키델리아(psychedelia)'가 아니라 '그루브(groove)'다.
생성과정을 살펴볼 때 애시드 재즈는 언더그라운드 댄스 클럽이나 DJ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흑인 음악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점에서 하우스 뮤직이나 테크노와도 구별되며 가사보다는 리듬에 치중한다는 점에서 힙합하고도 구별지을 수 있다. 한마디로 애시드 재즈는 FUNKY뮤직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는 음악 스타일인 것이다.
애시드 재즈라는 용어 자체는 88년경에 처음 나타났는데 이것은 런던에서 자신의 라디오 스테이션을 가지고 있었던 클럽 디제이 출신의 Gilles Peterson과 Eddie Pillar가 주축이 되어 세운 한 독립 레이블의 이름이었다. 피터슨은 당시 영국의 클럽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던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 붐을 빈정거리는 투로 비꼬아 회사이름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다....
이 회사에서 발매된 일련의 컴필레이션 앨범들에는 '레어 그루브(rare groove)'라고 부르는 스타일의 음악들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난 들어본 적 없다...그렇게 들었을 뿐) 레어 그루브라고 하는 것은 70년대에 유행 했었던 Jazz와 Funk가 믹스된 음악을 80년대 영국인들이 부활시킨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걸쳐 다양한 애시드 재즈 아티스트들이 나타났는데 이들의 음악에 주요한 요소는 재즈와 Funk였지만 거기에 소울이나 라틴음악 그리고 힙합의 요소들도 많이 드러나고 있었다. (내가 다시 읽어도 어렵다..ㅡ.ㅡ;;)
그렇다면 일반적인 크로스오버적인 음악에다가 클럽에서 나오는 그런 펑키한 음악인데 왜 굳이 재즈라는 이름을 붙였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없으면 죄송하다..) 그거야 처음 명칭 붙였던 사람을 잡아다가 취조(?)를 해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연주의 패턴과 아이디어, 악기편성 그리고 샘플링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면에서 Jazz의 그것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그럼 애시드 재즈와 애시드 재즈가 아닌 것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느낌을 믿는거다. 가장 대표적인 애시드 재즈 밴드의 음악을 기준으로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애시드 재즈다...(너무 무책임한게 아닌지 몰라도 난 그렇게 구분한다...ㅡ.ㅡ;;) 사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장르구분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기에 이런 구분법은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들을때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걸까..)
Style #3......What The Funk?
도대체 애시드 재즈라는 장르에서 말하는 Funk라는 단어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Funk란 원래 흑인들의 속어로 性적인 흥분상태일 때 만들어지는 냄새를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말의 형용사형인 Funky는 블루스, 재즈, 록의 감각적 스타일을 말할 때 사용되는데, 따라서 Funk(Funky)란 음악의 장르가 아닌 스타일이며 요소이다. 내가 생각하는 재즈 속에서의 Funk는 일반적인 박자를 한번이나 그 이상 꼬아서 어깨가 들썩일 정도의 흥겨운 박자와 리듬으로 바뀐 정도라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이건 나의 생각이고 각자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다. 욕하지 마시길...^^;;)
그런데 이 같은 Funky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Godfather of Soul이라 불리우는 한 사람을 거론해야한다. 그는 바로 James Brown이다. 그의 애칭처럼 그는 소울의 아버지이기도 하지만 Funky의 아버지이기도하다. 그의 명곡인 Soul Power를 Maceo Parker의 공연실황 버전으로 소개하려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Funk라는 스타일에 대하여 이해할수 있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Style #4.......Various Artists in Acid Jazz
이제 애시드 재즈 아티스트들을 약간 소개할까 한다..
벌써 이 분야에서 관심있는 사람이다면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팀은 바로 JK(Jay Kay/Jason Kay)를 프론트맨으로 내세우는 밴드인 자미로콰이(Jamiroquai)다. 이 자미로콰이를 포함하여 스테레오 엠씨(Streo MC's),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er Quartet), 브랜 뉴 헤비스(The Brand New Heavies), 그루브 콜렉티브(Groove Collective), 갈리아노(Galliano) 같은 팀들은 라이브를 위주로 활동하였다. 반면 라이브 보다는 스튜디오 작업에 치중하는 팀들도 있었는데 팜 스킨 프로덕션(Palm Skin Productions), 몬도 그로소(Mondo Grosso), 아웃사이드(Outside) 그리고 유나이티드 퓨쳐 오거니제이션(United Future Organization/일명 UFO)등이다..
