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별개라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가을의 사나이’와 ‘가을의 팀’은 역시 따로 있다.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최고 투수의 한명으로 평가받는 랜디 존슨은 불행하게도 페넌트레이스에서 벌어놓은 점수를 포스트시즌에서 까먹는 스타일이다.올해 시즌최다홈런(73) 신기록을 세운 샌프란시스코의 배리 본즈가 포스트시즌만 되면 체면을 구기는 것과 비슷하다.
포스트시즌에 이미지가 약한 팀으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디비전시리즈에서 2연패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대표적인 예.휴스턴은 97∼99년 3년 연속디비전시리즈에서 패했으며 올해 역시 벼랑끝에 몰렸다.
올해 21승(6패)에다 방어율(2.49),탈삼진(372) 1위를 기록한 랜디 존슨은 정규시즌에서는 상대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정작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위력을 찾을 수 없다.지난달 10일로 만 38세를 넘긴 존슨은 95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2승을 거둔 것이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승리다.이후 7연패했으며,이는 포스트시즌 최다연패 기록이다.포볼을내주지 않기로 유명한 존슨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9이닝당 3개꼴의 포볼을내줬다.
애리조나 봅 브렌리 감독은 기자들이 에이스인 존슨 대신 왜 실링을 1차전선발로 내세웠느냐고 질문 공세를 퍼붓자 스케줄상 어쩔 수 없었다며 외교적인 답변으로 슬쩍 넘어갔다.결국 1·2차전을 통해 과거 포스트시즌의 전적을고려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존슨과는 반대로 포스트시즌 무대에는 처음 등판한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우디 윌리엄스는 7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고,신인 앨버트 푸홀스는 존슨에게 결승 2점홈런을 쳐 좋은 대조가 됐다.결국 포스트시즌의 스타는따로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