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도전하기
요즘 유튜버가 강세라고 합니다. 초등학생부터 80세 먹은 노인까지 스마트폰이며 카메라를 이용해서 동영상을 제작합니다. 초창기와 다르게 컨셉도 다양합니다. 냇가에서 둠벙 물을 퍼내서 미꾸라지며 붕어를 잡는 프로가 조회수 1백만이 넘는가 하면, 젊은 시절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던 경험을 친구에게 고백하는 투로 이야기하는 영상이 조회 수 몇십만 명을 가볍게 넘깁니다.
예전에 숭어가 많이 나오는 바닷가에서 투망을 던져 숭어를 잡는 영상이 조회수가 백만 명을 넘기자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투망 던지기 영상이 유행입니다.
유튜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닙니다. 저는 원래 좀 신기하고 새로운 것이 있으면 그것을 체험해 보거나, 물건을 갖고 싶은 욕망이 큽니다. 지금도 인터넷 검색을 하다 좀 신기한 상품이 있으면 바로 구입을 해서 직접 만져 보고 느껴봅니다.
일찍이 E-book이 이 땅에 상륙했을 때도 이거 미래성이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E-book 만드는 프로그램을 찾아냈습니다.
그때가 2010년 정도 됐을 겁니다. E-book이 활성화되기 이전이라서 E-book 가격도 1,500원~2,000원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1만원 짜리 책 한 권 팔아도 인세가 1,000원 밖에 안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괜찮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종이책 원고를 E-book으로 만들어서 50권 정도를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여담이지만 무료로 E-book을 제작할 수 있고, 교보를 비롯 예스24 등에 판매해 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걸 이용해서 돈을 받고 E-book을 출간해 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여튼, 일반적으로 종이책 판매 사이클이 짧게는 1개월 길어야 6개월을 넘기지 못합니다. E-book에 올린 책 인세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매월 입금이 됩니다.
원론으로 돌아가서 7년 전부터 유튜버가 되겠다는 생각에 틈틈이 방송 편집을 배우고, 카메라며, 마이크, 캠코더, 조명기구를 구입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문예창작실기지도사’ 민간 자격증 검정 업무 등록이 돼서 유튜버는 잠깐 보류를 했습니다.
그동안 촬영 경험이 좀 있었습니다. 대학교에서 강의용으로 촬영을 한 경험도 있고, 문예창작실기지도사 교재로 30분짜리 강의를 60강 정도 촬영했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유튜버 촬영을 하기 전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언제 시작을 하나 틈틈이 기회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새해가 되면서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곧장 시작했습니다. 제가 웹소설 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60세가 되던 해였습니다. 웹소설하고 일반 소설하고 쓰는 방법이나 전개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더구나 30몇 년간 일반소설을 써 와서 웹소설을 쓰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거의 3년 동안 짧게 연재도 하고, 독자들의 반응도 살피고, 웹소설 쓰는 책도 참고를 해서 배운 끝에 4년 전에 첫 작품을 올렸습니다.
1년에 E-book 10권 분량의 웹소설을 연재했습니다. 종이책으로 환산해도 10권짜리 시리즈물과 같습니다. 지난해까지 20권을 냈고, 지난해 겨울에는 두 곳의 에이전시와 계약을 했습니다. 올해부터 하루 200자 원고지 80매 분량을 매일 써야 하는 분량이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목요일 오후부터 월요일까지 몰아서 쓰면 충분히 쓸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합니다.
유튜브에 올릴 동영상을 찍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대학교나, 문예창작원 동영상은 경쟁자가 없는 상태여서 부담없이 찍었지만 유튜브는 경쟁자가 많습니다.
제가 올릴 컨셉은 '기적의 소설창작법'인데 기존의 동영상을 보니까, 현재 올라와 있는 동영상들은 제 판단에는 거의 수박 겉핧기 식입니다. 무엇보다 현재 교육현장에서 지도하는 소설작법의 아류에 불과했습니다. 제가 개발해 낸 '기적의 소설창작법'은 컴퓨터로 치면 하드웨어 부분입니다. 기존의 작법은 하드웨어는 무시하고 소프트웨어만 가르치고 있으니 초보자들은 소설을 쓸 수 없습니다.
문제는 동영상을 찍는 것은 쉽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저는 천성적으로 혀가 짧아서 말을 할 때 발음이 좀 새는 편입니다.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녹화한 목소리를 분석해 보니까 저 혼자 웅얼거리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사람은 말을 할 때 자기가 한 말은 코를 통해 듣고, 타인이 한 말은 귀를 통해 듣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는 말은 발음도 똑똑하고 의미전달도 분명하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언어 교정이었습니다. 언어 교정이 하루 이틀에 되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6개월 이상은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합니다.
요즘에는 AI가 발전해서 텍스트로 프로그램에 넣으면, AI가 텍스트에 맞는 그림과 성우의 목소리로 동영상을 제작해 줍니다. 페이스북에 가끔 올라오는 전쟁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면, 전투기가 날고, 탱크가 전진을 하고, 건물이 파괴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걸 어떻게 찍어서 편집했지? 하며 놀라워했었는데 모두 AI 작품입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 AI 프로그램을 통해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혼자 북치고 장구 치느라 말을 잘 못하니까 편집은 외주에 맡기는 방법입니다. 좀 고민을 했지만 말이 서툴고, 언어 전달에 문제가 있지만 직접 동영상을 찍기로 결정했습니다.
얼굴 표정, 목소리 높낮이, 옷차림, 배경, 조명 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도 계속 연습을 했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이 발음 문제인데, 원고를 작성해서 읽으면 너무 딱딱하고, 원고 없이 말을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획했던 분량을 넘기기도 하는 등 문제가 계속 생겼습니다. 결국은 “말을 천천히” 라는 문구로 해결했습니다. 캠코더 앞에서 촬영을 하다 말이 좀 빨라지는 경향이 있으면 의식적으로 속도를 낮췄습니다. AI 프로그램으로 자막까지 넣으니까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영상을 올렸습니다.(유튜브 '기적의 소설작법'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제가 이 나이에 유튜버가 되겠다며 방송 편집을 배우니까, 주변에서 하는 말이 “글이나 열심히 써, 돈 욕심 그만 내고.” 라는 비웃음 섞인 핀잔입니다. 저는 속으로 웃습니다. '내가, 소설을 시작으로 시, 수필, 글짓기, 일기쓰기 해서 120개 정도 올린다는 말을 하면 기절하겠지?' 돈보다는 제가 개발해 낸 '문예창작실기'를 일부 몇몇 수강생들에게만 알려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제가 개발해 낸 창작법으로 더 많은 소설책이 출간된다면, 그것도 우리나라 문학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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