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고가 아파트 경매시장 매물로 쌓인다.
디지털타임스, 이미연 기자, 2023. 4. 10.
집 값은 떨어지고 이자 부담은 커지면서 경매에 오르는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 총 경매 진행건수는 전달보다 800여건 늘었다. 특히 감정가가 30억원이 넘는 강남 지역 초고가 아파트도 경매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초고가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는 '과연 누가 살까'라는 물음표 속에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4월 10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450건. 전 달 1652건 보다 48.3% 늘었다. 지난해 3월(1415건)에 비하면 무려 73.1% 늘어난 것. 낙찰률 하락으로 유찰된 아파트가 쌓이는 상황에서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신규 건수도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신규 경매 건수는 698건, 2월은 743건으로 조사됐으며, 3월에는 1193건으로 전달보다 450건 늘었다. 경매 물건이 늘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실속파' 경매족도 늘어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서울 최상급지인 강남권 아파트가 다수 경매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감정가 30억원 이상 강남 아파트 3채가 첫 경매에 들어간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삼호 아파트 185.46㎡가 31억6000만원에, 서초구 서초동 서초삼풍아파트 163.81㎡가 38억 200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148.77㎡)도 30억 1000만원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초고가에도 의외로 감정가보다 높거나 유찰없이 낙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사우스윙동 145㎡가 51억원에 매각됐다. 감정가보다 1억원이 높았다. 2월 14일에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첫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1억1000만원 높은 30억 8100만원에 역시 경매로 새주인을 찾았다. 2월15일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46억1000만원에 낙찰됐다. 당초 감정가 49억원에 경매가 나왔으나 1회 유찰 후 2차 경매에서 감정가의 94%에 새 주인을 찾았다. 업계 관계자는 "주변 시세와 대비해 가격만 낮다면 자금 여유가 있는 계층에게 고금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석했다.
초고가 아파트와 달리 중저가 경매시장에서는 주인을 찾아 낙찰되는 물건의 비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좀 더 지켜보자는 대기 수요가 많고, 가성비 낙찰(여러차례 유찰된 물건은 싸게 매입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실속파가 경매족이 늘면서 이런 현상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경기 부천시 중동의 아파트(전용 34㎡)는 지난달 7일 83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3억2600만원)의 70.7%인 2억3033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2차례 유찰돼 최저 매각가격이 감정가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억원대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를 희망하는 응찰자가 대거 몰렸다. 이에 낙찰률과 낙찰가율도 하락했다. 3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33.1%로 전월(36.1%) 대비 3.0%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도 3월(79.8%)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진 79.0%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8.0명)보다 2.6명 감소한 5.4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낙찰률도 모두 20% 후반대에서 30%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