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필요한 것은 ‘이 순간’
변화할 수 있는 삶
법사: 성효 스님(제주 관음사 주지)
살아 있는 것이 무엇인 줄 모르며, 죽은 것이 무엇인지 또한 모릅니다. 무엇을 말할지 참으로 암담합니다. 다만 서로서로가 의지하는 모습이 그저 신비롭기만 합니다. 물질과 물질이 형태를 달리하니, 참으로 소란스럽습니다. 욕심은 하늘을 찌르고 생명을 파리, 모기 다루듯 하니 어쩌란 말입니까.
우리 주변의 ‘지옥’
골목골목마다 있는 식당에 메뉴를 보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유쾌한 마음이 없습니다. 자비의 눈으로 한번 보아 주십시오. 지금부터 여러분들을 지옥으로 안내합니다. 기름에 튀기기, 오랫동안 삶아 먹기, 뜨거운 숯불에 굽기, 피 빼먹기, 생살 뜨기, 펄펄 끓이기 등 우리가 살아가는 거리가 그대로 지옥의 풍경이 아니겠습니까?
어느 절 탱화에서 본 지옥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합니다. 내가 자행하며 떳떳해 하는 일들이, 그 그림 속의 모습들이 바로 내 자신이라면 그대로가 지옥 악귀들의 자화상이 아닌가 합니다. 그들의 입장에 서니 참으로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누구인가 살펴봅시다. 보통 사람은 죽은 지 100년 뒤에나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나게 됩니다. 물론 악업을 많이 지은 사람들은 이 기간이 더욱 길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인간 몸 받아 다시 태어나기까지 어디서 무엇을 할까?’ 궁금하시겠지요. 걱정 마십시오. 이 100년이라는 기간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평생 동안 당신의 배를 채운 생명체에게 빚을 갚아야 합니다. 소로, 돼지로, 개로, 물고기로, 뱀으로, 사슴으로, 개구리로, 해삼으로, 멍게로, 뱀장어로, 민물장어로, 붕어로, 잉어로, 메기로, 참치로, 대구로, 광어로, 닭으로, 오리로, 말로, 염소로, 지네로, 가재로, 피라미로, 오소리로, 바다의 모든 어류로, 하늘을 나는 조류로, 육지의 모든 짐승으로.......먹는 만큼 다시 그것으로 태어나 빚을 갚아야 하니 100년도 짧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내 입에 들어온 그들은 누구일까요? 표면적으로는 돼지인데, 그 영혼은 누구일까요? 바로 여러분들의 조상님들이며 일가친지들입니다. 매우 무서운 일이며,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채식을 통해 맑은 몸 맑은 마음이라야 부처님 앞에 그나마 설 수 있는 것입니다. 채식하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닙니다. 매우 큰일입니다.
채식이 아닌 육식 중심의 서구 문명은 인간의 배를 채우기 위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숲을 베어 내고 소를 키우는 목장 지대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육식이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이라고 합니다. 축산업은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방출한다고 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에 의하면 ‘가축 폐기물과 목축장 폐기물에서 배출되는 오수는 전 인류의 활동으로 배출되는 오수의 양보다 많다’고 합니다. 육류를 기반으로 한 식단은 채식 기반의 식단보다 10~20배의 더 많은 토지를 소모합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과 대두의 거의 절반가량이 가축의 사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70퍼센트가 축산 농장과 사료로 쓰이는 작물을 기르기 위해 벌목되고 있습니다.
참회와 수행이 필요한 시점
우리가 사는 지구는 지금 온난화를 겪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섬이 가라앉고 지구가 더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극곰이 살 곳이 없어지고 아름다운 사계절이 없어집니다. 불규칙적인 폭우로 인명 피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구의 한 곳이 홍수로 피해를 입는 반면, 한쪽은 물 부족으로 인한 극심한 가뭄과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구온난화는 바로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오늘날 지구온난화 문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온난화 문제가 이처럼 초미의 전 지구적 관심사로 등장하는 것은, 인간이 지금과 같이 자원 소모적인 경제개발을 가속화하고 물질 낭비의 생활방식을 지속한다면 머지않아 인류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절박함을 직접적으로 느끼기 시작했기
ㄷ문입니다. 오늘날의 환경문제는 포괄적이고 전 지구적이며 상호 연계적이라는 것에 더욱 심각성이 .있습니다.
이제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깊이 사유해야 합니다. 불자로서 자신 있는 모습으로 살아갑시다. 부처님 앞에 떳떳한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참회진언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나로 인해 목숨 잃고, 상처 입고, 마음 아픈 모든 영혼을 향해 참회해야 합니다. 부지런히 참회하며 오계와 십선계를 지키고자 할 때 무수한 공덕이 돌아오게 됩니다. 몸에 병이 사라지며, 마음이 평화롭고, 생각이 깊어지며, 진정한 행복을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자비의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동안 그들에게 참회해야 합니다.진정으로 참회하며 방생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 성숙한 삶으로 변화한다면 좋은 곳에 빨리 태어날 것입니다. 착하게 수행을 열심히 하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우리 인간을 포함한 이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이 서로 돕고 있기에 편하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자살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나무 한 그루를 죽이고, 동물 한 마리를 죽일 때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작은 일부를 끊임없이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동쪽에서 일어난 작은 바람이 서쪽에서는 큰 태풍이 되어 상처를 남갑니다. 오늘날 인간의 이기적 편안함을 위한 욕망은 내일의 황량한 지구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조그만 공간에서 밀폐되어 사육되는 짐승들의 슬픔은 먼 훗날 우리에게 커다란 아픔으로 되돌아옵니다.
초기경전에 보면 사람들이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현자(賢者)들은 고통이라 말하며, 사람들이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현자들은 기쁨으로 여깁니다. 수행자의 기쁨은 비우고 또 비워 내는 것입니다. 재물, 색, 음식, 명예, 수면의 오욕(五慾)과 탐. 진. 치 삼독(三毒)을 비워 내지 못하면 부처님과는 점점 멀어질 뿐입니다. 이것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 변하는 자가 진정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변할 수 있는 자비 보살이 됩시다.
우리는 항시 더불어 존재하는 한 물질일 뿐, 우월한 절대적 존재가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떠날 대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 누군가 그 길을 따라올 것입니다. 우리의 조그마한 물질에 대한 욕망과 탐닉이 지구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인간의 욕망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강에서는 물이 흐르고,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열리며, 숲에서는 지구를 살리는 나무가 자라나고, 새는 거기에서 노래하며, 인간은 한 걸음 더 영적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는 푸른 별 지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시대 스님 열여덟 분이 들려주는 희망 법문
「봄바람에 피지 않는 꽃이 있으랴」/ 11,000원/ 불광출판사 中에서
첫댓글 참회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일요법회 원고를 올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오늘부터 열심히~~ 밀린 원고를 모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