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신문에도 몇 번 나온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IMF때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큰 이익을 챙긴 사람이죠. 저랑 생각이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기본적인 생각 -기업 가치를 본다는 것-은 같은 것 같군여.
1,2편은 자신의 이야기라 재미 없을 수 있구요, 3편부터 투자 이야기니까 읽어보세여.
1편 가치를 찾아라
1억으로 53억, 1억으로 1백40억을 벌었다 는 기사가 나면서부터 사람들은 나를 만나 면 그동안 얼마나 더 벌었는지 그것부터 궁금해한다. 또다시 내게 재산이 얼마나 불어났느냐고 묻는다면 1백56억원이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일부 주식을 처분해 지난 7월14일에 문을 연 에셋플러스 투자 자문주식회사에 16억을 투자하고 1백40억 정도의 주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재산이 그렇게 많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는 사람도 많다. 정작 나는 돈이 얼마나 더 불어났는지 크게 관심이 없으며 엄청난 돈 때문에 기분이 들떠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나는 가치투자를 통해 장기간 보유하 기 때문에 돈이 쌓이는 일에 민감한 편이 아니다. 時勢(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고 파는 사람과는 아무래도 느끼는 감정 이 다를 것이다.
다만 지난 7월14일 내가 오랫동안 염원해 왔던 투자자문주식회사를 차린 것 때문에 요즘 기분이 한껏 鼓舞(고무)되어 있고, 회 사에 들어설 때면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 다는 것이 새삼 실감나곤 한다. 현재 나의 직함은 전무이사이다. 에셋플러 스 투자자문회사 주식의 53%를 갖고 있지 만 나 자신이 리더십이나 조직 관리보다는 자산운용과 유가증권 분석업무에 더 어울 린다는 판단 아래 전무이사를 자청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이다. 내가 1억원을 투자한 시기가 1997년 12월이었으니 1년 10개월 만에 1백 56배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비결은 단 하 나, 가치투자에 있다. 끊임없이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여 가장 가치 있는 곳에 투자한 것이 많은 수익을 낸 비결이 다. 내가 그렇게 말해도 사람들은 무슨 책 을 참고하느냐, 어떤 신문을 보느냐고 구 체적으로 파고드는 경우가 많은데 책이나 신문, 방송보도를 참고는 할지언정 결코 내 판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다.
가치를 찾는 기준은 상식이다. 세상 일은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저절로 해답이 보이 기 마련이다. 그래도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를 대비해서 내가 마련한 대답은 충분히 잠을 자라는 것이다. 가치 투자를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려면 정신이 맑아야 하고 맑은 정신을 유지하려면 피곤이 완전 히 풀릴 때까지 잠을 자는 게 중요하다. 가치투자, 가치를 찾는 법, 가치를 찾기 위 해 상식을 끌어들이는 과정, 이런 것은 설 명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내가 주식을 사기까지 어떤 생각을 하는가를 加減(가 감) 없이 얘기하는 것이 가치투자 방법을 쉽게 알리는 길이 될 것 같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증권회사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가끔 그때 증권회사에 들어 가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 곤 한다. 1987년 6월, 나는 한국외국어대학 교 경영정보학과를 조기 졸업했다. 성적이 4.5만점에 4.43으로 전체수석이었다. 학교 의 추천으로 코리아제록스에 시험을 봤는 데 3차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다시 추천받 은 회사가 증권회사였다. 1987년 6월 동방 증권(현 SK증권)에 취직이 되어 전산실에 서 근무했다. 하지만 전산실 업무가 적성 에 맞지 않아 2년 만에 그만두었다.
2편 주식회사는 미래의 생명체
1989년에 다시 취직한 곳이 쌍용증권(현 굿모닝 증권)이다. 경력사원으로 입사하여 서울 신설동 지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나는 불공정 거래같은 편법에는 눈 돌리지 않고 전망 있는 기업을 찾아 철저 히 가치 투자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처음 에는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신규 상장종 목만 연구했다. 신규 상장종목은 장이 떨 어지면 다른 종목보다 더 떨어지는 위험부 담이 있는 반면, 제대로만 하면 엄청난 이 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학 때 남 들은 재미없다는 회계학에 유독 관심이 많 아 회계학 공부를 많이 했는데, 그것이 기 업 재무제표 분석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 다. 당시 나는 회계학을 다시 꼼꼼히 공부 하면서 주식들을 하나하나 살펴나가기 시 작했다.
나의 기업분석 방법은 첫째 기존 회사에서 제공하는 재무제표를 샅샅이 해석하는 것 이다. 둘째 재무제표는 불투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익을 조작하는 粉飾(분식)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재무제 표를 수정해서 보면서 再(재)해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기존 재무제표가 제공 하지 못하는 경영자의 자질, 조직의 인재 구성, 브랜드 이미지, 기술력 등을 따져봐 야 한다. 이러한 분석능력은 철저히 본인 의 능력에 달려 있는데 조금만 부지런하면 그런 것도 알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매장 을 찾아가 보고 납품업자들을 만나서 얘기 해보면 그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진입의 장벽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 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한국이동 통신(現 SK텔레콤)의 경우 독점사업이었 다. 코카콜라 같은 회사는 독특한 음료맛 을 따라 가기가 힘들다. 다른 회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진입하는 데 장벽이 있으 므로 이런 회사는 당연히 가치가 높다. 이 런 것이 바로 계량화할 수 없는 기업가치 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따져보는 것이 기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巨視的(거 시적)으로, 또 微視的(미시적)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 따져봐야 하는데 거시적인 요 인으로 환율, 금리, 인건비가 있고 미시적 인 요인으로는 회사, 제품가격, 원재료 가 격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예상되는 기대수익률이 얼마나 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주식회사는 미래의 생명체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미래예측이 필요하다. 인간은 사회 적 동물이므로 주식은 인간들의 삶에서 해 답을 얻어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들의 삶 을 예측하면 주식투자의 해답이 나오기 마 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