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고 기온이 서울이 35도, 경산은 39도까지 기록했다고 한다.
66년만의 폭염이 계속되는 날인데도 만행은 계속된다.
누군가는 '이런 날에도 만행은 하는겨?'하고 말하지만
만행은 날씨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게 만행 홍 회장의 철학(?)이다.ㅎㅎ
이런 철학에 세뇌된 만행 회원들이 무려 21명이나 참석했다.
다른 때의 거의 두 배?ㅎㅎ
큰 소리로 "푸쳐핸썹!"이라고 외쳐야 겨우(?) 손을 든다.
아직 힘이 있을 때 열심히 들자.
훨씬 역동적(?)으로 젊어 보이지 않는가?ㅎㅎ
반면에 저 뒷줄에 선 회원은 잘 보이지도 안네?ㅎ
밤 11시가 넘어 사진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오늘 넘기고 내일로 가?하며 갈등하다가
그래도 오늘 낮에 마셨던 3잔의 에스프레소에 힘입어 그냥 달리기로 했다.
기억이 좀더 쌩쌩할 때 한 글자라도 더 써야해서...ㅎㅎ
오늘 만행은 태.강릉 산책!
1년에 6월에만 한 번 개방한다고 해서 특별히 계획했단다.
모처럼 화랑대를 볼 수 있었다.
작년 5월에 화랑대 만행 시에는 참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를(?) 쓰고 참석했다.ㅎ
역시 만행의 자랑은 시간엄수!
10시가 되기 전에 21명이 다 참석했다.
방가! 방가!
아마도 <화랑대>라는 이름이 반가움을 배가시키나 보다.
다른 때 보다 더 격하게 서로의 손을 잡는다.
원래는 화랑대 역에서 태릉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걸어간단다.
카메라 꺼낼 시간이 없어 그냥 핸폰 들고 쫓아간다.
날씨도 더운데 공사장 부근을 지나가는 폼이 좀 모양이 빠진다.ㅎㅎㅎ
그리고 나는 한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하천 길을 걸어간다.
어? 조금 걷다 보니 '육사 아파트'라는 이름이 보인다.
예전에 여기 있었을 때 이런 길이 있었나? 하고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생각나지 않는다.
육사 아파트를 새로 지을 때 같이 만들어진 길인 듯했다.
앞에 화랑회관과 골프연습장이 나온다.
이곳은 변함이 없어서 반가웠다.ㅎ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은?
연습장 이용요금 얼마하나? 이다.
일반인 기준 40분에 8,000원, 80분에 16,000원 한다니
예비역일 경우 50% 할인 적용하면 될 듯하다.ㅎㅎ
화랑회관 다리를 지나니 왼편에 화랑상이 보인다.
예전에 없던 조형물이다.
이제 시대에 맟추어 말타고 싸우는 기마상이 아니라 첨단 AI를 상징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자꾸 옛날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앞으로 나가는 사고로...ㅎ
정문 앞의 화랑대로에는 전에 없던 중앙 분리대가 생겼다.
심겨있는 소나무는 무척이나 어설퍼 보였는데 왜? 소나무여야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화랑대역을 지나는데 무척이나 화려하다.
이렇게 꾸며진 뒤로 처음 가보는 곳이다.
갑자기 공작이랑 사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서 이게 뭐지?했다.
그러면서 창경궁을 일제 시대에 조선의 기를 꺾을려고 동물원으로 만들어 창경원으로 한 역사가 떠오른다.
혹시 육사 정신 말살 목적은 아니겠지?하며 지나간다.
여기 노원구는 예로부터 좌파들의 지역이었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아직도 육사 이전을 외치고 있는 그들이기에...
나만의 기우이기를....
생도 때 휴가열차를 타고 가던 추억을 되새겨 본다.
이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던 그 설레던 마음을...
그리고 강촌 지역으로 빨간 베레모를 쓰고 등산이나 분대단위 야유회 갔던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ㅎㅎ
근데 화랑대 역사 끝에 폐기된 전차는 뭔가?
