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남편의 이혼 후 초등학생아이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퇴행증상을 보여요...”
“합의 이혼을 하기로 하고 이혼절차 중인데... 아이가 방에서 나오질 않고 대화자체를 하지 않으려 하네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몇달 전에 이혼을 했어요. 아이가 엄마는 언제 오냐고 찾는데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요...?”
많은 부모님들께서 저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에 문의주시는 내용인데요. 부모의 이혼은 자녀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자신들이 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별을 맞이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죠. 또한 부모의 이혼은 아이에게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와 격리를 경험하게 만드는데 이는 훗날 성인이 된 뒤에도 성격적으로 불안정하고 대인관계에 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자녀들이 겪는 정서문제와 부적절한 행동양상은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부모의 이혼을 겪은 자녀들이 보이는 정서 문제 및 행동양상
(1) 죄책감
아이들은 자신이 나쁜 행동을 했거나 또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부모의 잦은 다툼이 일어났고 이로인해 부모가 이혼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자녀의 경우 자신을 비난하고 우울해 하며, 친구들이 자신의 부모가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되면 수치심을 느끼고 부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회피하려고 한다.
(2) 분노와 공격성 반응
청소년기는 안전한 가정 내에서 독립을 할 시기로 부모가 이혼으로 인한 법적인 문제, 가족의 결함 등은 자녀들에게 자신의 생활을 전념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정적인 작용을 한다. 이 시기의 자녀들은 화를 잘 내고, 독립적인 자세를 갖으려 불복종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적응문제가 증가한다.
(3) 우울·불안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으로 인하여 우선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며, 주로 슬픔, 상실감, 이혼에 대한 거부감, 부모에 대한 분노, 무력감, 강한 외로움, 의기소침한 반응을 나타낸다.
(4) 재결합에 대한 환상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동들은 처음에 당황하고 집을 떠난 한쪽 부모가 다시 되돌아와서 함께 살게 될 것이라고 희망한다. 특히 유아기나 학령전기에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동들은 부모의 재결합에 대한 환상을 지속적으로 갖게 된다.
(5) 환경의 변화에 대한 부적응
가장 분명한 변화는 부모 중 한쪽과 한집에서 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양육하는 부모가 이사를 가야한다면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한다. 부모는 자녀가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어려움을 물어보고 함께 해결하겠다는 마음가짐을 표현해주어야 하며, 자녀가 새로운 또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지하여야 한다.
(6) 학업과 행동의 문제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업이나 행동의 문제를 보이거나 갑작스럽게 집중을 하지 못할 수도 있고 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멍하니 있을 수도 있다. 부모는 집중력 저하, 우울 증상과 같은 증상들이 부모의 이혼을 겪는 자녀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반응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자녀의 갑작스런 성적 하락을 추궁하기 보다는 자녀가 겪는 정서적 어려움을 공감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7) 유기공포
Gardner(1976)는 유기공포란 부모가 이혼하여 어느 한 부모가 가정을 떠나면 자녀는 그 떠난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느끼며 심지어 함께 살고 있는 부모조차 자신을 버리고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두려움을 경험하는 것이다.
(8) 충성심 갈등
이혼 후 자녀를 중심으로 두 개의 가정이 존재하게 된다. 가계가 두 개로 분리된 후에는 혼란과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부모는 서로의 역할이나 기대가 불분명하여 자녀들의 시간과 충성심을 놓고 서로 갈등할 수도 있다.
(9) 애도의 과정
부모가 이혼을 할 때 자녀들이 갖는 느낌은 부모가 죽었을 때 갖는 느낌과 유사하다. 그러나 두 경험 사이에 차이는 죽음은 관계의 끝이지만 이혼은 양부모를 계속적으로 볼 수 있는 자녀들에게 그들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혼으로 인해 자녀들이 보이는 최초의 반응은 충격과 놀람이다.
(10) 성 정체성 교육의 부족
이혼가족의 아동들은 그들의 친권부모로부터 성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 따라서 10대들은 이성교제에 자신감이 없으며 자신들이 다른 일반가족의 아동들에 비하여 다르다는 느낌을 갖는다.
# 연령별 부모역할
-유아기(3~5세)의 아동 : 정서적 버팀목 역할, 불안과 두려움을 수용하고 보듬어 주기, 일관적인 훈육방식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느끼고, 가끔 퇴행적인 행동을 보이며 유기불안이나 두려움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또한 부모 이혼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러한 잘못된 생각은 아동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들며, 부모의 이혼을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인식하여 과거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부모가 떠났다고 생각하거나 한 부모가 다른 부모를 내쫓는 것으로 생각하는 등 왜곡된 방식으로 지각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을 이해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도 유기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끼며 심각한 경우에는 급성적인 분리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입니다. 때문에 부모는 자녀에게 정서적 버팀목 역할로써 지지, 수용, 일관적인 훈육방식을 유지 해줌으로써 불안과 두려움을 완화시켜주어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것입니다.
-학령전기(6~8세)의 아동 : 현실을 분명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이혼은 했으나 부모는 여전히 부모임을 설명하고 안심시킴으로써 힘든 정서를 함께 나눈다.