이들 중 몬도 그로소와 유에프오는 일본의 애시드 밴드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정말 일본이라는 나라는 음악적 토양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점이 부러울 뿐이다.
나중에 이 곳에 소개하고픈 퓨전 밴드인 티-스퀘어(T-Square)와 그 유명한 카시오페아(Casiopea) 그리고 그 이후에 주목받고 있는 디멘젼(Demension)같은 팀이 왜 우리나라에는 존재 하지 않을까....*현재 웨이브(Wave)라는 밴드가 활동중이긴 하지만 아직 활동의 범위가 미약한 점에서 아쉬울뿐이다. 이야기가 다른곳으로 빠진 것 같다...(죄송합니다..ㅡ.ㅡ;;)
최근에 아직 앨범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상으로 우리나라의 애시드 밴드가 활동중인데 미국에 유학중인 학생들이라 한다. 밴드명이 클래지콰이(Clazzyquai)인데 자미로콰이를 따라한건지는 나도 모른다. 암튼 이 곡 역시 첨부파일로 올릴테니 감상하고 직접 느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Mr. Salesman-약간 무언가 빠진듯한 사운드의 곡이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시니컬한 보컬도 괜찮은 듯 하다.)
사실 애시드 재즈는 북유럽 쪽에서 강세를 나타내지만 그들의 음반을 구하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클럽문화가 발달한 홍대입구 일대에 있는 클럽들처럼 그 클럽에서 틀어주는 곡들을 자신의 클럽에서만 판매하듯이 애시드 재즈곡들이 클럽뮤직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리 많은 뮤지션들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못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90년대 초반부터 애시드 재즈풍의 음악이 강세를 나타내자 일부의 기존 재즈 뮤지션들이 모여 Funky한 애시드 풍의 곡들을 가끔 연주하는 걸 접할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컴필레이션 음반들을 종종 마주칠 때마다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미국의 재즈 레이블로 유명한 블루노트(Blue Note/처음에는 Bar로 시작한 레코드회사)와 Ubiquity등의 레이블에서 애시드 재즈 뮤지션을 발굴해 주는데 음악적 목마름(?)을 해결할 따름이다.
20세기 말에 이르러 많은 문화적 분야에서 과거의 것, 기존의 것에서 굵은 Theme를 가져와 몇 가지의 아이디어를 첨가해 쉽게 가공해내는 문화상품들이 범람하고 있다. 음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오랜 세월 갈고 닦아야 하는 작업들은 찾아보기 힘들어진게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애시드 재즈도 순수 재즈분야의 상업적 타락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고 지금도 어느정도 그러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애시드 재즈는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시작된, 재즈라는 장르의 대중에 대한 상업적 접근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다.(인용한 글이라 그런지 무지 어렵다..ㅡ.ㅡ;;) 애시드 재즈는 클럽 DJ들이 그들의 다양한 음악적 지식과 경험을 Groove한 느낌을 강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음악이며, 그 후에 그러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근본적으로 흥겨우며 심각하지 않은 음악인 것이다.
epilogue....
지금까지 허접한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마음 같아서는 장르 설명이 아닌 직접 수많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설명이 아닌 느낌으로 전달해주고픈 심정이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처음에는 이 수많은 애시드 밴드들을 내가 아는 정도에서 모두 소개하고 팠지만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작업이란 여란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번 깨달았고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난 재즈 매니아가 아니다. 단지 음악이라는 문화의 한 줄기를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모든 장르(종류)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아는 것도 별로 없는 내가 어쩌다가 재즈라는 코너에 글을 쓰게 되었는지 글을 마치는 지금까지도 얼떨떨 할 뿐이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신 Camel님께 감사 드린다.
문화라는 인류의 산물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일이다. 특히 음악이라는 한줄기를...
다시한번 말하고 싶은 건 편식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장르를 생각하지 말고 음악 자체를 느끼고 즐기라는 말이다...음악은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