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먹으면 스트레스 완화돼"
가장 최근에 밝혀진 김치의 새로운 효능은 아토피성 피부염 완화이다. 박용하 영남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은 '락토바실러스 사케이 프로비오 65'라는 김치 유산균을 2~10세의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게 3개월간 경구 투여한 뒤 혈액 내 면역조절물질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혈액 내에 존재하는 염증성 물질인 케모카인이 줄어들어 위약군 대비 치료 효율이 2.4배까지 높아졌다. 박 교수팀은 이 연구 결과를 지난 23일 광주에서 개최된 세계김치문화축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 ▲ 아토피성 피부염 완화 등 김치의 건강 효과가 계속 밝혀지고 있다. 배추김치를 꾸준히 먹으면 동맥경화 위험이 낮아지고 갓김치는 뇌졸중과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김치에 피부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박건영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이 생쥐에게 김치를 16주간 먹인 뒤 표피세포 두께를 측정한 결과 배추김치를 먹인 생쥐는 0.022㎜, 갓김치를 먹인 생쥐는 0.021㎜였다. 반면 김치를 먹이지 않은 생쥐는 0.017㎜에 그쳤다. 박 교수는 "김치 섭취군의 생쥐는 진피조직에서 새로운 콜라겐 형성이 많아져서 표피세포가 두꺼워진 것으로, 이는 피부 노화가 늦춰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치는 현대인의 스트레스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 이종미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스트레스를 받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김치 5%를 함유한 먹이를 주고, 다른 그룹은 김치를 주지 않았다. 실험 결과, 김치를 준 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402.2ng/ml로 김치를 먹이지 않은 쥐(578.1ng/ml)보다 30% 낮았다.
잘 익은 김치의 항암 효과도 계속 증명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연구 결과, 젖산균이 발효된 양념채소류(잘 익은 배추김치 등)의 위암 폐암 유방암에 대한 항암 효능은 익지 않은 양념채소류보다 30% 이상 높았다.
>>갓김치는 뇌졸중 예방, 열무김치는 노화방지
김치는 종류마다 건강 효과가 조금씩 다르다. 배추김치를 꾸준히 먹으면 동맥경화 위험이 낮아진다. 송영옥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배추김치의 항산화 물질은 혈중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춰준다"며 "배추김치 100g에는 항산화 활성물질인 HDMPPA가 약 1㎎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매일 배추김치를 90g씩 먹으면 동맥경화 발생을 방지하는 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총각김치는 무청에 함유된 비타민C 섬유질 칼슘 철분 등의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갓김치에 쓰는 갓에는 뇌졸중과 빈혈 예방에 좋은 엽산이 풍부하다. 또 갓에 많은 황화합물은 유방암·위암 등을 억제한다. 파김치의 재료인 쪽파에는 칼슘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으며, 독특한 향기 성분은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땀을 잘 나게 하며 이뇨작용을 돕는다. 따라서 파김치를 많이 먹으면 체내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된다. 깍두기는 무에 함유된 디아스타아제가 밥의 주성분인 전분의 소화를 돕는다. 무에는 비타민A·B·C도 다량 들어 있다. 열무김치를 담그는 열무의 잎에는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시력 보호와 피부 노화방지에 좋다.
도움말=송영옥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