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 카페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얻어 제 경험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 나이 : 20대 후반
* 성별 : 남자 * 피부 타입 : 아토피 + 건성
* 증상 : 얼굴에 홍조, 열, 각질, 가려움이 지속, 피부 자체는 건조한 상태를 유지
* 전개 : 접촉성 피부염(6개월?) -> 이마, 눈, 입 주위의 지루성 피부염(6개월) -> 완치
아토피 체질로 어렸을 때는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분에 심하게 아토피 증상이 있었으나, 초등학교 중학년 시기에 긁는 것을 참고, 활발하게 뛰어 놀면서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작년 여름부터 이마 오른쪽 모서리 부근이 가렵기 시작하며 '접촉성 피부염'이 생겼습니다. 동시에 오른쪽 아래 눈꺼풀과 왼쪽 위눈꺼플도 접촉성 피부염이 생겼습니다. 그때는 접촉성 피부염이 뭔지도 몰랐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피부병이 생긴 주 원인은 피시방의 담배 연기에 자극된 피부를 저도 모르게 반복적으로 긁었기 때문입니다. 눈꺼플 부위는 배게에 눈이 접촉되면서 계속 낫지 않았고요. 얼굴엔 스무스케어 2.5%를 바르고, 눈엔 포러스 눈연고를 발랐습니다. 효과가 다음 날 나타났으나 잊혀질만하면 다시 재발했습니다.
그러다 '어? 이거 안 되겠는데?' 신경을 쓰기 시작한 건 올해 2011년도 2월쯤이었습니다. 모서리에만 있던 가려움 증상이 이마에 퍼지면서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피부과에서 준 스테로이드 약을 발라서 땜질 처방을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심각성을 몰랐지요).
그러다 약을 하나 잘못 바르면서 일이 커지게 되었어요. '비판톨'이라는 입술 건조 방지제가 있습니다. 제가 아토피 때문에 입술이 많이 건조했는데 이 입술보호제의 효과를 많이 봐서 무척 좋아하던 립크림이었습니다. 증상이 있는 부위가 건조하고 각질이 많이 나서 비판톨을 발라보았습니다. 확실히 눈꺼플 부위는 립크림이 접촉 자극을 줄여줘 증상이 개선되었습니다. 전 이걸 믿고 이마와 눈 위부분에도 발랐는데 갈색으로 착색된 겁니다. 겁이 나서 스무스케어를 아침 저녁 덥지덥지 발랐는데도 착색이 없어지지 않더군요. 두려운 마음에 예전에 갔던 피부과에 가서 스무스케어 보다 한 단계 높은 데스오웬 로션을 처방받았습니다.
이때쯤은 스테로이드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 1주일만 발랐습니다. 이마와 입 부분 등 얼굴의 홍조가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그런데 바르지 않고 며칠 있자 약을 발랐던 부위만큼 피부가 갈색으로 더 심하게 착색이 드는 겁니다. 심하게 검은 건 아니었지만 거울에 보이는 제 얼굴이 얼룩소 같았습니다. 이때부터 아, 이거 심각하구나 느꼈고 본격적인 피부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4월~7월(4개월)
- 갈색 피부가 서서히 심한 붉은색 피부로 변함(당시엔 이것만으로도 안도하고 감사했음)
- 맵고 기름지고, 밀가루 음식에 민감한 피부로 변함 (피자 1조각 먹어도 30분후면 열나고 가려워짐)
- 채식(고등어는 꾸준히 먹음), 일주일에 1~2회 운동
7월 초쯤 피부 폭발
이대로 쭉 가면 나아지려나? 하던 즈음에 빨간 좁쌀 만한 게 이마에 1~3개 생기더니 점점 확대되며 농이 차고 피딱지가 져 평소 피부염 앓던 부분을 뒤덥고 왼쪽 눈꺼플은 밤탱이가 되어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결근. 하루 전에 백숙 국물을 한 대접 들이킨 게 원인이었나 궁금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발칵 뒤집어진 다음엔 피부가 전보다 좋아져서 '명현현상'이었나 생각도 듭니다. 지인이 그간 4개월간 채식하고 운동한 게 축적되어 명현현상이 아니겠냐고도 말했지만 명현현상이라기 보단 피딱지가 벗겨지면서 새살이 돋아 일시적으로 피부가 좋아져 보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폭발 후 진정된 상태는
* 얼굴 : 이마의 70% 부위가 심하게 붉고 살살 긁었는데도 피가 나기도 함..
* 양쪽 눈꺼플과 바로 옆 피부 : 위와 동일
* 왼쪽 팔 접는 부분, 열 손가락의 마디 부분 : 위와 동일
* 입 주변 특히 왼쪽 밑 부분 : 위와 동일
* 귀 : 귀가 머리와 연결된 부분들에 진물이 나고 피가 남
* 옆머리 부분의 두피 : 위와 동일
* 허벅지와 배와 허리 : 심한 모낭염 -> 이 부분은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생김...
