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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13. 화요일.
하늘빛깔이 우중충하다. 장마가 벌써 끝났다는 뜻일까? 아래녘에서는 비가 많이 쏟아져서 인명피해도 발생했고, 재산피해도 생겼다고 보도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비가 그다지 내리지 않았기에 나는 날마다 점심 뒤에는 인근에 있는 송파구 석촌호수로 바람이나 쐬려고 나가곤 했다.
한 바퀴 주변의 화단에는 크고 작은 조경수들이 제법 많이 식재되었기에 서늘한 그늘이 드리운다.
천천히 한 바퀴를 돌다가 '남천'이라는 키 작은 조경수 가지에 매달린 매미껍질 하나를 발견했다.
많은 것을 떠올리는 매미와 매미껍질.
오늘 아침에 '한국 국보문학 카페' '등단 시인방' 에 '매미'라는 시 하나가 올랐다. 조금만 인용한다.
여름 시작 매미가 운다.
시골매미는 우아하게 우는데
서울매미는 악을 쓰고 운다
이에 대해서 내가 아랫처럼 댓글 달았고, 퍼서 여기에도 올린다.
많은 생각/글감이 떠오르기에.
일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한 바퀴를 도는데... 남천이란 키 작은 식물 가지에 매미껍질 하나를 보았지요. 손가락으로 살며시 뜯어서 속을 들여다봤지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껍질. 풀잎에 살며시 내려놨지요.
매미는 자정을 넘어서 허물을 벗기 시작하지요. 몇 시간에 걸쳐서 서서히... 알몸뚱이가 점차로 딱딱하게 굳어진 뒤에서야 매미는 처음으로 하늘로 훌쩍 날아오르지요.
서해안 산골마을에서 살았던 때도 있었지요.
매미가 허물을 벗는 것을 밤새도톡 지켜보며 관찰도 하고..
매미가 시끄럽게 소리를 냈으면 합니다.
저는 겨울태생(1월생)인데도 뜨거운 태양의 계절을 더 좋아했지요.
왕매미가 쓰르람 쓰르람하면서 힘차게 소리내는 그런 때가 훨씬 좋지요.
저기.. 위 시에는 매미가 울던가요?
아니 왜 울었대유? 무슨 슬픈 사연이라도 있남유?
아닐 것 같은데유.
수컷매미는 신이 나서 자기존재를 짝한테(암컷)한테 알리려고 소락대기를 치겠지유.
나 여기 있어. 내 짝은 어디 있냐!! 라면서 소락대기를 크게 내질렀을 것 같구만유.
한 번 갸들한테 물어보슈. 내 말이 맞을 것인디...
글맛 좋아서 엄지 척!
여름 곤충인 매미.
여름철 매미는 알을 나무 껍질 속에 낳고는 이내 죽는다.
알은 부화해서 나무껍질, 나무뿌리 근처의 흙속에서 4 ~ 17년 가까히 애벌레로 머물서 성장하다가 여름철 새벽무렵에 허물을 벗고는 생전 처음으로 성충이 되어서 하늘을 향해서 날아간다. 2주일 정도 산다.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않고 산다. 지하의 생활보다는 지상의 생활기간이 무척이나 짧다.
한여름 내내 매미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
매미가 자기 몸뚱이(배와 날개)를 문질러서 내는 소리를 사람들은 '운다, cry'라고 표현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과거부터 외적의 침입을 많이 받았기에 도망쳐야 했고, 산악이 높고 깊어 먹을거리가 적어서 배고프게 살아야 했고, 슬픈 일을 많이도겪어서 그럴까?
21세기인 2021년 지금인데도 사람들은 '운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곤충의 소리뿐만 아니라 새들의 소리까지도 심지어는 소 돼지 등 큰 동물의 소리까지도 '운다'라고 표현한다.
'운다'라는 표현이 어떤 상황에서는 때로는 맞지만 대부분은 틀렸다. 곤충도 동물도 사람처럼 어떤 슬프고 괴로운 상황이라면 평소의 소리와는 달리 구슬프게 소리를 낸다. 즉 곤충도 동물도 감정을 지녔기에.
그러나 대부분의 곤충과 동물이 내는 소리는 웃음소리이다. 서로간의 대화이다.
그들도 때로는 슬퍼서 내는 소리는 '운다'라는 표현이 맞지만 그 이외에 내는 소리는 다르게 표현해야 맞다.
매미가 자기 몸뚱이(배, 날개)를 문질러서, 부딪쳐서 내는 소리가 '울음'일까?
매미한테 직접 물어봐라. 수컷이 암컷을 부르는 소리다. 짝을 불러서 교미해서 암컷의 뱃속에 알을 배서 자손을 퍼뜨리려는 수컷의 절절한 욕구의 표현이다. 수컷매미가 소리를 낸다.
어쩌면 짝을 부르는 사랑의 노래이며, 고함이며, 소락대기이다.
* 암컷은 소리를 내는 음성기능이 없다는 게 곤충학계의 정설이다.
귀 어두운 내 귀까지도 들리는 매미의 소리...
나한테는 매미는 울지 않으며, 오히려 신이 나서 사랑의 노래를 불러서 짝을 유혹한다.
어쩌면 사랑의 '세레나데'이다.
왕왕거리며 시끄럽게 소락대기 내지르는 수컷매미들이 더욱 많았으면 싶다.
한여름의 낮과 밤이 그렇게 뜨겁게 달아오르도록...
매미가 많은 내 시골집으로 내 마음은 또 내려가 있다.
사방이 온틍 키 큰 나무로 둘러싸인 내 시골집.
바깥마당 가생이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 목백일홍나무, 감나무 등의 꼭대기에서는 매미가 쓰르람거리며 사랑의 '세레나데'를 내지를 게다.
주인인 내가 있거나 말거나 관심을 두지 않고는 그저 제 짝만을 불러내려고 소락대기를 내지를 게다.
사랑하는 짝을 구하려고, 정말로 신이 나서 자기존재를 알리려고 소리를 내지른다.
사람 이외의 동물한테는 '운다'라는 표현을 덜 썼으면 한다.
동물도 슬프고 괴로우면 그들도 운다. 지금껏 내던 소리와는 다른 어떤 소리를 낸다.
그 이외에는 그들은 정말로 신이 나서 떠들고, 소리를 내지르면서 자기의사를 표현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제대로 알았으면 싶다.
많은 것을 떠올리기에 하는 시이다.
나중에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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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보문학 '자유게시판'에는 '매미와 익선관'이란 제목으로 임정민씨가 올린 글이 있다.
자유게시판 제18868번( 2019. 7. 3.)
매미에 관한 학술적인 자료와 사진과 함께 있어서 좋은 학습/공부가 될 터.
2021. 7. 13.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