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동백』(이제하 작사/작곡)은 1998년에 발표된 곡으로
벌써 25년 이나 된 곡입니다. 「조영남」이 '빅 콘서트'에서
부른 것이 2000년이고, 2001년 음반으로 냈었죠.
다시 불러 제대로 알려진 것은 2014년입니다.
이 노래에 대한 일화(逸話)가 하나 전해지는데, 「조영남」이
1988년 발표한 "화개장터"로 10여 년을 울궈 먹으면서 자신의
최대 히트곡으로 생각하고 있을 당시인 2001년 하루는 원로
가수 '고운봉'선생의 장례식에 참석했는데, 고인(故人)의 생전
최대 히트곡인 "선창"이 헌가(獻歌)로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헌가(獻歌)를 부른 코메디언 '남보원'이 "울려고 내가 왔던 가
웃으려고 왔던 가~" 하는 대목에 좌중의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
갔고, 노래가 끝나고 "블루벨스"의 맴버가 조문하자 '남보원'이
말하기를 "너 죽으면 내가 헌가로 히트곡 "잔치 잔치 벌렸네
무슨 잔치 벌렸나~"불러줄께" 하고 농(弄)을 하는 바람에 한바탕
폭소(爆笑)가 일었고,
이를 본 「조영남」은 "아차 큰일이다" 하고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내가 죽으면 "제비"나 "딜라일라"는
부르기 어려우니 "구경 한번 와 보세요~ 하고 노래를 부를 것이
아닌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조영남」은 『모란 동백』이라는
'이제하'의 노래를 재 취입하면서 장례식용 노래를 취입했다고
방송에서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자신이 『모란 동백』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조영남」은 그래서 이 곡을
한동안 방송에서 열심히 두르기도 했고, 가장 좋아하는 곡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이제하' 는 홍대 조각과를 다니고, 1961년 "한국일보" 신춘 문예에
소설이 입선하며 소설가로 등단하여 이후 1985년엔 "나그네는 길
에서도 쉬지 않는다"로 이상 문학상을 수상, 1987년엔 "광화사"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자 소설가입니다.
1998년에는 자작곡으로 음반을 냈는데, 그 중에 "김영랑, 조두남,
모란 동백" 이 실려 있었습니다. 포크송 계열의 언더 그라운드
뮤지션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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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 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 아가씨
꿈 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랫 벌에
외로히 외로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