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 잦은 기침, 쉰 목소리…호흡기 아닌 다른데 병 있었다
이유 없이 가슴이 아프고 저녁에 자려고 누웠을 때 기침이 잦다면 소화기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위 속에 담긴 산성 물질(위산·펩신)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성인 10명 중 1~2명이 앓을 만큼 흔한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427만 5198명 에서 2021년 486만304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와 식도의 사이에서 '밸브' 역할을 하는 식도 괄약근(조임근)이 제 기능을 못해 발생한다. 보통 음식을 삼킬 때나 트림할 때 외에는 닫혀 있는데, 조이는 힘이 풀리면서 위 내용물과 위산이 함께 역류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과식과 야식 등 잘못된 식습관은 위를 팽창시켜 복압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소화가 잘 안되는 기름진 음식, 술·커피·탄산음료도 위산 분비를 늘리고 비만을 불러 속쓰림을 낳는다. 나이가 들수록 노화로 인해 식도 괄약근이 자연적으로 약해지는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
원인 만큼이나 증상도 각양각색이다. 보통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과 속쓰림, 소화불량을 경험하고 입 안에 쓴맛이 나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음식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긴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도 있다.
가천대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위산 역류와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심한 입 냄새, 잦은 기침, 쉰 목소리도 알고 보면 위식도 역류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심장이나 폐 등 호흡기에 문제가 없는데도 이런 증상이 1주일에 1회 이상, 한 달 이상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권했다.
위산이 반복적으로 역류하면 식도 점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심해진다. 식도가 좁아지는 식도 유착이나 점막이 변성되는 바렛 식도, 식도암 등 위협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대처해야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초기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위산 분비를 막는 위산분비억제제(PPI)라는 약물로 치료한다.
이런데도 낫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한 경우에는 위와 식도의 경계(하부 식도 주변)를 위 조직으로 감싸 느슨해진 식도 근육을 조이는 항역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서구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수술로, 우리나라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100만원 선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 완화와 재발 방지를 위해 생활 습관 개선은 필수다.
비만이라면 체중부터 줄여야 한다. 위산의 원활한 분비를 방해하는 과식·야식·속식 등의 식습관은 멀리하고 식후 바로 눕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드는 탄산음료 등 식품은 자제하고 보정 속옷이나 꽉 끼는 바지처럼 복압을 높이는 복장, 윗몸 일으키기 등의 운동도 피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체중 감소가 동반되거나 초기에 제산제를 먹어도 별 효과가 없는 경우, 40세 이상은 꼭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첫댓글 건강 입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