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오후 시간에 전도를 나왔다
평소였으면 오전에
시간이 생겼을 때 전도를 다녀왔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선뜻 몸이 움직여주지 않았다
일단 몸이 몹시 피곤했고
10시~11시 사이는 전도를 자주 하던 시간대라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듣기를 싫어하여 등을 돌리며 듣지 아니하려고 귀를 막으며
그 마음을 금강석 같게 하여 율법과 만군의 여호와가
그의 영으로 옛 선지자들을 통하여 전한 말을 듣지 아니하므로..."(슥 7:11~12)
전도를 마치면 주시는
주님 주신 평안(요 14:27)의 은혜를 좀 더 빨리 누리려다
컨디션도 안 좋은데 되려 시험만 들 거 같아 전도 시간을 미루었다
휴식을 취한 뒤 어느 정도 피로가 풀리자 그제야 주님의 감동이 임했다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내가 네게 명한 바를 그들에게 선포하라 하신지라"(욘 3:2)
시간을 달리해도 여전히 사람들의 반응은 완악했다
그럼에도 오늘 전하라 하신 곳까지 꿋꿋이 전했고
드디어 열차에서 내리려는데 유독 눈에 띄는 영혼이 있었다
그분에게는 꼭 내가 만난 하나님을 들려줘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다
승객 분위기상 별로 좋은 반응이 있을 거 같지 않았지만
내 눈에는 오직 그 영혼을 향한 구령(救靈) 뿐이었다
그래서 다시 그 열차에 올라
간절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결박하여 끌고 가서 총독 빌라도에게 넘겨 주니라"(마 27:2)
느닷없이 뒤에서 한 노인이 마치 결박이라도 하려는 듯
내 어깨를 거세게 붙잡더니 객차 내 비상 연락망 있는 곳으로 끌고 갔다
나 같은 놈은 당장 신고해야 한다면서 씩씩대며 끌고 가는데
노인이라 힘으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지만
맞서봐야 주님 영광만 가릴 뿐이었다
그에게 끌려가면서도 외쳤다
끌려가면서도 전도를 하는
내 기세에 눌렸는지 그의 손에 힘이 풀렸다
그 틈을 타 다시 나는
사람들에게 전도지를 돌리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나를 경멸하듯이 노려보고
애써 건네는 전도지를 파리 쫓듯 거부했다
개의치 않았다
내 목적은 그분에게 전도지를 주고 싶었을 뿐이다
감사하게도 그분은 내가 건네는 전도지를 선뜻 받았다
주님의 말씀이 들렸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찾으면 길을 잃지 아니한 아흔아홉 마리보다 이것을 더 기뻐하리라"(마 18:13)
그분이 내가 건넨 전도지를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 영혼 하나를 위해 겪은
모진 수모와 수치는 생명책에(계 20:12) 기록될 줄 믿기에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