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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택하라
신명기 30장 15-20절, 마가복음 3장 1-6절
한 문 덕 목사
[생명을 택하라]
오늘의 설교제목은 우리가 함께 읽은 신명기의 말씀에서 따 왔습니다. 우리가 읽은 신명기의 말씀은 출애굽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제 곧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요단강 동편 모압 땅에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모세는 29장부터 30장까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긴 설교를 하고, 이제 여호수아에게 모든 지도력을 이양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을 불러 모았습니다. 열두 지파의 지도자들과 장로들과 관리들을 비롯하여, 온 이스라엘 사람 곧 어린 아이와 여성들과 출애굽 할 때 함께 따라 나온 외국 사람들, 장작을 패 주고, 물 긷는 일을 하는 이들까지도 모두 불러서 하나님과의 계약에 참여하도록 합니다. 지도자로부터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먼저 애굽으로부터 탈출하여 광야에서의 40년 여정을 보내는 동안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스라엘을 돌보셨는지 상기시킵니다. 또한 그런 하나님의 은혜를 배반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무와 돌과 은과 금으로 우상을 만들어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고 하나님을 거역한 일도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제 주님께서 율법을 통해 명백하게 자신을 드러내셨기 때문에 율법의 모든 말씀에 순종한다면 이스라엘 백성들과 그들의 자손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서 번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본문의 말씀으로 결론을 맺습니다.
“보십시오. 내가 오늘 생명과 번영, 죽음과 파멸을 당신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 중략 ~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사망, 복과 저주를 당신들 앞에 내놓았습니다.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십시오.”
백스무살의 나이에도 정정한 기력을 가지고 있었고, 눈에 빛이 가득하였던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마지막으로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생명을 택하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어리석게도 생명과 복을 택하지 않고, 사망과 저주를 택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을 따라야 했지만, 늘 빗나간 마음으로 하나님께 등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이들이 생명의 길에서 벗어나 사망과 죽음의 길을 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사탄이 열개의 병을 들고 한 청년을 찾아와서 여기 아홉 개의 병에는 꿀물이 들어 있고 한 개의 병에는 독약이 들어있는데 꿀이 들어있는 병을 찾아 마시면 엄청난 액수의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처음에 청년은 돈이 아무리 좋다 해도 생명과 바꿀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유혹하는 사탄의 간청에 청년은 열 병중에 딱 한 병인데, 하며 떨리는 손으로 병 하나를 골라 마셨습니다. 다행히 죽지 않고 살아난 청년은 돈을 받으며 다시는 자기를 찾아오지 말라고 사탄에게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사탄은 이번에는 아홉 개중 하나를 마시면 돈을 두 배로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이렇게 청년은 쉽게 번 돈으로 방탕한 생활로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알코올, 마약중독 등 허물어져 가는 생활 속에 계속 사탄을 불러대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이제는 두려움마저 사라집니다. 이제 남은 두 병을 앞에 두고 돈 벼락이냐, 죽음이냐 하며 마지막 인생의 승부를 거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이미 나이가 들어 노년에 이른 그는 마지막 병을 식은땀을 흘리며 꿀꺽 삼켰다. “아! 나는 이겼어. 끝까지 살아나고야 말았어! 이제 어서 돈을 내놔라.” 승리에 도취되어 어쩔 줄 모르는 노인에게 사탄은 마지막 병을 스스로 마시면서 “후후, 처음부터 독약이 든 병은 없었지, 그러나 너는 이미 돈이라는 독약에 죽어가고 있었지! 너는 청춘을 돈이란 종이에 얽매어 살다가 영원한 것을 잃어 버렸다. 이제까지 받은 돈의 대가를 지금부터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고통과 함께 지불해야 할 것이다.”
