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의 부활
윤 대통령이 정치적 困馬가 됐다. 사방이 적이다. 사면초가다. 레임덕을 자초한 것은 물론 국제적 신망도 잃었다.
윤 대통령은 보수 쪽의 높은 기대와 신뢰 속에 박정희 다음가는 멋진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취임 이후 敗着의 연속이었다.
도어스테핑 중단, 기자회견 및 영수회담 거부, 이준석 강제 축출, 안철수 나경원 배제, 김태우 특혜 사면, 김기현 강제로 주저앉히기, MBC와의 소모적 갈등 유발 등 국내 정치는 마이너스 수준이었다. 거기에다 최근 의료분쟁까지.
취임 초기 한미, 한일 외교 및 원전 복원 등의 큰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돌파구는 과연 없는 것인가.
그걸 말하기 전에, 내가 사회부 초년병 시절 선배로부터 들은 '가르침'부터 먼저 소개해야겠다. 그는 경고 선배이기도 했는데, 요지는 "기업체든 공무원이든 조질 땐 매섭게 조져라. 대신 봐줄 땐 화끈하게 봐줘라. 그래야 사람 무서워한다"였다. 술좌석에서 나온 私談이었지만, 나에겐 하나의 지침이 됐었다.
윤대통령의 敗因 중 첫째는 문재인을 제대로 추궁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은 '황성옛터' 폐허가 된 새누리黨과 박근혜를 마치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처럼 혹독하게 다뤘다. 인정사정 없었다. 있는 죄 없는 죄 뒤집어씌워 고위관료 수백명을 처벌하고, 양승태 대법원장과 대법원을 초토화시켰다. 심하게 말하면, 마치 쿠데타軍이 비상계엄 下 권력 휘두르듯 몰아쳤다. 6.25때 인민재판이 이랬을까. 그 시절 억울한 고위직 여럿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윤대통령은 왜 그러지 못했는가 만시지탄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은 민주주의를 유린한 중대범죄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북한어부 강제납북, 판문점 USB 및 대북 불법송금 여부, 탈원전 등 反인권 국기문란 사건들이 숱한데 뜸만 들이고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재인이 윤대통령을 겁내지 않는다. 덩달아 이재명도 깨춤 추고 있다.
둘째 문재인은 법원을 떡 주무르듯했는데 윤대통령은 재판지연에 왜 그토록 오불관언이었는지 묻고싶다. 재판지연, 인사부조리 등 김명수 대법원장의 비상식적 행태를 팔짱끼고 지켜보기만 한 것에 조금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지? 그런 태도가 오늘날 자신이 사면초가 신세가 된 직접적 원인이라고 보지 않나? 삼권분립? 대통령이 부조리한 법원행정에 대해 말도 한 마디 못하나?
그바람에 조국을 비롯해 이성윤, 박은정, 황운하, 차규근 등 철천지 원수(?) 들이 살아 돌아왔다. 제대로 처단하지도 못하고 되레 당하게 생겼다.
분명 윤대통령은 문재인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무려 6단계를 월반, 서울지검장에 임명해줬고. 곧바로 검찰총장 으로 직행했다. 대한민국 검찰 역사상 전례없는 초고속 승진이고 특혜였다. 본인도 얼떨떨했을 것이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 마음의 빚이 국정수행, 특히 司正에 걸림돌이 되고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말 그대로, 대통령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것이다. 報恩같은 건 사사로운 일이다. 만약 윤대통령이 이같은 私的 인연에 아직 연연한다면 하루빨리 벗어던져야 한다. 그게 나라 살 길이요, 국민들이 윤대통령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윤대통령은, 한동훈과 함께 문재인정권의 사냥개(?)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그로 인해 스타가 되고, 출세가도를 달렸다.
曺國사건 수사를 기점으로 이들의 운명은 급선회했다.
윤석열이 적대적인 상대黨에 전향, 정권까지 뺏어가자 배신감과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背恩忘德 그 자체였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의 저주에 가까운 反尹정서는 일정부분 이해해줄 만하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윤석열이 보수 정권을 맡고서부터다. 진보쪽 공격은 그렇다 치고, 前述한 바처럼 윤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이 갈팡질팡, 중심없이 흔들렸다.
진보도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정부. 그야말로 右往左往이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윤대통령은 많은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선거 참패의 원인은, 내가 볼 때, 尹정권이 진보도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한데 있다고 본다.
윤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검찰총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수정권의 대통령으로서 색채를 뚜렷이 할 필요성이 있다. 마음의 빚을 넘어 국가기강을 바로 세워나가야 한다. 그의 지론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아닌가.
전 政權에 대한 적폐청산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데 대한 보수층의 불만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만큼 윤대통령은 보수정권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한다.
철권통치가 아니라 확고한 자유민주이념과 법치주의로서 남은 3년을 제대로 마감해주길 바란다.
처벌할 건 제대로 처벌하고, 밝힐 건 제대로 밝히고, 협치할 건 제대로 협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