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마치고 오는길은 항상 피곤하다 그래서 화장을 하고 때론
치마를 입고 점잔한 차림으로 버스안에서 입을 헤 벌리고 졸기도 한다
오늘도 그렇게 졸다가 잠이 깬곳은 광안리 였다..
광안리 버스 정류장 그리고 아주 많이 바꼈지만 멀리 보이는
골목골목은 아직도 내 추억속에 있는 동네이다..
내가 어릴적 다니던 교회는 광안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동네에는 어릴적 내 첫사랑이 살고 있었다
지금은 동네도 변했고 첨보는 큰건물이랑 큰 피시방 등등
이사 갔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때는 그랬었다
그사람은 나보다 2살이 많고 성격은 보수적인면도 있었지만
다정다감하고 사람들을 잘챙겨줘서 주위 사람들이 다들 좋아했었다
키가 나보다 20센티 이상 크고 이종원같은 이미지에 어떻게 보면
참 사춘기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좋을법도 한데 단점으로 혀가 짧아서
장난기 많은 내성격에 농담으로 몇번 흉내내는 말에 삐져서 한달 이상을
어색했던 적도 있던거 같다..
나는 이상하게 쌍꺼풀 남자눈을 시러해서 외모따지는 사춘기때에
첨에는 그사람에게 그냥 착한 오빠 이상의 감정이 없었던거 같다..
내가 호감을 갖게 되었던건 그오빠가 나한테 동생이상으로 호감이
있다는걸 느꼈을 때 부터 였던거 같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면..내가 하루는 교복을 입고 왔는데
사람들이 어떤사람은 교복이 이쁘다고도 하고 어떤사람은 교복이
촌시럽다고 했다..그래서 울학교 교복이 이쁘냐고 물었는데
그오빠가 "아니"하더니 "니가 더 이뻐" 이렇게 말했다
순간 무슨말인가 어안이벙벙해서 집에 왔는데 그담부터 나도 점점
관심을 갖게 되었던거 같다
그후로는 같이 얘기도 많이 하고 정작 하고 싶은 좋아한다던가 하는말은
못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참 많이도 했던거 같다..
좋다는 말은 대놓고 못하고 이런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번은 그오빠 안경발이 부러져서 안경을 벗고 있던걸 봤는데..
"오호 안경 벗었네"하니까 이상하냐고 하도 물어서
"안경 벗으니까 훨 낫네. 절대 안경 벗지 말고 댕겨" 이렇게 말하고
나도 얼매나 가슴이 떨렸는지..ㅎㅎ(그날이 토요일이였고 그담날에
오빠는 안경을 벗고 와서 잘 안보이는지 눈살을 찌푸리곤 했었다 ㅎㅎ)
그후 나는 방황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를 안가게 되었고 그오빠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안오게 되었다 마지막에 내가 계속 오라고
붙잡으면서 말했는데 뿌리치고 이제 더이상 안오겠다고 했었다
아무튼 그길로 2년가량의 시간동안 그오빠를 잠시 잊고 살았다
다시 만나게 된건 그오빠와 친했던 오빠에게 과외를 받으면서 였는데
그때 나는 남자친구와 헤어져 조금 슬플때였다..
그오빠랑 연락이 되어서 전화통화를 했을때 그오빠가 재수를 해서
올해 학교를 간다고 그말을 하길래 내가 대학가서 머할거냐고 하니까
"알바해서 너 맛있는거 사주려고 대학가는거야" 하고 농담처럼 말했다
어릴때는 정말 좋아한다는 말한마디 하기도 힘들었지만 그냥 대뜸
별 생각도 없이 "나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외로운데 오빠 나랑
사길래?" 이말을 했더니 그오빠 목소리가 바뀌면서 "딴남자 사귄
여자랑은 안사길래.."라고 했다 그당시에는 정말 보수적이라고
욕했었다
(근데 그오빠 그동안 과외 해주던 오빠한테 내소식 듣고 자기는
계속 대학가서 만나려고 기다렸는데 내가 딴사람한테 맘을 준게..
아니 나는 자기를 잊고 있었었다는 사실이 섭섭해서 그랬던거 였다고
과외 해주던 오빠가 과외 그만둘때 말해줬다..)
나는 그말듣고 응 그래 나 전화 끊을께 하고 말을 더이상 안했다
참 고리타분한 사람이구나 하고 욕하면서 말이다..
그후 다시 만난건 그통화후 한 일주일쯤 후에 도서관에서 였는데
계속 하는말이 다시 재수해서 한의대가서 한의학과 여학생 사길꺼라는
그런말만 계속 했다 그때까지는 그오빠가 왜 그러는지는 모르고
그냥 안본사이에 참 수 없어졌다고 속으로 욕만 했다..
아무튼 내가 그맘을 알았더면 좀더 현명하고 유연하게 해서 좋게
잘 될수도 있었는데..그냥 예전에 고리타분한 면이 있었다는 생각만해서
또 그러는갑다..어쩜 그냥 내가 안좋은가보지 머 하고 더이상의
생각은 안했다..
어쩌면 젤 큰건 내맘이 겠지..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더이상의 아무런
의문도 갖지 못하고 포기할만큼 가벼운 사랑이였는지도 모르겠고..
이런생각도 든다
나는 단지 그때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그 애틋했던 추억을 사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