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고 품어준 스님들, 보살님들께 감사합니다. 저희가 받은 큰 사랑을 다른 분들께 회향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2011년 국제 포교의 원력으로 개원한 조계종 국제불교학교(학장 법인 스님)의 첫 졸업생 9명이 학교를 떠나 세계로 나아간다. 국제불교학교는 2월 22일 오전 11시 경기도 용인 화운사 내에 위치한 국제불교학교에서 제1회 졸업식을 거행했다.
국제불교학교의 첫 졸업식은 한국불교포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의미 있는 사건이다. 어쩌면 진정한 해외포교의 시발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불교의 해외포교는 영어구사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이유로 사실상 노년층 교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 현실이었다. 실질적 의미의 해외포교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1기 졸업생 성원 스님, 태허 스님, 성제 스님, 불림 스님, 일양 스님, 청하 스님, 청효 스님, 운성 스님, 원경 스님 등 총 9명은 이런 의미에서 한국불교의 해외포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명을 지닌 전법사들인 셈이다.
조계종 국제불교학교 첫 졸업생 스님들이 밝은 표정으로 졸업식을 기다리고 있다.
졸업자들을 치사하기 위해 졸업식장을 찾은 조계종 교육부장 현응 스님은 “한국불교의 현실에서 영어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학술, 생활, 문화가 영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시대에 전법과 포교의 여건도 새로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1기 졸업생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응 스님은 “국제불교학교에서 배출된 9명의 스님들은 한국불교 세계화의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며 졸업생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졸업생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한 국제불교학교 학장 법인 스님(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은 “2년 동안 교학처장 스님과 교수님들의 열과 성을 다한 지도와, 화운사 주지 스님, 노스님, 신도 여러분들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조계종단이 처음 시행한 국제불교학교 학인 스님들이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평소 국제불교학교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던 운문사 주지 일진 스님은 “글로벌과 힐링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 탐구하는 스님들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를 했고, 화운사 주지 도현 스님도 “화운사도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 도량으로 거듭나고, 졸업생 스님들도 전 세계의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 한국불교를 전파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표창장과 상장 수여가 진행됐다. 총무원장상은 성제 스님이, 교육원장상은 성원 스님이, 학장상은 불림 스님이 받았다. 태허 스님, 청하 스님, 운성 스님은 원력상을 수상했고, 일양 스님, 원경 스님, 정효 스님은 정진상을 받았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졸업생들에게 치사를 하고 있다.
이날 졸업을 한 9명의 스님들 표정은 밝았지만 한편으로는 상기되어 있었다. 그들의 어깨에 짊어진 결코 가볍지 않은 사명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표정에서 부처님의 전도명령을 받고 인도 각지로 떠나는 60명의 비구들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사실상 해외포교 1세대가 될 스님들이기에 책임감도 느끼는 듯했다.
졸업생들은 “한국불교의 세계화라는 거창한 겉치레보다 어떤 곳에 있던 그 곳의 주인이 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는가 하면 “많은 것들을 배우는 동안 마음의 폭이 넓어진 만큼 정말로 글로벌한 인재, 힐링을 주는 스님이 되겠다”고 서원했다. 소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이는 졸업생도 있었다.
졸업생 일동이 선배 스님들과 교수들에게 삼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학인 스님들은 졸업 후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포교활동을 하게 된다. 성제 스님은 현재 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한국사찰을 운영하고 있다. 태허 스님과 청하 스님, 정효 스님은 미국에서 해외포교 활동을 한다. 불림 스님과 일양 스님, 운성 스님, 원경 스님은 한국에서 외국인 템플스테이 법사로 포교활동을 전개하며, 성원 스님은 전국비구니회 회장 스님의 사서 소임을 맡고 국제협력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한편 2013년도 국제불교학교에서는 2기 학승 8명과 3기 신입생 8명 등 총 16명의 학승들이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공부에 매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