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2:28~34
◈ 새번역 ◈
28 율법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다가와서,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예수가 그들에게 대답을 잘 하시는 것을 보고서, 예수께 물었다. "모든 계명 가운데서 가장 으뜸되는 것은 어느 것입니까?"
29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나님이신 주님은 오직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30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너의 하나님이신 주님을 사랑하여라.'
31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여라.' 이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32 그러자 율법학자가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옳은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밖에 다른 이는 없다고 하신 그 말씀은 옳습니다.
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와 희생제보다 더 낫습니다."
34 예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그 뒤에는 감히 예수께 더 묻는 사람이 없었다.
◈ 묵상 Point ◈
(출처 : 묵상과 설교 / 성서유니온)
1) 율법의 원리와 표현
율법은 하나님 뜻에 대한 가르침이며, 원리가 되는 정신과 그것의 표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하나님이 사람을 귀히 여긴다는 원리를 살인 금지라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원리는 시대와 상황과 상관없이 적용되지만, 표현은 시대와 문화와 처지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나타난다. 원리와 표현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흔히 범하는 실수의 이유는 이 분별이 없어서다. 1세기 유대인은 표현에 집중해서 실천 여부를 중시 여겼다. 그래서 원리를 고려하지 않고 표현 유무로 경건을 평가했다. 그러나 예수는 당시 유대인에게 원리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표현을 무시하지도 않았다. 예수가 제시하는 율법에 대한 태도는 원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여 삶에서 구체적이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2) 율법의 핵심 원리
서기관이 율법 계명 중 으뜸가는 것을 물었을 때 예수는 주저 없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답에는 두 가지 중요한 가르침이 있다. 하나는 순서다. 예수는 하나님 사랑을 첫째 계명으로, 사람 사랑을 둘째 계명으로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순서를 뒤바꾸면 우상숭배가 된다. 하나님 뜻 안에서만 사람을 바르게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양자택일은 옳지 않다. 둘 중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도 문제다. 사람을 창조하고 구원하는 하나님의 뜻은 피조물인 사람이 당신과의 관계 안에서 사랑으로 함께 사는 것이기에, 신자는 하나님을 향한 수직적 사랑을 반드시 사람에 대한 수평적 사랑으로 표현해야 한다.
◈ 설교 / 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은 사람 ◈
(출처 : 생명의 삶 플러스 / 두란노)
주님은 사람의 중심을 보십니다. 그래서 순수한 동기와 선한 마음으로 당신께 다가오는 사람을 알아보십니다. 주님은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물음에 답을 해주시고 칭찬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주님 앞에 섰을 때 중요한 것은 진실한 마음가짐입니다.
서기관 중 한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왔습니다. 그는 주님이 사람들과 변론하는 내용을 주의 깊게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답변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28절). 주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들으면 마음 문이 열립니다. 성도는 주님의 말씀을 우선 잘 들어야 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기 때문입니다(롬 10:17). 말씀을 주의 깊게 듣는 자세가 신앙의 기본입니다.
서기관은 주님께 평소 자신이 궁금해하던 것을 질문합니다.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입니까?" 주님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계명의 첫째라고 말씀하십니다(30절).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은 독생자를 주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도 마땅히 그 사랑에 보답해야 합니다. 모든 노력과 정성을 다 쏟아 하나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이 알려주신 두 번째 계명은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31절), 주님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말씀하시면서 이렇게 첫째와 둘째를 구분하신 것은 두 계명이 밀접하게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음에 가득 찬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댐에 물이 가득차서 수위가 올라가면 수문을 개방해 물을 흘려 보내는 것처럼, 우리를 채우고 이웃을 향해 흘러가는 하나님의 사랑이 곧 이웃 사랑이 됩니다. 이웃을 사랑하려면 먼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야 합니다.
서기관은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인정합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모든 번제나 희생제사보다 나음을 고백합니다(33절), 순수한 동기로 주님께 나아와 질문한 서기관은 답변을 받을 때도 순수한 마음으로 즉각 수용합니다. 다른 종교 지도자들처럼 비뚤어진 마음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믿음에는 수동적인 면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주님 말씀이라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입니다.
예수님은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를 칭찬하십니다. 그에게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다"라고 말씀하십니다(34절). 서기관들 중에서도 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배척하는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하나님 앞에서 바른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니 주님께 칭찬을 받았습니다. 주님은 사람을 외모로 취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마음만 잘 지키면 주님께 인정받고 칭찬받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이 사람을 외모로 취하시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우리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차지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혹은 속해 있는 환경이 좋지 않을지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의 마음만 하나님 앞에서 바르다면 주님은 그것을 알아주십니다. 서기관 그룹에 속해 있던 사람도 하나님 앞에서 바른 마음을 가졌기에 주님께 칭찬을 들었습니다. 주님은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보십니다. 주님의 말씀이라면 의심 없이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칭찬받는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