그것도 일제 전차이다.
입구, 출구가 일본어로 쓰여져 있는...
왜 이런 흉측한 전차를 여기에 놔두었는지 앞에서 가졌던 의문에 의문이 더해진다.
서울 역사 박물관에 있어야 되는 것을...
쓸데없는 생각을 뒤로하고 철길을 따라 걷는다.
생도 때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니 기분이 새롭다.
간성문을 지난다.
옛날 초라했던 간성문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ㅎㅎ
옛 추억에 잠겨 잠시 태. 강릉을 보러 왔다는 생각을 잊어버렸다.ㅎ
인원이 많은데다 걸어가는 것도 2~3명씩 가다보니 같은 사진을 여러장 담아야 한다.
담부터는 5명 이상 같이 가지 않으면 안찍어 준다고 해야겠다.ㅎㅎㅎ
그렇게 옛일을 회상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태릉에 도착했다.
참 오랜만이다.
매표소 앞에서 갑자기 검문 검색이 있단다.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문정왕후를 보러가는 데 왜 증명서가 필요하지?
문정왕후가 죽어서도 만나는 사람을 가려서 간택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는건가?ㅎㅎㅎ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물리쳤다'는 삼국지가 생각났다.ㅎ
대부분(?) 다 합격인가 보다.ㅎㅎㅎ
모두 문제없이 간택(?)을 당했다고 안도하면서 가슴을 쓸어 내리거나 환하게 반긴다.ㅎ
임응순 회원이 '너도 신원조회 합격했데!'하며 신분증을 돌려준다.ㅎㅎㅎ
난 이미 들어왔는데? 했지만 반갑긴 했다.ㅎㅎ
65세에 숨을 거둔 문정왕후 윤씨의 나이를 고려시 그래도 우리보단 어리니까...ㅎ
뭔 소리여?ㅎㅎㅎ
태릉에 가기 전에 홍 회장이 설명을 한다.
태릉에 관한 이야기인가? 했더니 오늘 만행 코스를 이야기하고 있다.ㅎㅎ
태릉(太陵)은 조선 제 11대 왕 중종의 제 2계비인 문정왕후의 단릉이다.
문정왕후는 명종의 친모로써 명종 즉위 내내 수렴청정을 통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왕비이다.
원래는 중종은 1 계비 장경왕후와 희릉(禧陵)(지금의 서삼릉, 삼송역 부근)에 같이 묻혀 있었다.
그러나 문정왕후는 짬(27년)이 장경왕후(8년) 보다 많아서 자신이 중종과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중종을 현재의 정릉(靖陵, 선정릉)으로 천장을 하였으나,
이곳은 비가 오면 물에 잠기게 되어 명종이 어머니를 그런 곳에 둘 수 없다고 이곳 태릉으로 옮긴 것이다.
멀리 태릉이 보이니 가슴이 뛰었다.
언제 봤지? 본 적은 있었던가?
혼자 있는 과부(?)라서는 아닐까?ㅎㅎㅎ
회원들이 홍살문 앞에서 마치 아이돌 가수들이라도 환영하는 듯하다.
아니면 조선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둘렀던 여걸이라서 선뜻 발을 들여놓을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닐지...ㅎㅎ
마눌님들의 지배체제에서 현실을 직시한 지금의 본인들 모습과 오버렙되는 것일 수도...ㅎㅎ
앗! 나인가?ㅎㅎㅎ
홍 회장의 역사 강의에 모두 귀를 쫑긋하고 듣는다.
만행 회원들은 역시 모두 모범생들이다.ㅎㅎ
아니면 혹시 문정왕후와 소개팅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로?ㅎㅎ
이어서 강릉(康陵)으로 향한다.
홍 회장이 태, 강릉 숲길은 험한 길이 없으므로 스틱도 필요없고 간편한 복장으로 오라고 했다.
근데 길은 편편하게 잘 다듬어져 있으나 오르막 경사가 상당했다.
