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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까지 ’멸치‘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의 빼빼한 체격, 많이 뛰
는 게 유일한 장점이던 미드필더가 대학 2학년에 스트라이커로 포지션
을 바꾸는 도박 같은 선택을 했다. 직업 축구 선수로 계속 살고자 하는 고
뇌로 가득찼던 스무살 청년 조규성이 기울인 경쟁이란 건 인간 한계를 돌
파하기 위한 악다구니에 가까웠을 것이다. 프로 데뷔 후에도 호리호리했
던 그의 몸은 상무를 거치며 슈퍼 솔져처럼 울퉁불퉁해졌다. 득점에 대한
본능이 없다는 지적을 깨기 위해 더 많은 찬스를 창출하려는 오프더볼 움
직임을 끊임 없이 시도했다.
5년 뒤 K리그1 득점왕이 됐고, 월드컵에 나가 2골을 넣었다. 불안의 종점
에서 이 길로 가겠다는 방향 하나를 믿고 기울인 노력으로 높은 천장을 뚫
어 본 경험. 그것이 축구 선수, 그리고 인간 조규성의 자아 속에서 확고한
중심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조규성 내면의 스토리가 존중 받았으면 좋
겠다. 머리가 긴 게 문제, 예능에 출연한 게 문제, 겉멋 들어 헤어밴드 신경
쓰느라 골 못 넣는 게 문제. 스트라이커가 골을 넣지 못하는 건 분명 문제
지만 축구의 기준에서 명확하게 분석하고, 지적했으면 한다. 비난과 비판
은 다르다. 트집과 평가는 다르다. 그리고 비난과 트집은 다르다가 아닌 틀
린 문제다.
귀걸이를 한 장발의 청년 조규성도, 각고의 노력으로 대표팀 최전방에 선
축구 선수 조규성도 같은 자아의 표출이다. 무엇이 틀리고, 맞는 것인가.
전자가 사라지면, 후자는 바로 서는 것인가? 리오넬 메시는 언젠가부터
수염을 기르고, 몸 이곳 저곳을 문신으로 채웠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
이 짊어져야 하는 무게를 극복하려는 강해진 내면의 표출이었다.
누군가 조규성이 월드컵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뒤에 변했다고 전했다. 하
지만 유럽으로 떠나기 전 만났던 조규성은 2019년 프로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와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친절하고, 겸손했고, 예의바른 모습. 그 속
에 확실한 자기 주관이 있었다. 알맹이는 알고 있던 그 조규성이었다. 변
한 건 오직 주변의 시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