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1. 오늘은 복날이란다.
복날에는 삼복이 있어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부르며, 초복에서 중복, 중복에서 말복은 각각 10일씩 뒤로 밀려난다.
즉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20일이나 걸린다.
오늘은 3개의 복날 가운데 첫번째인 초복.
중국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진(秦) 덕공(德公)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고 한다.
복은 한자이다.
伏 : 사람(人) 앞에 개가 엎드린 형상이다.
1) 엎드릴 복, 길 복
2) 알품을 부(다른 표현: 안을 부)
중국에서는 개를 잡아서 먹는다.
한국도 예전부터 개를 잡아죽이고(죽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 불에 개털을 태우고, 살코기를 저며서, 뜯어서 개장국 등으로 끓여서 먹었다. 더위에 지친 여름날에 개고기를 먹어서 기운을 차린다는 '보양음식'이라고 한다.
과거와 달리 2000년대를 살아가는 지금에는 개를 잡아서 먹는 게 그다지 환영받을 일이 아니다. 개고기를 혐오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면서 개 대신에 닭, 장어(생선) 등으로 대체해서 먹는 풍조가 번지고 있다.
닭으로 만든 삼계탕/통닭구이 등을 비롯하여 고양이, 장어구이, 추어탕(미꾸라지), 붕어탕, 전복, 낙지, 민어 등의 생선도 추가되고, 심지어는 콩국수 등의 음식이 복날에 새롭게 등장했다.
나는 육류(어류)를 먹기는 하되 그다지 즐겨하지 않기에 복날에 먹는다는 개고기는 정말로 별로이다.
개의 살점에서 배어나오는 그 특유의 냄새가 싫다.
어린시절, 청년시절에 고향마을에서는 어른들이 개를 때려 죽여서 불에 털을 그슬렸고, 날카로운 칼로 뱃때지를 찔러서 내장을 꺼내고... 장작불에 살점을 구워서 저며서 먹는 것을 보고 자랐다.
집앞에 있는 황씨네 왕솔밭에서는 동네 어른들(사내들)이 개를 잡았다.
내가 사는 서울 송파구 잠실... 지하전철을 타고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성남 모란역이 나온다.
모란역 뒷편에는 재래식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많고, 골목에는 개가 산채로 뜰창에 갇혀 있었고, 정육점에는 개를 사각으로 잘라서 쇠꼬챙이로 꿰어서 매달았고, 개장국을 파는 장사꾼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곳을 지나가려면 왜그리 피비린내가 많이 나던지...
몇 해 전부터는 모란시장에서는 개를 직접 잡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개고기를 팔고, 개장국을 끓여서 파는 가게도 있을 터.
성남 모란시장에서는 개고기가 자꾸만 줄어든다고 한다. 다행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동물로 대체해서 보양식 운운하면서 남의 살점을 뜯어먹어야 하는지는 또다른 문제이다.
육류가 별로인 나는 살아있는 동물 그 모두가 안타까울 뿐이다.
복날이 아예 없어졌으면 싶다. 쳐먹을것이 없어서 굶주렸던 과거에는 복날이라는 핑계로 자기가 키우던 개까지도 잡어서 쳐먹었겠지만 지금은 먹을거리가 천지에 널린 세상이다. 다른 것으로 배를 채웠으면 한다.
고대에는 식인제도도 있었다고 한다. 적을 잡아서 ... 인체도 뜯어먹었다는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바위동굴 속에서 인체의 뼈조각을 조사하면.... 세상에나. 사람이 사람도 잡아서 먹냐?
최근에도 외국에서는 이런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완전히 몬데가네식이다. 잡식인 인간... 정말로 잔인한 동물이다.
농촌산촌 태생인 나는 밭이나 논에서 나오는 곡류와 채소류가 훨씬 좋다.
식물은 흔하디 흔하고, 조금만 정성을 들이면 풍성하게 재배할 수 있기에...
나는 심지어는 나무껍질, 줄기, 잎사귀, 뿌리도 삶아서 우려서 먹고 마시고 싶다. 열매도 따먹고.
볍씨 한 알을 논에 심으면 몇백 배 이상이나 많은 곡물을 얻을 수 있다. 구태여 살아서 움직이는 동물(특히나 가축)의 목숨을 죽여서.. 해체해서 먹어야 하는지..
인간의 신체에는 입(주둥이, 목구멍)이 있다. 먹고 마셔야만 살 수 있는 신체적 구조이다. 어쩔 수 없이 먹을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동물보다는 식물 위주로 먹었으면 한다.
그간 나는 어땠을까를 조금은 반성한다. 내 어린시절. 시골집에서는 소 돼지 닭을 키웠고, 염소 토끼는 어쩌다 한 번 키웠다. 외양간에 가둬서 소를 키웠고, 돼지우리에는 돼지가 1 ~ 2마리,가 고작이었다. 닭장에는 닭은 열댓마리가 고작이였다. 소규모였다.
* 대량으로 사육할 공간과 사료가 없기에.
소를 키우는 이유는 있었다. 논밭을 쟁기로 갈았고, 큰 짐은 소달구지(구루)를 끌었다. 우리집에서는 커다란 암소 한 마리를 키웠다.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면 나오는 구정물을 구유통에 부어서 주었고, 닭이 낳은 달걀을 모아서 5일장날에 팔려고.. 고작 달걀 10개나 20 개 정도로...
돼지를 잡을 때는 대부분 정해져 있었다. 음력설과 추석 명절, 초상이 났거나 회갑 잔치를 할 때에는 동네의 돼지를 사서 잡았다.
돼지를 잡으면 돼지 뱃속에서 오줌보가 나왔다. 아이들은 오줌보에 입김으로 바람을 세게 불어 넣어서 고무풍선처럼 부풀럈다. 공중에 튕기면서 놀았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동네에서는 돼지를 잡을 만한 청장년이 없다. 늙은이 노인네가 어부정거리는 세상으로 변해버렸다.
육류는 읍내 마켓트, 육류점에 가면 쉽게도 살 수 있다. 구태여 동물을 직접 죽여서 살코기를 칼로 저미지 않아도 돈만 내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변했다.
그나저나.. 나는 복날이 아예 없어졌으면 싶다. 그런 거 안 먹고는 다른 음식물로 대체했으면 싶다.
정말로 남의 살점을 먹어야 한다면 독사인 뱀, 쥐 등이나 직접 잡어서 먹었으면 싶다.
전국 3대 개시장
1. 성남 모란시장 개시장 : 2018년 폐쇄
2. 부산 구포가축시장 : 2019년 폐쇄
3. 대구 칠성개시장 : 2021년인 지금도 성업 중.
* 대구, 자랑스럽다. 그치?
나중에 보탠다.
밥.. 먹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