스테로이드 부작용
1. 모낭염
얼굴이 폭발한 후 어쩔 수 없이 스무스케어를 하루 3회 3~4일간 발랐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다들 아시듯 우리 몸의 부신피질호르몬을 모방한 것으로 염증 완화에 탁월합니다. 문제는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린 다는 것이죠. 얼굴에 발라서 일단 염증을 진정시킬 수 있었지만, 허벅지와 배 부분을 긁었는데 그 부분에 모낭염으로 보이는 증세가 처음엔 1~2개 생기더니 발진처럼 피부에 퍼져서 사타구니와 배와 허리까지 가득 들어 차더군요. 보기에도 혐오스럽고, 옷에 닿으면 얼마나 아픈지! 2주 정도 지속되었는데 반신욕이 도움이 됐습니다.
2. 접총성 & 지루성 피부염 확대
스테로이드 연고는 도포하는 부분의 염증은 완화시켰지만, 몸 전체 피부의 면역력은 떨어뜨렸습니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조금만 몸의 다른 부분을 긁으면 빨갛게 자국이 남고 간지러운 증상이 지속되었습니다(데스오웬을 바를 때 모낭염이 생긴 바로 그 자리에 심한 발진이 나타나 무척 따가웠었음. 지금에야 데스오웬 로션의 부작용이란 걸 알게됨). 스테로이드 연고를 되도록 안 발라야 하지만, 바르게 되면 절대 다른 부위를 긁으면 안 됩니다. 면역력이 약화되어 바로 접촉 부분에 지루성 피부염이라든가 모낭염이 생길 수 있고, 실제로 연고의 부작용 항목에 우리가 치료하려던 그 증상들이 모두 나와 있습니다.
극복의 몸부림!!!
요점은
1) 스테로이드에 의해 약화된 피부 면역력을 회복시키고
2) 새로운 피부의 재생을 드.라.마.틱.하게 촉진하며
3) 동시에 꾸준히 관리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 양배추 삶은 물 마시기
양배추 삶은 물이 피부에 좋다고 유명해서 저도 따라했습니다. 제가 원래 건조한 피부라 그런지 양배추물을 마시니 약간 피부가 더 건조하단 느낌도 받았지만 피지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 계속 마시고 있습니다.
2. 달리기 운동
집 근처 공원에서 매일 뛰면서 땀을 흘렸습니다. 오래 달리질 못해서 15분 정도 (제 기준으로) 중간 속도로 뛰면 나름 땀이 많이 나옵니다. 운동 직후에 거울을 보면 혈액 순환이 잘 되어서 그런지 붉은 부분이 하얘져 있더라구요. 운동을 하면 그 강도에 비례해서 성장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강도가 70%까지는 비례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너무 과하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어설프게 뛰면 오히려 열이 올라와서 더 간지럽기도 합니다. '몸 속의 노폐물과 공해 물질과 환경 호르몬을 불태운다'는 생각으로 뛰었습니다. <운동 후 분비된 성장 호르몬 +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 = 피부 재생에 플러스>라고 생각합니다.
3. 반신욕
운동과 함께 매일 반신욕을 하고 잤습니다. 배꼽까지 오는 정도로 뜨거운 물에 30분이 채 안 되게 있고(오래 있기도 힘듦) 물에는 현미 녹차 티백 2개, 양파 다린 물, 나중엔 미역 줄기와 양파까지 넣었습니다. 무엇을 넣든지 맹물보다는 피부에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못 한 날이라고 해도 반신욕은 했습니다.
4. 매일 아침 토마토 1개 먹기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토마토 1개씩 먹었습니다. 토마토 즙액이 입술에 닿으면 저는 아토피라 간지럽기 때문에 칼로 4등분해서 잘라 먹었습니다. 토마토에는 비타민도 많고 붉은색에는 항산화성분 라이코펜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노화로 인한 피부 재생력 저하를 막고 몸에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5. 매일(?) 고등어 1마리씩 먹기
고기를 피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제가 마른 편인데다 직장 생활하면서 힘을 내야 하는데 채식만 할 수 없었습니다. 시장에서 자반 고등어를 사다가 식사 때마다 물에 데쳐서 먹었습니다. 자취 생활이라 요리가 귀찮기도 했지만 후라이팬에 튀기면 기름을 과다하게 섭취할까봐 조심하기 위해서였죠. 제 경험상 고등어를 먹고 다음 날 피부가 안 좋아지는 걸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고등어의 지방은 수용성이라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오줌으로 나오며, 피부에 좋다는 오메가3 성분이 많고, 피부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8가지가 전부 들어 있습니다.
6. 양파, 미역, 양배추 물 얼굴에 바르기
맨 처음엔 양배추 물만 얼굴에 바르다가 어머니가 해주신 양파물도 섞고, 여기 까페에서 미역물이 좋다길래 미역도 넣고 '다다익선'이라 생각해 잡탕을 만들어서 매일 세수 후 스킨처럼 바릅니다.
