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하이원 하늘길은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과거 석탄을 운반했던 백운산 능선의 운탄고도(運炭高道)가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정취로 다시 태어난 운탄고도(雲坦高道)다.
운탄고도는 1950년 후반부터 석탄을 나르던 높은 길이었다. 산업화의 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힐링의 길이 됐다. 해발 1000m 높이에 능선 따라 완만하게 만들어졌다.
하늘길은 탄광산업의 역사를 토대로 만든 호젓한 산길이다. 발아래 펼쳐진 운무를 양탄자 삼을 수 있다. 고산준령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무엇보다 풍광이 빼어난 곳이 많다. 탄성을 자아낼 정도의 풍경이 곳곳에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그만큼 평탄하게 만들어졌다. 물론 3시간 이상 숲을 체험 할 수 있는 등산코스도 있다. 이 곳에선 수백 종 들꽃들과 희귀 고산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함께 호흡하며 걸을 수 있다.
걷는 게 좀 불편하다면 곤돌라를 타고 즐길 수 있다. 곤돌라는 하루 종일 1340m 고도의 마운틴 탑을 오르내린다. 거기서 바라보는 산 아래 풍경은 일품이다. 하이원 호텔과 마운틴 콘도, 백운산 풍경이 제대로 된 선물을 한다.
발 아래로 펼쳐진 초록 세상은 신비롭다. 이즈음 가을 옷으로 갈아입으려는 진초록은 경이롭다. 백두대간의 웅장함은 장엄하다. 한 폭의 수채화로 진경산수화다. 구름을 탄 신선의 경지 같다. 유럽의 한 알프스 마을을 연상시킨다.
하늘길은 새로운 빛깔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가 됐다. 그래서 두 발로 쭉 걸을 수 있으면 더 좋다. 길은 대부분 완만하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건강한 생태계를 접하게 된다. 다양한 들꽃 감상은 되레 덤이다.
봄에는 얼레지와 오랑캐꽃, 둥근털제비꽃이 잔치를 벌인다. 여름엔 개쑥부쟁이, 노루오줌, 개망초가 이름을 알린다. 초가을엔 과남풀이 자태를 자랑한다. 용담은 가을 찬 서리를 맞아 더욱 선명해진단다. 겨울이면 순백의 설화가 대신한다.
하늘길의 색은 시시각각 변한다. 채광이 좋으니 색도 좋다. 사방에 절경을 만드는 기초가 된다. 하늘길은 10여개 다양한 코스를 갖추고 있다. 그중 '하늘마중길'과 '낙엽송길'이 뛰어나다. 운탄고도의 빼어난 풍광과 각종 들꽃 감상을 할 수 있다.
하늘길엔 사시사철 신선한 공기가 가득 찬다. 숲 속을 가득 메운다. 지난여름 나무 사이로 불어온 청색바람은 청량제였다. 숲은 이제 본격적인 단풍 채색을 준비 중이다. 이 가을, 하늘길 걷기는 그대로 치유다.
하늘길에서 자연이 선사하는 위대함과 경이로움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