매우 단순한 예화이지만, 정말 우리가 이 사람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의 몸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자라고 늙고 병들고 죽는 유한한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가 없고, 또 자기 마음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인간은 오늘과 같은 삶이 내일도 지속될 수 있을까 하며 일말의 불안을 갖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잘 살았지만, 언제든 삶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사람들 마음속에 들어 있습니다.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
그런데 오늘의 한국 사회는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를 악용해서 불안을 조장하고 그것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5년 동안 불안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22.8%나 늘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가장 불안을 많이 느끼는 것들 중에 하나가 건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몸은 아프기도 하고, 때로 아프면서 더 성숙하는 것이기도 한데, 요즘 사람들은 조금만 몸에 이상이 있어도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불안한 마음을 부추기는 곳이 병원이기도 합니다. 2010년 이후로 전국의 검진기관들이 해마다 2배씩 늘고 있는데, 이곳에서 건강검진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것을 하지 않으면 마치 몸에 큰 이상이 생길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임신한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면 병원에서 뱃속에 있는 아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온갖 검진을 추천합니다. 검진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큰 돈을 주고 모든 검진을 받습니다. 결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나옵니다. 그러면 안심을 합니다. 이런 것이 보통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많은 검진이 다 필요한 것도 아니고, 검진을 해서 설사 어떤 판정을 받았다 해도 실질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습니다. 만약 아이가 작은 장애가 있다고 하면 아이를 낳지 않나요?
사교육 1번지라고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학생들의 기억력에 좋다면서 ‘물범탕’이라는 보양식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60포에 50만원 정도 합니다. 찬 바다에 사는 물범을 수입해서 끓여서 만든 탕인데 여기에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 쓰리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송국 기자들이 면밀하게 취해해 보니, 이런 물범즙을 110봉지 먹어야 알약 1개에 든 만큼의 오메가 쓰리를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생 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일부 건강원들의 판매 전략에 많은 사람들이 속았던 것입니다.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대치동에서는 요즘 ‘두뇌활성주사’ ‘지문적성검사’ ‘사주로 진학상담을 보는 한약방’ 등이 성업 중입니다. ‘두뇌활성주사’는 일종의 ‘칵테일 수액’으로 은행나무 추출물인 진코발·비타민C·엘카르티닌 등을 섞어 만든 용액으로, 대략 40분 동안 몸 안에 주입하는데 가격은 1회당 8만원~12만원입니다. 여러 종류의 한약재를 혼합해 만든 ‘수능환’이라는 약은 100일 패키지가 100만원을 넘을 만큼 비싼 가격에도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찾고 있습니다. 지문을 분석해서 진로를 알려 준다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사주풀이를 통해 학생에 어울리는 대학 전공을 결정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 모두가 상식에서 어긋나는 것들입니다. 충분한 임상실험 없이 약들을 함부로 쓰는 것도 문제이고, 학생이 배움의 과정에서 발견하고 발현되는 본인의 적성이 마치 지문인식으로 바로 검증되는 것처럼 속여서 돈벌이를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잘못된 교육제도와 좋은 대학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단순한 사고, 남들 다 하는데 나만 안하면 뭔가 뒤쳐질 것 같은 불안감 등이 함께 작동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생명을 택하라고 성경은 말하지만, 이런 어리석은 행동이 마치 잘 살기 위해 하는 똑똑한 선택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습니다.
[생명은 무엇인가?]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이름은 6년 전 생명교회를 떠나야 했던 아픔 속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당시의 담임목사가 재신임에 대한 생명교회의 규약을 지키지 않고, 여기에 노회가 개입하면서 교회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불거진 문제들을 지혜로우면서도 평화롭게 풀지 못했기에 목사를 두둔하는 교인들과 교회의 규약을 성실하게 지키려는 교인들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었고, 결국 교회는 분열되었습니다. 그때 생명교회에서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맨 몸으로 나온 교인들이 “생명교회를 사랑하는 모임”을 시작하였기에 거기로부터 우리 교회의 이름이 생겨났습니다. 제가 부임한 초기에는 이런 이유로 우리 교회의 이름을 새롭게 바꾸자는 의견도 제법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교회의 이름이 매우 좋습니다.
