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케이블카는 1995년 공론화를 시작으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됐지만, 환경부가 2012년 불허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해 9월 경제성 검증과 환경 문제에 막혀 또다시 부결되면서 현재 19년째 표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종결지어야 할 때가 왔다. 지난달 평창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올림픽 배후도시 연계관광지 차원에서 조기 추진을 강조했으며, 지난주 강원도는 오색에서 끝청까지의 3.4㎞ 구간을 오색케이블카 노선으로 확정지었다. 도 3대 현안이었던 오색로프웨이 설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25년 전, 필자는 스위스 융프라우에 간 적이 있다. 스위스 3대 북벽 중 하나인 아이거북벽 안쪽 터널을 지나 해발 3,454m인 융프라우 요흐역에 도착한 후, 초고속 승강기로 해발 3,571m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랐다. 그때 본 만년설과 스위스 산악관광 인프라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우리 대청봉의 높이가 1,708m이니 대청봉보다 2배나 높은 곳에 기차역을 만들어 놓은 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100여년전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스위스는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등을 이용해 산악관광을 제대로 정착시켜 관광수입을 극대화하고 있다. 5년 전, 프랑스 파리 UNEP(유엔환경계획)지국에 볼일이 있어 간 적이 있다. 몇 차례 프랑스에 갔지만, 그곳에 가면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늘 에펠탑을 찾게 된다. 에펠탑은 높이가 324m이고, 120여년 전에 만들어졌다. 오늘날 에펠탑은 프랑스 파리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전 세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우리는 스위스 산악관광 인프라와 파리 에펠탑이 주는 의미를 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다.
설악산은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을 상징할 명산이다. 전 세계 언론이 우리 안방으로 들어오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설악산과 오색로프웨이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진솔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 설악권 경기는 매우 침체되어 있다. 오색로프웨이는 설악산 정상을 걸어서 올라가지 못하는 어린이나 장애인 및 실버세대에게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며 그 수요는 상당하리라 본다. 오색로프웨이는 침체된 설악권 관광경기를 살리는 데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이를 설치함에 있어서 멸종위기 동식물의 보호, 설악산 표토 유실 방지, 산양보호 등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며 주변 환경과 조화가 이뤄지도록 생태보전 방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로프웨이는 한 번 설치하면 뜯어내기 힘든 반(半)영구시설이다. 우리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자연 보전(保全)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자연과 잘 조화되고 많은 사람이 설악산을 유용하게 즐길 수 있도록 명품로프웨이로 만들어야 한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8년 1월 중에 운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좀 더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 이를 위해 관계자들은 강원도를 바라보는 눈과 생각의 힘을 키워 미래가치를 정확히 예측하길 바란다. 적어도 평창올림픽 1년 전인 프레올림픽 때 전 세계인에게 선보여야 한다. 끝으로, 중앙정부는 국가균형발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강원미래의 중심축인 강원관광의 세계화를 위한 골든타임(Golden time)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오색로프웨이의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