아마도 스틱 생각을 많이 했을 듯하다.ㅎㅎ
날은 덥고 발은 무겁다.
홍 회장이 태,강릉 산책 후에 시험을 치룬다고 하니 갑자기 관심이 배가 된다.
시험 결과는 비공개로 앞으로 10년 후에 공개될 예정이란다.ㅎㅎㅎ
태, 강릉 어디쯤에선가 1학년 하훈 각개전투 훈련을 했는데 어디인지 흔적도 못찾겠다.
지금도 그 때 머리 위로 날아갔던 캐리버 30 기관총의 핑핑 거리는 소리와
다이너마이트 폭음에 솟구쳤던 흙탕물에 온몸을 뒤집어 썼던 기억도 아주 먼 시간이지만 새록 새록하다.
누군가는 마구 쏴대는 기관총의 총알이 과연 얼마쯤 위로 날아가는지 소총에 철모를 끼워 올려봤다는
전설같은 상황도 이야기 한다.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는 반합 속의 국물,
흙탕물에 뒹굴며 진흙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던 훈련들....
그런 이야기 속에 오르막길의 힘듬을 잊어본다.
강릉으로 넘어가는 정상에서 땀을 식힌다.
잠간의 휴식타임에 나와야할 막걸리가 없다.
문화유산에서 술을 마시는 게 허락하지 않아서 준비를 안 했단다.
다시한번 '죽은 명종이 산 만행 회원들을 농락한다'ㅎㅎㅎ
명종 시대에 있었던 몇 가지 썰을 풀고 내려간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썰'이다.ㅎㅎ)
명종이 즉위 후 대윤인 윤임 일당을 "읏샤! 읏샤!"하며 제거했던 '을사사화'
사림 출신들의 힘을 제거하기 위해 <走肖爲王>이라는 '기묘한 방법'으로 그들을 없앤 '기묘사화' 등...ㅎ
강릉(康陵)
그냥 강릉이라고 하면 강원도 강릉(江陵)으로 오해를 하기 쉽기에 통상은 태.강릉으로 부른다.
강릉(康陵)은 조선 제 13대 명종과 왕비 인순왕후 심씨의 쌍릉이다.
명종이 1567년에 34살의 나이로 승하하고,
인순왕후는 명종 승하 후 8년 뒤인 1575년에 43세로 생을 마감하여 같이 묻히게 되었다.
살아서 문정왕후의 수렴청정에 자신의 뜻대로 나라를 다스리지 못했는데
죽어서도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안타까운 형국이 되었다.
강릉까지 산책을 끝내고 점심 장소로 이동하나? 했는데 다시 처음 시작했던 태릉 매표소로 간다.
이 더위에 삼육대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는 데 왜 굳이?
태릉 입구에 있는 왕릉 전시관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간단다.
아까 들어갈 때 못봤는데?.ㅎㅎ
일단 에어컨이 시원하게 들어오니 조금 땀을 식힐 수가 있었다.
모두 전문가 수준의 역사 실력을 갖추었다.
산책하면서 어설프게 아는 척했던 내가 많이 부끄러웠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맞는 듯...ㅎㅎㅎ
전시관을 관람하는 자세가 모두 진지하고 자신만의 특유의 모습들이 있었다.
역시 육사 교육이 훌륭하긴 하나 보다.ㅎㅎ
전시관을 나와 점심 식사 장소인 화랑대 역 부근으로 버스를 타고 나왔다.
날씨가 정말 불볕이다.
최고기온 34~5도는 훌쩍 넘는 듯하다.
화랑대 역 부근에 코다리찜 식당으로 왔다.
산책 중간에 막걸리 타임이 없어서인지 막걸리 맛이 더 좋았다.
오랜만에 참석한 김열수 회원이 앞으로 잘 나오겠다고 다짐하며 위하여를 한다.
잘 나오는지 지켜봐야겠다.ㅎㅎ
역시 꽃이 빠지면 안되겠지요?ㅎㅎ
까치수염에 앉았는 네발나비
망종에 핀다는 망종화
까치수염
한 여름 폭염에도 전혀 끄떡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한 만행 회원분들.
