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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구로(來時舊路)
올 적에는 예전 길로 와야 한다는 뜻으로, 옛길(방법)을 따라서 일을 하되 성취하게 되면 새 길(자신의 것)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來 : 올 내(人/6)
時 : 때 시(日/6)
舊 : 옛 구(臼/12)
路 : 길 로(足/6)
송나라 때 원거화(袁去華)의 '서학선(瑞鶴仙)'이란 작품이다.
郊原初過雨, 見敗葉零亂, 風定猶舞.
교외 들판 비 지난 뒤, 시든 잎 어지럽게, 바람 잔데 춤을 춘다.
斜陽挂深樹, 映濃愁淺黛.
지는 해 나무에 걸려, 근심겹게 고운 모습.
遥山眉嫵, 來時舊路.
먼 산이 어여뻐도, 올 적에는 예전 길로.
尚巖花, 嬌黄半吐.
아직도 바위의 꽃, 어여쁜 황색 반쯤 폈네.
到而今, 唯有溪邊流水, 見人如故.
지금에 와서 보니, 냇가엔 흐르는 물, 사람은 전과 같고.
들판에 비가 지나가자 시든 잎이 진다. 비가 개더니 석양이 걸렸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때다. 반쯤 핀 국화, 냇물 소리도, 세상과 사람도 그대론데 그것을 보는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다.
추사 김정희의 글이다.
책을 저술하는 것을 옛사람은 흔히 산을 보는 것에 견줘 논하였다.
著書, 古人多以看山論之.
왕추루(王秋樓)가 '석촌시권(石邨詩卷)' 끝에다 이렇게 썼다. '비로봉 꼭대기에 올라 다시 한 걸음도 더 나아갈 곳이 없으면, 예전 길을 따라 내려오는 수밖에 없다.' 이 말은 대단히 높은 격조가 있다.
王秋樓題石邨詩卷末云 : 上毘盧頂者, 無更進一步處, 則不得不從舊路下來. 此言大有高格耳.
이미 난 길을 따라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 꼭대기에 마음을 둘 때는 앞만 보고 위만 보았다. 꼭대기를 얻었으면 다시 내려와야 한다. 글쓰기도 그렇다. 심력을 쏟아 정점에 닿은 뒤엔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사이 듬직한 무언가가 내 안에 들어 있다.
추사는 이 말이 퍽 좋았던 모양이다. 이최상(李最相)의 편지를 받고 쓴 답장에서도 이렇게 썼다.
무릇 태산의 꼭대기에 오른 사람이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갈 곳이 없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옛길을 따라 내려올 뿐입니다. 이것은 오늘날 문장에 마음을 둔 사람에게 눈을 밝게 해 줄 지점인데 어떨지 모르겠구려.
凡到泰山頂者, 無更進一步處. 則不得不從舊路下來而已. 是今日留心文章者, 所可明眼者, 未知如何.
좋은 글을 쓰고 싶은가. 옛길을 따라 오르더라도 꼭대기에서 다시 내려와야 한다. 내려놓고 자기화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높아 보여도 남 따라가지 않고 마침내 내 길을 가야 내 글이다. 옛길을 따르되 새 길을 열자.
