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회복되었다>
새벽에 눈을 떴다.
새소리와 광주 나주 간 국도를 지나가는 차 소리가 뒤섞여 들려온다.
어제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먹어서인지 컨디션이 회복되었다.
목소리만 약간 잠겨있을 뿐이다.
감사하다.
나에게 오롯이 주어진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니 오지다.
책을 읽다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 미뤄 두었던 글쓰기, 박강수TV 유튜브 방송 몰아보기...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처가격리' 이틀째이다.
요양원에 가기 전 장모님이 쓰시던 방에서 지내고 있다.
화장실과 침대, TV가 있어서 자가격리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나도 아무런 불편 없이 하룻밤을 보냈고, 아침부터 평소 같은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방 안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창문 너머 보이는 이팝나무 이파리도 연둣빛이 짙어졌다.
건너편 언덕에 핀 진분홍 꽃과 봄기운이 완연한 푸르른 나무들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아침은 평소처럼 빵 하나 사과 하나로 가볍게 먹었다.
오늘 일정 중 고흥과역교회 정순오 목사님 위임식에 못 가게 되어 죄송하다는 문자를 남겼다.
늘 실로암사람들의 사역을 응원해 주시는 목사님께 멀리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젯밤에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창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왔다.
모든 물건이나 음식물은 창문 밖에 놓아둔 바구니를 통해서 공급받는다.
음식물 용기도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물도 생수를 마신다.
모든 쓰레기는 비닐봉지에 넣어 밀봉해서 창문 밖으로 내놓는다.
앉으면 산과 이어진 언덕이 보이고, 누우면 하늘이 보이는 방에서 호사를 누리고 있다.
오늘 밤에는 날새며 책 읽기에 도전해야겠다.
(202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