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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정덕진 피고인 혐의 사실 부인]
● 앵커: 슬롯머신 업계의 비리 사건과 관련해서 구속 기소됐던 박철헌 국민당 의원과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 정덕진 씨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늘 서울 형사지방법원에서 잇따라 열렸습니다.
두 사람은 한결같이 혐의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이호인 기자입니다.
슬롯머신의 대부 정덕진 씨가 김포 공항을 드나들 때 공항 근무자들은 그가 마치 한 중진의 거 물급 국회의원 쯤 되는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은 그가 나타날 적마다 공항에 나와있는 기관원들이 특별 안내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덕진 씨 배후세력을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제보라 할 수 있는 정 씨의 측근 3명은 이미 외국으로 달아나 없습니다.
내사 단계에서부터 누군가가 이미 알려주었다는 그런 얘기도 되겠습니다.
신성범 기자가 보도해드리겠습니다.
신성범 기자:
정덕진 배후세력을 추적하는데 열쇠를 가진 사람은 누구인가.
검찰은 동생 덕일 씨 외에도 임무박, 오쌍택 씨 등 정씨의 핵심 측근 2명 그리고 정씨와 제휴 관계를 가져온 오석구 씨를 꼽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중 임무박 씨가 정씨의 오른팔 역할을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전주 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70년대 중반부터 정씨와 관계를 맺어온 임무박 씨는 지난 90년 정덕진 씨가 제주 칼호텔 슬롯머신 지분을 빼앗을 때 정씨의 지시를 받고 김태촌을 행동대장으로 내세운 인물입니다.
물론 사법처리 되지 않아 든든한 배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임씨는 뛰어난 사교술로 사회 각계에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덕진, 덕일씨 형제와 배후 세력들을 연결시키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임무박 씨가 살고 있는 서울 서초동의 고급 빌라입니다.
임 씨는 그러나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이미 지난달 17일 일본으로 도주했습니다.
오석구 씨의 경우 서울 모 호텔의 회장으로 맘모스, 부림 호텔 등의 여러 슬롯머신 업소를 소유한 또 다른 슬롯머신 업체의 대부로 정 씨와는 각종 정보를 교환하여 함께 사업을 확장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무박 씨가 정씨의 머리였다면
오쌍택 씨는 정씨의 팔다리 역할을 하며 업소 주변의 각종 폭력 사건을 해결해온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해외로 도피해 검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사 착수 직후 임무박 씨는 일본으로, 쌍 택 씨는 말레이시아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인터폴 등에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신성범입니다.
● 기자: 첫 재판에 나온 박철헌 피고인은 서울 평창동 홍성혜 씨 집에서 정덕윤 씨를 한 차례 만난 사실은 있지만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부탁은 물론 5억 원이 든 돈 가방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피고인은 서울 하얏트 호텔사우나 탈의실에서 덕일 씨로부터 1억 원을 추가로 받았다는 공소 사실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탈의실에서 돈을 받을 사람은 없다며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조세포탈과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 된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 정덕진 씨도 슬롯머신 업계에 대한 세금은 인정 과세 형식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26억여 원의 세금을 포탈했다는 검찰의 혐의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씨는 이어 89년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씨에게 광주 신양파크호텔의 오락실 임차보증금 2억 8천여 만 원을 빼앗기다시피 빌려준 적은 있지만 김 씨가 이 호텔 오락실 영업권을 강제로 뺏은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오늘 열렸던 박철언 의원의 첫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제시한 증인들의 진술과 박철헌 의원의 진술이 엇갈려 앞으로 사실 인정 여부를 놓고 벌어질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의 법정 공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호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