(정민의 世說新語)
▶️ 來(올 래/내)는 ❶상형문자로 来(래/내)는 통자(通字), 간자(簡字), 倈(래/내)는 동자(同字)이다. 來(래)는 보리의 모양을 나타낸 글자이다. 아주 옛날 중국 말로는 오다란 뜻의 말과 음(音)이 같았기 때문에 來(래)자를 빌어 썼다. 나중에 보리란 뜻으로는 별도로 麥(맥)자를 만들었다. 보리는 하늘로부터 전(轉)하여 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래서 오다란 뜻으로 보리를 나타내는 글자를 쓰는 것이라고 옛날 사람은 설명하고 있다. ❷상형문자로 來자는 '오다'나 '돌아오다', '앞으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來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來자의 갑골문을 보면 보리의 뿌리와 줄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來자는 본래 '보리'를 뜻하던 글자였다. 옛사람들은 곡식은 하늘이 내려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來자는 점차 '오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來자가 이렇게 '오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夂(뒤져서 올 치)자가 더해진 麥(보리 맥)자가 '보리'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來(래)는 ①오다 ②돌아오다 ③부르다 ④위로하다 ⑤이래 ⑥그 이후(以後)로 ⑦앞으로 ⑧미래(未來) ⑨후세(後世) ⑩보리(볏과의 두해살이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갈 거(去), 갈 왕(往), 머무를 류/유(留)이다. 용례로는 올해의 다음 해를 내년(來年), 오늘의 바로 다음날을 내일(來日), 죽은 뒤에 가서 산다는 미래의 세상을 내세(來世), 다음에 오는 주를 내주(來週), 겪어 온 자취를 내력(來歷), 후세의 자손을 내예(來裔), 외국인이 한국에 오는 것을 내한(來韓), 적이 습격해 오는 것을 내습(來襲), 오고 가고 함을 내왕(來往), 손님이 찾아옴을 내방(來訪), 와 계신 손님을 내빈(來賓), 찾아 오는 손님을 내객(來客), 와 닿음을 내도(來到), 남에게서 온 편지를 내신(來信), 다음에 다가오는 가을을 내추(來秋), 어떤 결과를 가져옴을 초래(招來), 아직 오지 않은 때를 미래(未來), 금전을 서로 대차하거나 물건을 매매하는 일을 거래(去來), 앞으로 닥쳐올 때를 장래(將來), 가고 오고 함을 왕래(往來),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사물의 내력을 유래(由來),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래(本來), 이르러서 옴이나 닥쳐 옴을 도래(到來), 올 때는 갈 때의 일을 모른다는 뜻으로 양면을 다 알지는 못함을 이르는 말을 내부지거(來不知去), 지나간 일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장차 다가올 일은 조심하여 이전과 같은 과실을 범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내자가추(來者可追), 오는 사람을 막지 말라는 뜻으로 자유 의사에 맡기라는 말을 내자물거(來者勿拒), 오가는 사람 즉 자주 오가는 수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내인거객(來人去客), 오는 사람을 금해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내자물금(來者勿禁),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라는 뜻으로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말을 고진감래(苦盡甘來),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한 번 실패에 굴하지 않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남을 일컫는 말을 권토중래(捲土重來), 즐거운 일이 지나가면 슬픈 일이 닥쳐온다는 뜻으로 세상일이 순환됨을 가리키는 말을 흥진비래(興盡悲來), 서로 변론을 주고받으며 옥신각신함을 일컫는 말을 설왕설래(說往說來), 부근에 있는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먼 곳의 사람들이 흠모하여 모여든다는 뜻으로 덕이 널리 미침을 이르는 말을 근열원래(近悅遠來),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함을 일컫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동지를 고비로 음기가 사라지고 양기가 다시 온다는 뜻으로 나쁜 일이나 괴로운 일이 계속되다가 간신히 행운이 옴을 이르는 말을 일양내복(一陽來復), 뜻밖에 닥쳐오는 모질고 사나운 일을 일컫는 말을 횡래지액(橫來之厄), 눈썹이 가고 눈이 온다는 뜻으로 서로 미소를 보냄을 이르는 말을 미거안래(眉去眼來), 찬 것이 오면 더운 것이 가고 더운 것이 오면 찬 것이 감을 일컫는 말을 한래서왕(寒來暑往),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밥이 오면 입을 벌린다는 뜻으로 심한 게으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반래개구(飯來開口), 과거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미루어 짐작한다는 말을 이왕찰래(以往察來), 추위가 물러가고 무더위가 온다는 뜻으로 세월이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한왕서래(寒往暑來) 등에 쓰인다.
