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교수의 복귀에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위키프레스>는 정당 관계자들과 정치 평론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안철수 전 교수의 정계복귀와 관련한 궁금점들을 풀어봤다.
1. 안철수 전 교수는 귀국에서 어떤 말을 할까
먼저 노원병 선택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본다. 노원병 선택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진다. 먼저 수도권이 갖는 상징성과 편의성이다. 앞으로 계속 정치를 해야 할 안철수 전 교수 입장에서는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승리하는 편이 유리하다. 노원병을 노렸다기보다 수도권에서 재보선 가능한 지역이 노원병 외에 없었기 때문에 노원병에 출마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당 창당 조직 갖추기 등 앞으로 중앙무대에서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에 안 전 교수가 서울 지역에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2. 민주당과 진보정의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텐데
안 전 교수는 이번 선거를 자신의 새정치 첫 걸음으로 보고 있다. 안 전 교수의 새정치는 단지 지역주의를 탈피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구정치와의 완전한 이별로 보고 있다. 때문에 부산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을 극복하는 것보다 기존의 정치를 뛰어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오히려 부산에서 출마할 경우 새정치와 구정치의 승부보다는 지역주의 대 탈지역주의의 선거로 프레임이 짜여질 수 있다. 이는 안 전 교수가 의도한 것과 다르고, 민주당과 진보정의당의 반대는 오히려 새정치를 가로막는 구정치의 전형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극복의 대상이지 협상의 대상은 될 수 없다.
3. 안철수의 승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의 구도가 이어진다면 승리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여당이 어떤 후보를 내건 최소 40%에 가까운 지지를 얻어갈 것이고, 민주당도 20% 정도는 가져갈 수 있다. 진보정의당도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지지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에 버금가는 표를 흡수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안 전 교수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다. 다만 상계동 지역은 젊은 층의 표심이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되고, 안 전 교수의 메시지가 울림이 있다면 매번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되는 '바람'이 안 전 교수를 향해 불 가능성은 상존한다. 마지막 변수는 재보선이라는 점이다. 재보선은 투표율이 낮아 조직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40% 투표율이라고 가정하면 총 유권자 대비 20% 득표만으로도 과반 당선이 가능하다. 후보 난립시에는 15%(총 유권자대비) 정도의 득표로도 당선 가능권에 들 수 있다. 조직력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
4. 야권 연대 가능성을 어떤가
이번 4.24 재보선의 경우 야권연대 가능성이 어느 선거보다 낮다. 먼저 민주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은 해당 지역에서 10년 이상 터를 닦았다. 지난 총선에서도 노회찬 전 의원에게 양보한 것을 상당히 아까워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양보를 권유받을 경우 탈당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출마가능성이 매우 높다. 노회찬 전 의원의 아내인 김지선씨도 후보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선거를 부패한 사법권력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하고 있는만큼 어떻게든 끝까지 치러낸다는 입장이고 이 경우 야권표가 세갈래로 나눠져 어부지리로 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5. 여당 후보는 누가 나오나
먼저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튀는 발언을 한 것 외에 이력이 부족하고 전 세대에 걸쳐 비토(거부) 층이 두텁다는 단점이 있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은 안정감 있는 여당 후보라는 장점이 있다. 다만 허 전 청장은 경찰청장 재임시 과잉진압과 내부갈등 조율 실패라는 약점도 갖고 있다. 안대희 전 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 홍정욱 전 의원은 본인들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준영 전 청장의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
6. 이번 선거로 야권의 모습이 바뀔 수 있을까
안철수 전 교수는 본인 스스로도 어항 속의 메기가 되겠다고 한 바 있다. 나랏일보다 자신의 일만 걱정하고 잇속 챙기기에 바쁜 정치인들, 또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본인이 어항 속 메기가 되겠다는 것이다. 메기가 된다는 것은 기존의 정치인들에게 위기감을 실어줄 때 가능하다. 이미 안 전 교수의 파괴력은 지난 대선을 전후해 입증된 바 있다. 기존 정치인들이 충분히 긴장할만 한 파괴력이다. 위기감을 느낄 때(자신의 밥그릇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느낄 때) 정치인들은 비로소 바뀔 것이고, 호남에서 큰 지지를 얻고 있는 안 전 교수가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한다면 안이했던 야권도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를 꾀할 것이다.
7. 안철수 신당 창당은 확실할까
지난 대선을 통해 안 전 교수는 세력과 사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현역 의원이 없는 점과 조직이 없다는 것이 선거와 여론조사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피부로 느꼈다는 것이다. 비록 실패한 전례(문국현,정주영 등)들이 있지만 '안철수의 새정치'를 직접 실현하기 위해서는 메시지로만은 부족하다. 메시지를 받아 직접 발로 뛸 세력을 만들 것이다. 신당 창당 시기는 재보선이 지난 후로 보인다. 원내 입성 후 민주당의 5.4 전당대회를 지나 6월 초 전에는 신당이 탄생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주도권을 잃은 측의 인사들이 대거 월담할 가능성도 크다.
8. 부산과 충남 청양에도 후보 내나
어떤 선택도 장단점이 있다. 실질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낮은 부산과 청양에 후보를 냈을 때 괜한 힘빼기만 될 수 있다. 당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를 내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하지만 부산과 충남 청양에서 민주당을 앞서는 결과를 낸다면 안철수 신닫은 분명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또 책임 정치를 실현한다는 의미에서도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인재를 얻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세 지역 모두 후보를 낼 가능성이 크지만, 이 경우 정작 노원에서는 양보 받기 어렵다는 점과 당 이름 없이 무소속으로 후보를 낸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9. 안철수의 캐치프레이즈는 지역일까 대권일까
노원병에 출마하는 안 전 교수의 팸플릿에는 어떤 말이 가장 크게 인쇄되어 있을까. 지역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들어 있을까, 아니면 새정치를 향한 원대한 꿈이 그려져 있을까. 지역구의 선거이니만큼 지역에 관한 이슈가 빠질 수 없을 것이고, 새정치를 향한 국민의 희망을 담았던 후보이니만큼 지역 문제보다는 구정치에 대한 반성과 비판이 우선이 될 수도 있다. 지역문제를 담기에는 너무 큰 그릇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고 또 지역문제에 대해 오랜 고민을 했던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역문제를 빼자니 다른 지역에 나가지 않고 노원병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노원병 주민들을 설득할 재료가 부족하다. 팸플릿의 첫 문장은 새정치 이야기로 시작하되 나머지 컨텐츠는 지역문제로 채울 가능성이 크다.
10. 다가올 10월 재보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의 역할은
일단 4.24 재보선의 높은 벽을 넘고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제1야당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제1 야당이라는 것은 현역의원 숫자라기보다 지지도 면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10월 재보선은 4월 재보선보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재판중인 선거법위반 사례가 많고 이미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의원과 자치단체장들이 꽤 있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적어도 10여건 이상 나온다고 보면 10월 보선은 4월보다 판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고, 안철수 신당의 이름으로 후보를 여럿 내게 된다면 안 전 교수는 명실상부한 정당의 수장으로서 선거판을 좌지우지 하게 될 것이다. 과거 김종필 전 총리가 공화당 후보를 대거 충청권에서 당선시켰다면 안 전 교수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파괴력을 보여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른바 전국정당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다만 4월 재보선과 신당 창당 등에서 안 전 교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