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랭킹 1위 신진서 9단. 속기전에 나서 '돌풍의 핵' 진위칭 4단을 제압했다(313수, 3집반승). 2012년 입단한 신진서 9단이 네 살 어린 후배와의 공식대국은 처음.
2021 중국갑조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이동훈, 셰커 완파… 박정환은 연패 탈출
국내 바둑팬들에게는 지극히 낯선 이름인 진위청 4단이 중국에서 화제다. 화제의 진원지는 2021 중국갑조리그. 진행 중인 포스트시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진위청이 주목을 받는 것은 2018년에 입단한 2004년생라는 점. 무엇보다 지난 16일 열렸던 우승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박정환 9단을 꺾었다는 것. 이링타오(2패), 쉬자양, 랴오위안허도 진위청에게 고배를 마셨다. 정규시즌에서는 황윈쑹, 스웨 등이 당했다.
▲ 18세 신예 진위청 4단은 갑조리그 데뷔 시즌. 정규리그 5승5패, 포스트시즌 5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정규리그는 5승5패로 평범했지만 포스트스시즌 들어 5승1패의 성적. 진위청의 활약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소속팀 용원항저우의 챔피언결정전 진출도 없었다.
중국랭킹 157위에 불과한 무명 신예의 돌풍을 두고 중국 매스컴들은 '갑조리그의 신성'으로 띄우고 있다. 그 진위청이 19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신진서 9단과 마주해서 관심을 끌었다.
▲ 초반부터 우변 일대에서 한바탕 큰 전투로 시작해 난타전을 벌였다.
진위청은 속기전 전문. 정규리그 10판 중의 8판이 속기전이었고 포스트시즌은 7판 전부 속기전 출전이다. 이렇게 볼 때 신진서-진위청의 속기전 대진은 신진서 9단이 속한 쑤보얼항저우가 의도적으로 맞대결을 성사시켰을 가능성이 짙다.
취재 결과 중국 현지 기자들의 대답도 다르지 않았다. 같은 항저우 팀들인 데다가 1차전은 주장전이 없기 때문에 진위청을 단련시킨다는 의미가 강할 수 있다는 것. 쑤보얼항저우와 용원항저우는 한팀으로 보아도 무방하므로 진위청을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는 설명. 두 팀 모두 항저우 체육국 소속이다(항저우 1팀, 2팀으로 불린다).
▲ 한국랭킹 4위 이동훈 9단, 중국 15위 셰커 9단을 맞아 완승의 내용으로 222수 만에 불계승했다(상대전적 4승2패).
갑조리그 속기전은 제한시간 1시간, 초읽기 30초 3회. '체급차'가 나면서도 묘한 흥미를 불어넣은 바둑은 초반부터 난타전으로 전개되면서 2시간 15분 동안 313수를 두었다. 겁없는 신예의 저항에 신진서 9단이 불리한 국면을 맞기도 했으나 130수 부근의 좌상 공방에서 득점하면서 3집반을 남겼다.
'항저우 더비'의 1차전은 2-2로 비겼다. 용원항저우의 한국 용병 이동훈 9단은 셰커 9단에게 완승을 거뒀다. 주장전 비중이 더 커진 2차전의 대진은 롄샤오-샤천쿤, 신진서-딩하오(주장전), 리친청-진위청(속기전), 셰커-이동훈으로 짜여졌다. 2차전은 20일 열린다. 1ㆍ2차전을 합산한 개인승수가 많은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 한국랭킹 2위 박정환 9단. 중국 27위 천셴 8단에게 319수 끝에 4집반승했다(상대전적 2승). 박정환의 이번 시즌은 정규리그 12승3패, 포스트시즌 1승2패.
한편 3ㆍ4위전에 출전한 박정환 9단은 천셴 8단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청두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5ㆍ6위전에서는 장시가 민생베이징에 선승을 거뒀다. 민생베이징은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을 기용하지 않았다.
2021 갑조리그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 순위에 따라 1~8위팀은 우승 플레이오프를, 9~16위팀은 잔류 플레이오프(두 팀은 을조리그 강등)를 벌이는 시스템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기사들은 서울에서 중국 저장성 창싱현 대회장의 중국 기사들과 온라인으로 대국하고 있다.
▲ 서울 한국 대국장.
▲ 중국 창싱현 대국장.
▲ 신진서 9단의 2021 중국갑조리그 성적은 정규리그에서 11승3패을 거뒀고 포스트시즌에서 3연승. 정규시즌 10라운드부터 11연승 중이다.
▲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뼈아픈 2연속 반집패를 당한 후 극적인 승리를 거둔 박정환 9단. 291수째를 두고 나서 0.3%로 떨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으나 천셴의 다음 한수로 99.5%가 됐다.
▲ 이동훈의 이번 시즌은 정규리그 9승6패, 포스트시즌 5승2패.
▲ 25세 천셴 8단. 정규리그 9승6패, 포스트시즌 2승5패.
▲ 응씨배 결승에 올라 신진서 9단과의 3번기를 앞두고 있는 셰커 9단(22). 정규리그 10승5패, 포스트시즌 2승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