이제 우리 교회는 지난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나 생명사랑교회의 이름의 의미를 다시 정립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주보 첫면에 “생명을 살리고, 사랑이 넘치는”이라는 말을 크게 부각시켜 놓았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생명이 무엇이며, 사랑이 무엇인지, 생명을 사랑하고 그것을 살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 때가 되었습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설명하려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선 생명체 즉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의 몇 가지 특징을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살아 있는 것은 적절한 짜임새가 있습니다. 곤충만 보아도 알에서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를 거쳐 어른 벌레가 되는 일련의 과정은 매우 잘 조직되어 있습니다. 둘째 살아 있는 것들은 물질대사를 합니다. 물질대사는 외부에서 물질과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용해 여러 가지 생화학 반응을 통해서 에너지를 이용하는 과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살아 있는 것은 외부로부터 음식을 먹고 그것을 이용해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깥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서 생명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살아 있는 것은 번식합니다. 자신의 특성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지요. 넷째 살아 있는 것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응답합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환경에 적절하게 응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살아 있는 것은 변합니다. 자연과학자들에 의하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다양한 생명체들은 단일한 정보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와 느티나무는 매우 다르게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와 느티나무의 유전자는 50% 이상 일치합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의 모든 유전자는 단 네 가지의 염기서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이 여러 방식의 조합을 통해 이렇게 놀라운 다양성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다섯 가지의 생명의 속성 또는 특징을 말해도 여전히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에 답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생명의 속성을 알고 있다면 오늘 생명을 택하라는 말씀을 여러 측면에서 살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명을 택한다면 여러분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히 응답하면서 변화해야 하고, 또 자신이 가진 특성과 정보들을 후대에 물려주어야 하며, 적절한 짜임새를 가지고 외부의 에너지와 정보들을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 노력이 없으면 생명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음식 섭취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간이 쌓아 놓은 지식 문명들에 적응할 수 없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생명을 누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살아 있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개체만을 두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생명이라는 현상은 반드시 환경과의 연관 속에서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 개개인은 분명이 살아 있지만, 그것은 여기가 지구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적절한 공기와 햇빛, 물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기본적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달에 간다든지 남극 지방으로 간다면 보호 장치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 개인이 산다는 것은 반드시 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살아 있다는 것! 생명이라는 말은 반드시 낱낱의 개체 생명을 보충해 주는 환경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 모두를 포괄하여 태양계와 같은 온생명 안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생명을 살린다는 것은 태양계 전체를 살핀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 지구를 파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결국 나 또한 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부가 지난 3분기 주제로 창조질서의 보존을 택하였고, 우리 모두는 우리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터전인 지구를 아끼기 위해 애썼던 것입니다.
[가운데로 나와 손을 내밀어라]
이러한 생명의 특징을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생명은 함께 사는 것일 때만 가능합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만 살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함께 더불어 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서의 본문은 안식일 준수라는 율법을 근거로 자신만의 권위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 애쓰신 예수님의 대결이 그려져 있습니다. 예수님은 요한이 잡힌 뒤에 갈릴리에 가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제자들을 부르신 뒤 안식일에 가버나움의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고 병자를 고치고 악한 귀신들을 쫓아내십니다. 오늘 마가복음의 사건도 역시 안식일에 회당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예수님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불러서 회중들이 다 보는 한 가운데로 나오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전에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하셨기 때문에 바리새파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이 예수를 고발할 거리를 찾고 있었는데도, 예수님은 보란 듯이 손 오그라든 사람을 불러냅니다.
오늘 본문에서 환자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사람의 손이 오그라들었다고 해서 죽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병은 꼭 안식일에 고칠 필요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생사를 오가는 급한 병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 굳이 안식일에 이 사람을 고칩니다. 둘째 여기서 손이 오그라들었다는 것은 위축된 삶을 뜻합니다. 태어난 모든 생명체는 원래 주어진 그 생명을 온전히 누려야 합니다. 활짝 펴야 합니다. 생명 자체가 뿜어내는 열기가 퍼져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이 사람은 오그라들었습니다. 여러 가지가 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도 오늘날 겪는 일입니다. 돈이 전부인 사회에서는 돈이 없거나 적으면 오그라듭니다. 힘 센 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힘이 없으면 오그라듭니다. 어른들의 호통 앞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오그라들고, 젊은이들이 판치는 곳에서는 늙은이들이 오그라들고, 남성 중심 사회에서는 여성들이 오그라들고, 오른손잡이 세상에서는 왼손잡이가 오그라듭니다.