7. 퇴직
7월 중순쯤 회사를 관두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야에 적성이 있어서 회사 다니는 것에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 회사를 관두고 하고 싶은 분야를 준비하는 것이 피부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하다가 만 것들 >
1. 오줌 바르기
피부가 피딱지와 농으로 뒤덮였을 때 4일 묵힌 오줌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줌에는 천연 각질 성분이 있어요. 오줌을 바르니 두꺼운 각질 쓰레기층이 쓰나미처럼 떠내려 가더군요. 2~3일간 하면서 많은 효과를 보았습니다. 피부가 뒤집어지고 난 후 1주일 뒤에는 피부가 상당히 깨끗해졌는데, 새살이 돋아 그러는 것이 분명한데 오줌이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각질 제거에 탁월하다는 것이구요. 관두게 된 건, 4일 묵힌 오줌을 그후 나중에 다시 만들어서 발라 보았는데 오히려 따가와지고 붉어지더군요. 묵힌 오줌이 민감한 피부에 자극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더 실험 삼아 해볼 수도 있지만, 이게 아니더라도 피부가 나아질 조짐이 보였기 때문에(믿었기 때문에) 오줌 요법은 중지했습니다(만세!!).
2. 피마자 오일, 호호바 오일
이 오일들은 7월에 피부가 뒤집어 지기 전에 피부가 건조하고 각질이 심하게 생겨서 아침 저녁으로 섞어서 얼굴에 발랐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오일이 피부 호흡에 방해가 된다는 '느낌'이 들어 중지했습니다. 뒤집어진 얼굴에 바를 수도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억에서 멀어져 바르지 않고 있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 오일들을 발견한 건 큰 수확이라고 여깁니다. 제가 건성 피부인데도 화장품을 바르면 뾰루지가 생겨서 고민이었는데, 희한하게도 이 오일들은 아무런 피부 트러블이 생기지 않았죠. 지금도 가끔 입술이 건조할 때는 피마자 오일을 바릅니다. 올 겨울에 애지중지 사용할 생각입니다.
덧붙여서 뭐가뭐가 좋다더라는 글을 접해도 돈이 많이 들 것 같으면 아예 시도하지 않았습니다(5만원짜리 호호바 오일은 예외). 그래서 한의원이나 무슨무슨 팩에는 아예 관심을 껐습니다.
완치
7월 한달을 집중 관리하며 보냈지만 8월부터 그제까진 교회 행사 준비나 시골 교회 보수공사를 돕느라 바빠서 운동과 반신욕 2개는 거의 못했고 잠도 하루에 5~6시간 정도밖에 못 잤습니다. 확실히 잠을 잘 못자니 며칠간은 예전처럼 다시 이마와 눈이 빨개져 있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회복의 물살'을 탄 느낌이랄까?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많이 나아져 있었습니다.
8월부턴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조금식 먹기 시작했고 이번 주에는 찜찜했지만 백숙도 먹었습니다. 단 예전의 기억 때문에 국물은 안 마시고요. 먹는 거에는 영향이 없는데 담배 연기, 매운 음식, 에어컨 바람에는 간지럽고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느낀 건 자고 일어날 때마다 마치 붉은색 물감통에 스포이드 물방울이 떨어지듯, 점점 옅어지더군요. 치료의 전과정이 드라마틱하다기보단 위아래로 흔들리는 바늘이 하향 곡석을 그리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발병된 왼쪽 눈 주위와 왼쪽 입술 아래 부분은 끈질기게 저항했지만, 역시 자고 일어날 때마다 옅어졌습니다.
8월엔 몸은 피곤했지만 제가 공기 좋고 물 좋은 지방에 자주 내려갈 일이 있었는데 그 부분도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지금도 밀가루 음식은 아직 겁이 나서 먹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이 문장을 쓰기 전에 다시 한번 거울을 봤는데 얼굴 어디에도 붉은끼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는 평화로워 보인다고 할까요?! 결과적으로 우리 몸과 먹는 것, 입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피부도 전보다 더 좋아졌고요.
피부염이 낫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했습니다. 여기 익명 게시판을 보고서 무척 가슴이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제가 얼른 나아서 그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다고 기도했습니다. 오늘에야 그 기도가 이루어졌군요! 제가 여기에 적은 관리 방법이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 오늘 2012년이 되어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니 감격에 차군요. 이렇게 지루성 피부염으로 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현재의 건강한 내 모습에 감사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
대단하시네요.
부러우시다,저도 계획한거랑 일치하는게 있어 희망이 생기네요 ^^
좋아지면 그냥 지나칠거 같은데 글까지 남겨주시고 감사합니다.
감동과 또다른 다짐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복사해서 읽고도 따라하질 못했어요 ㅠㅠ 눈물이 날거 같네요. 여튼 운동 열심히 하며 반신욕 잘 해야겟습니다 ㅠ
저도 매일 기도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짱이에요 ㅠ ㅠ
그럼 얼마만에 완치된건가요??
한달?두달?
정말 감사합니다~복받으실거여요
감사합니다.
저도 님처럼 빨리 낳고 싶지만..ㅠ.ㅠ
정말 대단하세요..ㅠ 저도 노력중인데..얼른 나았으면 좋겠어요ㅜㅜ