▶️ 時(때 시)는 ❶형성문자로 峕(시), 时(시)는 통자(通字), 时(시)는 간자(簡字), 旹(시)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寺(시)로 이루어졌다. 태양(日)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뜻이 합(合)하여 '때'를 뜻한다. 나중에 날 일(日; 해)部와 寺(시)는 之(지)로부터 생긴 글자이고 음(音)도 뜻도 거의 같으며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時자는 '때'나 '기한'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時자는 日(해 일)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日자와 止(그칠 지)자만이 결합해 있었다. 이것은 '시간이 흘러간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소전에서는 寺자가 발음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時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時자는 '때'나 '시간'과 관련된 글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기회'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時(시)는 (1)시간의 단위로 곧 하루의 1/24. (2)시각을 나타내는 단위로 하루를 24시로 나눔. (3)1주야(晝夜)의 구분으로 지금은 자정(子正)으로부터 오정(午正)까지를 오전(午前), 그 다음부터 자정까지를 오후(午後)라 하며, 그것을 각각 12등분함. 옛날에는 현재의 24시간을 12지(支)에 따라 12등분 하였으며 자시(子時)에서 시작되어 축시(丑時), 인시(寅時), 묘시(卯時) 등으로 불렀음. (4)사람이 난 시각으로 자시(子時), 인시(寅時) 등으로 일컬음. (5)일정한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 등등의 뜻으로 ①때 ②철, 계절(季節) ③기한(期限) ④세대(世代), 시대(時代) ⑤기회(機會) ⑥시세(時勢) ⑦당시(當時), 그때 ⑧때마다, 늘 ⑨때를 맞추다 ⑩엿보다, 기회(機會)를 노리다 ⑪좋다 ⑫훌륭하다 ⑬관장(管掌)하다, 주관(主管)하다 ⑭쉬다, 휴식(休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약할 기(期)이다. 용례로는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역사적으로 구분한 어떤 기간을 시대(時代),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때를 시기(時期), 때가 절박하여 바쁨을 시급(時急),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사람의 한평생을 나눈 한 동안을 시절(時節), 기한이 정해진 시각을 시한(時限),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시각(時刻), 시간을 재거나 가리키는 기계를 시계(時計),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의 시장 가격을 시세(時勢), 그 당시에 일어난 일을 시사(時事), 당면한 국내 및 국제적 정세를 시국(時局), 일이 생긴 그때를 당시(當時), 때때로나 그때그때를 수시(隨時), 같은 때나 같은 시간이나 같은 시기나 시대를 동시(同時), 잠시간의 준말로 오래지 않은 동안을 잠시(暫時), 본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어떤 일에 당하여 정한 때를 임시(臨時), 그 자리에서나 금방이나 바로 그때나 당장에를 즉시(卽時), 날짜와 시간을 일시(日時), 전쟁이 벌어진 때를 전시(戰時),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나라가 태평하고 곡식이 잘 됨을 이르는 말을 시화연풍(時和年豐), 오히려 때가 이르다는 뜻으로 아직 때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기상조(時機尙早), 자꾸 자꾸 시간 가는 대로를 일컫는 말을 시시각각(時時刻刻),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므로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 또는 좋은 시기를 잃어버려 서는 안 된다는 말을 시불가실(時不可失),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한다는 말을 시이사변(時移事變), 좋을 때를 만난 기뻐 감탄하는 소리를 일컫는 말을 시재시재(時哉時哉), 철 맞추어 내리는 비로 초목이 자란다는 뜻으로 임금의 은혜가 두루 천하에 미침을 이르는 말을 시우지화(時雨之化),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이사왕(時移事往), 세월이 흐르면 풍속도 저절로 바뀜을 일컫는 말을 시이속역(時移俗易), 병세가 매우 위급하게 된 상태 또는 마음이 잘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각대변(時刻待變), 때가 지남에 따라 근기도 성숙되어 교화를 받기에 알맞게 된 상태를 일컫는 말을 시기순숙(時機純熟), 시급한 일을 일컫는 말을 시급지사(時急之事), 때가 되어 운이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시래운도(時來運到),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어떤 일에 알맞은 때가 닥쳐옴을 일컫는 말을 시각도래(時刻到來), 어떤 시대의 사회가 이상이나 목적 등을 상실하여 저미하고 있는 상태에 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대폐색(時代閉塞), 세상을 화평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일컫는 말을 시옹지정(時雍之政),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배우고 때로 익힌다는 뜻으로 배운 것을 항상 복습하고 연습하면 그 참 뜻을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학이시습(學而時習), 가뭄에 콩 나듯 한다라는 뜻으로 일이나 물건이 드문드문 나타난다는 말을 한시태출(旱時太出), 좋은 때를 얻으면 태만함이 없이 근면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을 득시무태(得時無怠),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임시변통(臨時變通), 해가 돋는 때부터 지는 때까지의 시간을 일컫는 말을 가조시간(可照時間) 등에 쓰인다.
