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온통 제주도에 가있으니 제주도 날씨도 매일 체크하게 됩니다. 제주도는 장맛비가 시작되었습니다. 큰비가 내린다고 하니 피해서 돌아온 건 다행입니다. 이 달에만 벌써 제주도 두 번 다녀오고 용인으로 영흥도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일정들때문에 몸은 파김치같습니다.
그래도 영흥도에서는 한참 각가지 농작물 거두어 들이는 철이라 하나하나 모두 귀해서 알뜰살뜰 챙겨 뭐래도 만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총각김치가 되었던 열무김치가 되었던 오이소박이가 되었던 지금 준비해놓으면 제주도에서도 요긴하게 먹겠다싶습니다.
시금치 깻잎 오이도 너무 넘쳐나서 김밥에 이 세가지를 듬뿍 넣어 말았더니 그야말로 건강김밥이 됩니다. 국사봉 등산오면서 싸가지고 왔더니 맛도 그만입니다. 여기도 장마비가 가까와져서 그런지 습기가 몸을 휘휘 감습니다.
지나가야 될 것들은 빨리빨리 치루는게 낫겠지요. 겪어야 될 장마라면 때맞춰 맞이해서 잘 보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작년에 엄청난 폭우에 섬인데도 불구하고 영흥도조차 침수사고가 있었는데 지리학적으로 제주도는 물빠짐이 좋은 섬이라 침수나 홍수는 잘 나지않습니다. 구조적으로 잦은 비를 잘 처리하도록 자연의 볼록형 배수구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 합니다.
침수사고는 역시 도시의 전유물입니다. 도시란 구조 속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편리한 문명의 지대를 끊임없이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연의 길을 바꾸고 인위적 구조물을 끼워놓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는 것들을 덮어버리곤 합니다. 이런 속에서 가끔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자연재해가 몰아쳐오면 허무하게도 그 인공의 허상이 그대로 무너져 내리기도 합니다.
보험이라는 것이 평범한 일상사에서 자주 일어나기보다 어쩌다 만나게 되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건사고의 대비책인것처럼 자연재해는 우리가 어쩌다 만나는 것인데도 자연스런 보험이 꼭 요구되는 그런 대비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대부분 뒷북만 치거나 예상치를 잘못 측정하기도 하죠. 우리의 예측대로 움직여줄 자연이 결코 아니죠. 그럼 재미가 없죠 ㅎ
문득 '트위스터 Twister'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작품성이나 시나리오와 연출, 배우들 연기 등이 완벽한 경지였는데도 흥행은 별로였지만 재난에 대비하려는 열렬여성의 탐구정신은 아직도 가슴에 크게 남아있습니다. 토네이도에 가족을 잃었지만 토네이도를 정복하고자 하는 불굴의 노력은 지극히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한주만 지나고나면 완이 외에 추가된 아이 하나를 더 데리고 제주도로 갑니다. 겨우 한달반이라 얼마나 바꾸어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변화는 좋은 것이고 필요한 것입니다. 변해야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만으로도 큰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으며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누구도 약한 사람은 없습니다. 약하지 않다고 자신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것, 새로운 아이에게는 꼭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늘 국사봉 등반을 즐겨하는 태균도 고맙네!
첫댓글 태균씨, 빨간 셔츠와 등산화가 넘 잘 어울립니다. 편안하고 안전한 제주살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