예수님은 이런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오그라들었던 사람을 중심에 세워줍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손을 내밀어라” 이 말씀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오그라든 손을 쫙 피라는 말씀입니다. 이제 이 사람은 당당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됩니다. 생명을 택하라는 말씀은 바로 이것을 의미합니다. 모두가 당당하게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모두라 함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나무는 나무답게, 새는 새답게, 우리 사람은 사람답게 살면서 존중받아야 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절대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에게는 인권이 있고, 생명에게는 생명권이 있듯이 모든 물건에도 물건의 권리인 물권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아끼고 신중하게 배려하면서 대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좋다. 참 좋다”라고 하신 모든 것들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됩니다. “안 좋다”라고 말해서도 안 됩니다. 다만 그 생명을 유린하는 것! 저만 살려고 그 외에 다른 것을 함부로 여기는 것, 그것만이 금지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금지되었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입니다. 자기만이 선과 악을 독점해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판단할 수 있다는 그 교만과 오만, 또 그렇게 해서 좋은 것은 자기가 다 갖겠다는 그 욕망은 결국 생명을 해치고 맙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신앙공동체 여러분! 우리는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입니다. 이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교회의 제도나 전통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쓰여야 합니다. 여러분이 교회에 와서 주눅 들고 삶이 오그라들고 생기를 잃는다면 그런 교회는 없어지는 것이 낫고, 다니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생명을 살리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경쟁 속에서 지친 몸이 와서 쉬는 곳이 되어야 하고, 눈치 보며 닫았던 마음을 열고 속 시원하게 털어 놓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찬양과 기도를 통해 감동이 오고,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곳이 바로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우리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생명은 결코 홀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함께 잘 살자, 모두의 행복을 생각하자고 굳게 다짐하셔야 합니다. 나만을 생각하는 순간, 공동체의 평화가 깨지고, 나만을 위하는 순간 전체 생명은 오그라듭니다.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되 자기 속에 빠지면 안 됩니다. 언제나 모두가 같이 즐겁고,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생명을 택하십시오. 생명은 너를 살리고 나도 사는 길입니다.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 바로 생명의 길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마음대로 무엇이든 하십시오. 그것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면 말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생명을 만드시고 부어주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생명을 택하라고 하셨으니, 우리가 생명을 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생명으로 들어가는 문은 좁고 길은 험하다 하여도 멸망의 넓은 길로 걷지 말고, 좁은 생명의 길로 걷게 하여 주소서. 주님께서 베푸신 사랑 안에서 가슴을 쫙 펴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하여 주소서. 마음을 활짝 열고 소통하며 함께 기쁨을 누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여 주소서. 하나님께 등 돌리고 우상을 섬기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서 참된 생명의 길을 찾고 그 길로만 걷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당신의 사랑 얼마나 은혜로운지 모릅니다. 살아 있어 감사합니다. 아침에 깰 때마다, 아직도 쿵쾅거리는 내 심장이 뛰고 있어 감사하고, 맑은 공기 마시며 푸른 저 하늘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밥 지어 푸성귀 반찬 하나 얹어 먹을 때에 풍족한 양식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스치는 바람에도 당신의 향기가 묻어 있고, 들려주시는 말씀 속에 깊은 깨달음 주시니 또한 감사합니다. 우리가 오늘 거룩한 주님 앞에 나올 때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정성을 드립니다. 받으시고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사용하여 주소서. 우리의 삶과 마음을 드리오니, 이 땅에서 하늘 시민으로 살려는 우리들에게 하늘의 참된 평화와 지혜를 내려 주소서. 우리가 날마다 잘못한 모든 것들을 고쳐 나가고, 주님으로부터 새로운 힘을 얻어, 우리에게 주어진 삶들을 거뜬히 살아가게 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사역인 생명, 평화, 정의를 이루게 하소서. 매일 매일 새로운 맘으로 형제와 이웃에게 당신의 사랑을 전하며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이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세상으로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생명의 신호등을 살피십시오. 맘 놓고 가라는 녹색등, 잠시 멈추라는 빨간등, 옆으로 방향을 틀라는 화살등, 주님의 신호를 따라 생명을 선택하십시오.
* 축도
이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와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성령의 거룩한 친교가 온전히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여 생명의 길로 걸어가는 생명사랑 가족 위에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하시길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