▶️ 舊(예 구/옛 구)는 ❶형성문자로 旧(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절구구변(臼; 절구)部와 머리에 갈대털인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같은 귀를 가진 새 추(隹; 새)部인 부엉이의 뜻이 합하였으나 久(오랠 구)와 음(音)이 같다고 하여 '오래다'로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舊자는 '오래되다'나 '옛'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舊자는 萑(풀 많을 추)자와 臼(절구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舊자는 본래 '수리부엉이'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수리부엉이는 짙은 눈썹이 특징이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새를 뜻하는 隹(새 추)자 위로 눈썹을 그려 넣었었다. 또 아래로는 口(입 구)자가 있었는데, 이것은 둥지에 있는 수리부엉이를 묘사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후에 萑자와 臼자의 결합으로 표현되었다. 다만 이러한 유래와는 관계없이 舊자는 久(오랠 구)자와 음이 같다는 이유로 '오래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된 글자이다. 획이 복잡한 글자로 뜻이 옮겨지는 경우는 흔치 않기에 매우 이례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그래서 舊(구)는 어떤 명사(名詞)의 어간(語幹)에 붙어서 '옛날의, 묵은, 낡은'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예, 옛 ②오래 ③늙은이 ④친구(親舊) ⑤구의(舊誼: 예전에 가까이 지내던 정분) ⑥묵은 사례(事例) ⑦오랜 집안 ⑧평소(平素), 일상(日常) ⑨부엉이(올빼밋과의 새), 올빼미(올빼밋과의 새) ⑩오래다 ⑪오래되다, 묵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새 신(新)이다. 용례로는 옛 모습을 구태(舊態), 이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을 구면(舊面), 먼젓번의 수령을 구관(舊官), 이전에 들은 소문을 구문(舊聞), 옛적 버릇이나 예로부터 내려오는 습관을 구습(舊習), 옛스러운 방식을 구식(舊式), 오래 사귄 친구를 구교(舊交), 예로부터 내려 옴을 구래(舊來), 오랫동안 여러 대로 살던 집으로 옛 사람이 살던 집을 구택(舊宅), 오래 전에 간행된 출판물을 구간(舊刊),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친구(親舊), 그전 모양으로 되게 함을 복구(復舊), 진보적인 것을 따르지 않고 예부터 내려오는 관습을 따름을 수구(守舊), 새 것과 헌 것을 신구(新舊), 오래 오래 사귀어 온 친구를 고구(故舊), 옛날과 같음을 여구(如舊), 옛 모양과 변함 없음을 의구(依舊), 지난 일을 생각함을 감구(感舊), 옛날과 비교함을 비구(比舊), 옛 자취를 돌이켜 생각함을 억구(憶舊), 오래 전부터 사귀던 사이를 이르는 말을 구교지간(舊交之間), 오랫동안 헤어져 있는 친구를 이르는 말을 구년친구(舊年親舊), 옛 친구와 새 친구를 일컫는 말을 구우금우(舊友今友), 옛 모양 그대로를 이르는 말을 구태의연(舊態依然), 묵은 활과 새 화살이란 뜻으로 그래야만 잘 맞는다는 데서 나온 말을 구궁신시(舊弓新矢), 오래 전부터 배어 든 나쁜 풍속을 이르는 말을 구염오속(舊染汚俗), 제사 지내 줄 자손의 대가 다한 위패를 땅에 묻음을 이르는 말을 구주매안(舊主埋安),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으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함 또는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함을 이르는 말을 송구영신(送舊迎新), 경개는 수레를 멈추어 깁양산을 기울인다는 뜻으로 한번 만나보고 친해진다는 말로 잠시 만났어도 구면처럼 친함을 이르는 말을 경개여구(傾蓋如舊), 남의 잘못이나 개인적인 원한을 마음에 새겨두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불념구악(不念舊惡), 처음으로 만났을 뿐이지만 마음이 맞고 정이 들어 옛날부터 사귄 벗같이 친밀함을 이르는 말을 일견여구(一見如舊) 등에 쓰인다.