이시기의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과 인지수준이 발달 되는 과정이기에 제한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제한된 인지 이혼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알 수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이는 부모가 이혼을 할 후에도 지속적으로 함께 살게 될 것이라는 재결합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동은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가족이 함께 살게 되기를 바라는데, 이러한 노력은 아동으로 하여금 성장에 필요한 새로운 발달과제에 직면하는 대신 그 상태에 고착되어 건강한 성장을 방해받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학령후기(9~12세)의 아동 : 어려운 부분이나 힘든 감정을 부모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녀의 학습과 또래 관계에 관심을 갖고, 성취동기를 부여해 준다.
학령후기의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의 증가에 따라 부모의 이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부모의 이혼을 수용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특히 충성갈등에 민감한 시기로 자녀 스스로가 중재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느끼며, 부모로 인한 분노와 슬픔의 감정을 숨기고, 자신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이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학령 후기 아동과 청소년들은 부모의 데이트나 성관계에 대해 인식함에 따라 그들의 성 정체감에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청소년(13~18세) : 간섭 또는 지나친 통제를 피하면서도 큰 테두리 내에서 관심과 지지를 제공하고, 일상생활을 관찰하여 함께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청소년기의 아동들의 경우 내외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단계이므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때문에 독립하고 싶어하면서도 의지하고싶은 그런 양가감정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시기에는 안전한 가족 기지로 부터 독립성을 키워나가는 시기로 가족구조의 결함이 그들에게 매우 민감하게 작용하는데요. 때문에 이혼가정의 청소년 자녀의 경우 종종 화가 나 있거나, 가족들로부터 개입 당하지 않으려 하며 불복종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므로 적응문제가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이혼을 하거나 다짐했다면, 자녀에게 이렇게 해주세요.
-아동의 인지수준에 맞추어 이혼에 대해 자유스럽게 이야기해 주세요. 이때, 이혼 시나 후에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또는 반드시 설명해 주셔야 합니다.
- 아이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꼭 알려주세요.
어린 자녀일수록 부모의 이혼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대화를 통해 알려주셔야 합니다. 즉, 부모의 이혼을 아이의 수준에 맞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하지만 이때 주의해야할 점은 한쪽 부모를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나에게는 천하의 나쁜 배우자일지 몰라도 아이에게는 세상과도 같은 부모니까요.
-아이의 생활이 되도록 안정되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해주세요.
이혼 이후 양육을 맡게 된 부모는, 종종 자녀에게 아주 엄격해지기도 하는데요. 아버지 없는, 혹은 어머니 없는 집 아이라서 이혼가정이기 떄문에 말썽을 부린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겁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너그러운 부모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것이죠. 이러한 비일관적인 양육은 정말 피해야 할 일입니다. 아이를 어떻게 대할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늘 변함없는 일관성인 것입니다.
양육태도 뿐만아니라 생활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의 이혼도 갑작스러운 아이들에게 생활마저 크게 변화한다면 혼란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조금의 변화는 있을 수 있으나, 되도록 안정되고 일관성을 유지 할 수 있도록 생활을 계획하여 아동들이 그들의 세계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다른 한쪽 부모의 생활을 알아오는 매개체로 생각하지 않으셔야합니다.
많은 아이들은 순수하게 자신이 아빠나 엄마에게가서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소통이 상대의 생활을 알아오는 것으로 전략해서는 안됩니다. 아이의 일상을 공유하는 소통임을 잊지말아주세요.
-떠난 부모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하도록 하여 아이가 양부모 모두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아이와 함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불안감을 보인다면 부모가 함께함을, 꿈과 희망 또는 성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지지를 보내주세요.
이혼 가정의 자녀가, 일반 자녀보다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더 많이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일부는 결국 건강한 이성 관계를 맺지 못하고, 결국 자녀의 결혼도 파탄에 이른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혼은 대물림된다고 하기도 하죠. 실제로 이혼 가정의 자녀가, 일반 가정에 비해서 보다 높은 심리적 어려움을 보이는 것은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별로’ 크지 않습니다. 이혼 가정의 자녀가 보이는 정서적 어려움은 일반 가정의 자녀에 비해서 ‘약간’ 높을 뿐입니다. 이혼 가정의 자녀들 대부분은, 고맙게도 아주 건강하게 자라줍니다.
아이들에게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부모의 이혼 자체가 아니라 이혼 이후의 보호자가 보이는 행동입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마시고 아이와의 충분한 대화를 나눠보세요.
만약, 이야기 할 시기를 놓친 것 같거나 아이가 부모의 이혼으로 많이 힘겨워 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가족상담,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을 진행하는 심리치료센터입니다. 또한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치료사가 배치되어 전문적이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이혼을 앞두고 있는데... 초등생 아이가 걱정입니다., 동아사이언스, 2016.09.04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13501
2) 심수명. "연령에 따른 이혼가정 자녀의 적응을 위한 부모의 역할." 성경과신학 45.1 (2008): 221-248.
3) 놀이치료 사례연구. 강문희 외6명. 시그마프레스
4) 아동의증상과 특성별 놀이치료. 염숙경 저. 학시자
5) 청소년이해하기, 이혼가정 청소년, 1388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http://www.cyber1388.kr/new_/sub03_4_8.asp
6) 또하나의 선택 이혼,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여성동아, 이한경 기자, 2002.11.11.
https://woman.donga.com/3/all/12/128435/1
사진출처 : pixabay(재사용 가능)
작성자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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