건강 관리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하고 있네요.
이 모든 게 홍 회장의 열정적인 지도(?)와 훈련(?) 탓이 아닐까?ㅎㅎㅎ
점심 후 몇 몇이 카페에 남아 얼음이 들어간 비싼(?) 아아를 시켰다고 불만(?)을 표하면서
본인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계산해준 김왕구 회원에게 감사드리고,ㅎㅎ
약수역에 소문난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있다고 소개한 죄(?)로
2차 카페를 찾아가서 오리지널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맛보게 해준 김연재 회원에게도 감사드린다.
만행에서 2차 카페 순례한 것도 만행 역사에 기록되지 않을지....ㅎㅎ
7월은 세 째주 목요일(7. 18, 목) 대공원에서
홍 회장이 손수 수확한 감자 파티를 겸해서 실시를 하고
8월에는 세 째주 목요일이 광복절(8.15) 이어서 한 주 연기한
네 째주 목요일(8.22)에 실시할 예정이랍니다.
스케줄 관리 해주세요.ㅎ
더운 날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전 코스를 완주한 만행 회원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의 만행은 하루를 넘겨 이제야 끝났다.ㅎㅎ
7월 달 대공원에서 만나요.
첫댓글 한편의 서사시 같아서 읽고 또 읽게 되는 마력을 주는 주작가님의 만행기록 최고 입니다👍
글도 아닌 것을 서사시라고까지 추켜 세워주시니 할 말을 잊습니다.ㅎㅎ
읽어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
어제 약수역 부근 에스프레소 전문점에서 권 박사 이야기를 했는데...ㅎㅎ
수고하셨습니다.
와우 !
이 더운 날씨에 청년들이 모여 있습니다.
대전이나 서울이나 만행은 모두 충청인들이 꽉 잡고 있어서 든든합니다 !
동기생들 잘 보고 갑니다.
충청인?
전부 서울인인 줄 알았는데...ㅎㅎㅎ
주작가님 작품을 읽다보면
책상에 앉아서도 만행에 참석한 기분이 드네요
역시 만행에 참석한 동기분들 전부 혈색도 좋고
건강해 보이십니다.
이렇게 만행후기를 파노라마처럼 잘 꾸며주신
주작가님한테 감사하고
또 항상 동기생들 화합과 단결,
글구 건강을 챙기시는 홍회장님한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짧고 굵게 쓸려고 하는데 실력이 안되네요.ㅎ
항상 용기를 주셔서 감사!
옛 생각이 절로 납니다
주자가 고마워요
주자? 우리 조상 주희를 잘 아시나요?ㅎㅎㅎ
역시 만행=많은인원들의 행복이네요!!!
만행(慢行 느린 행동?)이라니까요?ㅎㅎ
홍회장님과 주작가님, 무더운 날씨에 인솔자와 해설사 역할을 하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역사공부도 하고 화랑대와 태릉의 추억을 돌이켜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무식해서 용감한 시간이었습니다.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
막걸리와 에스프레소 짬뽕을 드시더니 후기에서 불끈불끈 에너지가 샘솟는군요!
폭염경보하에 옛추억을 더듬으면서~~ 각개전투장은 간곳도없이 사라졌지만 흐르는 구슬땀은 그때 그시절의 빗물에 말아먹던 반합이었고, 배식기 였으며,
추억과 흘러간 얘기에 정감어린 걷는시간 너무 즐거웠습니다!
7월과 8월계획 공지해주셔 감사합니다!
오전에 윤 대감 농장에서 대우, 규근 친구들 다시 모여
막걸리 마시고, 감자 캐고, 점심으로 보리밥 규근이 투척, 카페에서 커피는 내가 투척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ㅎㅎ
감자 한 보따리, 오이, 호박, 양파 등 또 한 보따리...
양손 가득히 얻어 왔네요.ㅎ
어제 수고하셨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