▶️ 路(길 로/노, 울짱 락/낙)는 ❶회의문자로 저마다 각각(各) 발로(足) 걸어 다니는 곳이라는 데서 길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路자는 '길'이나 '도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路자는 足(발 족)자와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各자는 발이 입구에 도달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各자의 본래 의미는 '오다'나 '도착하다'였다. 반면 足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두 글자를 결합하면 '오고 가다'라는 뜻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路자는 통행이 빈번한 길이나 도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路(로)는 성(性)의 하나로 ①길, 통행(通行), 도로(道路) ②도리(道理), 도의(道義) ③방도(方道), 방법 ④사물의 조리(條理) ⑤중요한 자리 ⑥지위(地位), 요처(要處) ⑦길손, 나그넷길 ⑧거쳐 가는 길 ⑨수레 ⑩모(물건의 거죽으로 쑥 나온 귀퉁이) ⑪행정구획의 이름 ⑫크다 ⑬드러나다 ⑭고달프다, 피로하다 ⑮쇠망하다 ⑯모지다(모양이 둥글지 않고 모가 나 있다) ⑰길을 가다 ⑱바르다 그리고 ⓐ울짱, 울타리(락) ⓑ즐기다(락)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길 도(塗)이다. 용례로는 버스나 기차가 정해 놓고 다니도록 되어 있는 길을 노선(路線), 거쳐 가는 길이나 과정을 노정(路程), 길바닥 또는 길 가는 도중을 노상(路上), 여관을 노실(路室), 길바닥 또는 길의 바닥 표면을 노면(路面), 여행의 비용을 노용(路用), 먼길에 지치고 시달리어 생긴 피로나 병을 노독(路毒), 길 옆이나 길의 옆을 노방(路傍), 먼 길을 가고 오고 하는데 드는 돈을 노자(路資), 내왕하는 길의 과정을 노중(路中), 길의 경로를 노차(路次), 도로나 철로의 바탕이 되는 땅바닥을 노반(路盤), 길의 양쪽 가장자리를 노변(路邊), 길의 너비를 노폭(路幅), 길이 갈리는 곳 또는 갈림길을 노기(路岐), 앞으로 나아가는 길 또는 나아갈 길을 진로(進路), 통행하는 길을 통로(通路), 사람이나 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든 길을 도로(道路), 여러 갈래로 갈린 길로 갈림길을 기로(岐路), 돌아오거나 돌아가는 길을 귀로(歸路), 여행하며 다니는 길을 여로(旅路), 도덕적으로 그릇되고 옳지 못한 길을 사로(邪路), 살아 나갈 길이나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길을 활로(活路), 갈피를 잡을수 없는 길을 미로(迷路), 배가 다니는 길 또는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하늘의 길을 항로(航路), 기차나 전차의 바퀴가 굴러가는 레일 길을 선로(線路),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지나가는 길이나 밟아 온 순서를 경로(經路), 좁고 험한 길 또는 일의 진행을 방해하는 장애를 애로(隘路), 길가에서 사람을 협박하여 재물 따위를 빼앗는 짓을 이르는 말을 노상강도(路上强盜), 백성이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라가 평화롭고 모든 백성이 매우 정직한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불습유(路不拾遺), 길 가의 버들과 담 밑의 꽃은 누구든지 쉽게 만지고 꺾을 수 있다는 뜻으로 기생을 의미하여 일컫는 말을 노류장화(路柳墻花), 경쾌한 수레를 타고 익숙한 길을 간다는 뜻으로 일에 숙달되어 조금도 막힘이 없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경거숙로(輕車熟路), 한 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감을 일컫는 말을 일로매진(一路邁進), 높낮이가 없이 평탄하고 넓은 길이라는 뜻으로 앞이 환히 트여 순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을 탄탄대로(坦坦大路),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로지인(行路之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